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레몬 애슬레티카(Lululemon Athletica)가 미국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매출 부진과 치열한 경쟁 속에 연간 매출 및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9% 하락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룰루레몬은 고가의 레깅스와 애슬레저(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넘나드는 의류) 제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급등으로 고마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지출이 둔화하면서 동종 업계와 함께 부담을 떠안고 있다. 소비심리 약화와 경쟁 심화가 겹치면서, 북미 충성 고객을 되찾고 브랜드 인기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2026년 6월 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룰루레몬은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브랜드 매력이 약해지고 경쟁이 거세진 점을 실적 하향의 배경으로 들었다.
회사는 지난 5월 창업자 칩 윌슨(Chip Wilson)과 수개월간 이어진 위임장 분쟁(proxy fight)을 마무리했지만, 당면한 영업 과제는 여전히 크다. 위임장 분쟁은 주주들이 이사 선임 등을 둘러싸고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갈등을 뜻한다. 룰루레몬은 미국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는 알로 요가(Alo Yoga)와 뷔오리(Vuori) 같은 신흥 브랜드는 물론, 중국에서 성장 중인 마이아 액티브(Maia Active)와 쉐심믹스(Xexymix) 등과도 경쟁해야 하는 처지다. 업계 전반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룰루레몬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얼마나 유효할지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미국은 룰루레몬의 최대 시장이지만 실적 흐름은 뚜렷하게 둔화했다. 1분기 미국 매출은 환율 변동을 제외한 상수환율 기준(constant dollars)으로 4% 감소했다. 상수환율 기준은 환율 변동 효과를 제거해 실제 영업 흐름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년 동기 2% 증가와 대조적이다. 반면 중국 시장의 1분기 매출은 상수환율 기준으로 23% 증가해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국 수요 둔화와 중국 성장세가 동시에 드러난 셈이다.
룰루레몬은 2026 회계연도 매출이 전년 대비 보합에서 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에 제시했던 2%~4% 증가 전망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연간 주당순이익(EPS) 전망도 기존 12.10~12.30달러에서 10.95~11.15달러로 낮췄다. 주당순이익은 기업이 발행 주식 한 주당 벌어들이는 순이익을 뜻하며, 투자자들이 실적을 평가할 때 핵심 지표로 본다. 전망 하향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향후 투자자들의 시선은 비용 통제와 매출 회복 가능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오는 9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를 하이디 오닐(Heidi O’Neill)이 판매 회복의 동력을 다시 살릴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특히 브랜드 재활성화 전략, 상품 혁신, 매장 운영 재정비, 지역별 성장 전략의 균형이 실적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룰루레몬은 최근 경영진 구도 정비를 마친 만큼, 본격적인 성장 재가동을 위한 실행력이 시험받게 된다.
한편 회사는 지난주 윌슨과의 이사회 갈등을 끝내고, 새로운 CEO가 회사를 이끌 준비를 하는 18개월 동안 그는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는 대신 윌슨에게 이사회 지명권 2석을 주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로 룰루레몬은 순현금 18억달러에 달하는 자금 여력에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 현금은 신규 제품 투자, 소매점 개편, 상대적으로 덜 개척된 시장 진출에 활용될 수 있는 자원이다.
핵심은 브랜드의 재도약 여부가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라 제품, 매장, 지역 확장의 총체적 실행력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내 소비 회복이 더딜 경우 룰루레몬의 프리미엄 전략이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중국 성장과 풍부한 현금성 자산이 중장기 재도약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애슬레저는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패션을 뜻하며, 상수환율 기준은 환율 변동을 제외하고 실적을 비교하는 방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