미국·이란의 단기 평화 합의 기대에 주가 상승

미국과 이란의 단기 평화 합의 기대가 월가에 다시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6월 선물시장에서 S&P 500지수는 0.29%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37%, 나스닥 100지수는 0.41%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은 0.28%,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39% 상승했다. E-미니 선물은 주식시장이 정규장 개장 전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파생상품이다.

2026년 6월 12일, 바차트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미·이란 간 예비 평화 합의가 이르면 이번 주말 서명될 수 있다는 보도가 확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 합의가 성사되면 군사적 적대행위가 끝나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며, 미국의 이란 제재 및 이란산 원유 수출 봉쇄가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후에는 이란 제재, 240억달러 규모의 동결 이란 자산 해제, 이란 핵 문제 해결 등 더 난도가 높은 쟁점에 대한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란은 새 휴전 합의가 체결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는 계속 유지하겠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해당 해협의 재개방 가능성은 유가와 관련 종목, 더 넓게는 인플레이션 기대에까지 직접적인 파급력을 갖는다. 투자자들이 이번 협상을 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목요일 이란을 상대로 계획했던 군사 타격을 취소했다고 밝히며, 이란 지도부와의 “논의”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전쟁 종료를 위한 협상의 “서명 시각과 장소”가 “곧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고,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해상 봉쇄는 거래가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대가 반영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가격은 이날 1% 이상 하락했다. 원유 선물 하락은 곧 에너지 비용 안정 기대와 연결되며, 항공·소비재·운송 업종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반면 에너지 기업과 관련 서비스 업체에는 수익성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술주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종목의 약세에 눌려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AI 투자 기대가 이어지며 급등했던 반도체주는 오늘 차익실현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소프트웨어 종목은 오라클의 부진한 실적 여파와 아도비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교체 소식까지 겹치며 추가 부담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술주 강세가 지속되려면 실적과 AI 관련 설비투자 확대가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지가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미시간대 미국 소비자심리지수는 48.9로 전월 대비 4.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46.0보다 양호한 수치다. 소비심리가 예상보다 개선됐다는 점은 경기 둔화 우려를 일부 완화하는 재료로 읽힌다.

시장은 이날 상장한 스페이스X의 첫 거래에도 주목하고 있다. 나스닥은 해당 종목이 이날 동부시간 오전 9시 50분부터 시세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정규거래 시작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목요일 기업공개(IPO)에서 750억달러라는 기록적인 자금을 조달했고, 공모주 물량은 4배 이상 초과 청약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가 135달러 대비 큰 폭의 시초가가 예상되며, 투자심리 개선 여부를 가늠할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나스닥은 또 6월 22일 개장 시점부터 아스테라 랩스(ALAB), 코어위브(CRWV), 네비우스 그룹(NBIS), 로켓 랩(RKLB), 테라다인(TER)을 나스닥 100지수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반대로 차터 커뮤니케이션스,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솔루션스, 인스메드, 베리스크 애널리틱스, Z스케일러는 지수에서 제외된다. 지수 편입은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를 키워 해당 종목들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어도비(ADBE)8% 이상 하락했다. 댄 듀른 최고재무책임자가 6월 15일 회사를 떠난다고 밝힌 데다, 올해 초에는 최고경영자(CEO)도 사임 계획을 알린 바 있어 경영 불확실성이 부각됐다. 이 소식은 오라클의 부진한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소프트웨어주 약세를 더욱 심화시켰다. 세일즈포스형 클라우드·업무용 소프트웨어 업종은 앞으로도 실적 가시성과 경영 안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주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혼조세다. 베이커휴즈는 1% 이상 하락했지만, 옥시덴털 페트롤리엄과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1% 이상 상승했다. 이는 유가 하락이 곧바로 업종 전반의 동반 약세로 이어지지 않고, 정유·탐사·서비스 업체별로 수급과 사업구조에 따라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항공주는 유가 하락의 수혜 기대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모두 0.5% 이상 올랐다. 유가는 항공업의 핵심 비용 변수이기 때문에, 원유 가격 안정은 곧바로 수익성 개선 기대와 연결된다.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커질 경우 항공주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업종 중 하나다.

여행자보험사 트래블러스(TRV)는 바클레이스가 손해보험 부문 이익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며 투자의견을 동등비중에서 비중축소로 낮춘 뒤 1% 이상 하락했다. 이는 금리, 재보험 비용, 손해율이 보험업종 주가에 얼마나 민감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해외 증시는 대체로 상승세다. 유럽의 유로스톡스 501.4%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12%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81% 올랐다. 글로벌 증시 동반 강세는 미국 증시에도 우호적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 시장에서는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 선물이 8틱 하락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3.2bp 오른 4.493%를 기록했다. 물가 기대치가 2.313%로 0.7bp 상승한 점이 채권 약세에 영향을 줬다. 채권시장은 유가가 하락했음에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후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목요일 미 재무부의 30년물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했던 점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국채금리는 반대로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1.6bp 내린 3.015%,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4.2bp 내린 4.863%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목요일 예금금리를 예상대로 25bp 올려 2.25%로 조정했다. ECB는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며,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과 경제성장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스왑시장은 다음 통화정책회의인 7월 23일에 ECB가 추가로 25bp 인상할 가능성을 37%로 반영하고 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는 스페이스X의 상장 첫날 반응이 특히 중요하다. 만약 기대를 웃도는 강한 출발을 보인다면, 이는 AI 및 우주·첨단기술 IPO에 대한 투자심리를 넓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대로 상장 직후 변동성이 크거나 기대를 밑돌 경우, 최근 고평가 논란이 있는 성장주 전반에 경계심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공개되는 실적 발표에는 America’s Car-Mart Inc/TX(CRMT), Atlantic International Corp(ATLN), Friedman Industries Inc(FRD), Liberty Live Holdings Inc(LLYVA), Pioneer Bancorp Inc/NY(PBFS), Richtech Robotics Inc(RR), Seneca Foods Corp(SENEB), Whitestone REIT(WSR)이 포함된다. 시장은 지정학적 이슈와 금리, 기술주 변동성뿐 아니라 이들 개별 기업의 실적과 가이던스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리하면, 미국과 이란의 단기 합의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면서 주식시장 전반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이 곧바로 인플레이션 우려 해소로 이어지지는 않고,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 따라서 향후 증시 흐름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 미·이란 협상의 진전, WTI 유가의 추가 하락 폭, 그리고 미국 기술주의 실적 모멘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