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약세에 뉴욕증시 혼조…다우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미국 뉴욕증시가 기술주 약세 여파로 혼조세를 보였다. S&P 500지수($SPX)는 이날 0.02% 상승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OWI)는 1.49% 올랐으며, 나스닥 100지수($IUXX)는 0.90% 하락했다. 6월물 E-미니 S&P 선물(ESM26)은 0.02% 올랐고, 6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NQM26)은 0.86% 내렸다.

2026년 6월 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주요 주가지수는 기술주 부진 속에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광범위한 시장은 인공지능(AI) 관련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일부 기업의 실적 전망과 함께 압박을 받았다. 브로드컴(AVGO)은 이번 분기 AI 매출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14% 넘게 급락해 반도체주 하락을 이끌었다. 사이버보안 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홀딩스(CRWD)도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주가가 8% 넘게 떨어졌다. 이미 3월 저점에서 두 배 이상 오른 뒤라 실적 호조만으로는 추가 상승 동력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관리형 헬스케어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전체 시장의 낙폭을 제한했고, 다우지수의 신기록 경신에도 힘을 보탰다.

국제 유가 하락은 주식과 채권 모두에 우호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미국은 지난 수요일 늦게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헤즈볼라도 교전을 멈추고 이스라엘과의 국경 인근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할 경우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뒤에는 레바논군이 해당 지역을 인수하게 된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이 진전되려면 레바논에서의 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락치는 “이란과 미국 간의 소통은 끊기지 않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 WTI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로, 국제 원유시장의 대표적 기준유다.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 3.75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고, 1분기 비농업 생산성도 하향 조정됐다. 반면 1분기 단위 노동비용은 예상 밖으로 하향 수정돼 임금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비농업 생산성은 농업을 제외한 부문의 노동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이며, 단위 노동비용은 생산 한 단위를 만드는 데 들어간 인건비를 뜻한다. 실업수당 청구 증가와 생산성 둔화는 경기 둔화 신호로 읽히는 반면, 노동비용 하향 조정은 물가 상승 압력 완화 요인으로 해석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만3,000건 증가한 22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1만5,000건을 웃도는 수치로,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약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1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기존 0.8%에서 0.3%로 하향 조정됐고, 시장 예상치 0.4%보다도 낮았다. 1분기 단위 노동비용은 2.3%에서 1.8%로 낮아졌으며, 이는 2.4%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반대 방향이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리는 6월 16~17일 기준으로, 시장은 25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2%로 반영하고 있다.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하므로 25bp는 0.25%포인트 인상을 뜻한다. 즉, 시장은 현 시점에서 연준이 추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는 셈이다.

전반적으로 우호적이었던 1분기 실적 시즌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날까지 485개 S&P 500 기업 가운데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84%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 섹터를 제외하면 1분기 이익 증가율은 약 3%에 그칠 전망이며, 이는 2년 만의 가장 약한 수준이다. 즉, 전체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이 기술주에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였다. 유럽의 유로 스톡스 50은 0.51%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4% 내렸으며,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36% 하락했다.


채권시장과 금리 동향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ZNU6)은 8틱 상승했고, 10년물 국채금리는 3.6bp 하락한 4.459%를 기록했다. 국채 가격 상승은 금리 하락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WTI 원유가 2% 넘게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진 점이 국채 가격을 끌어올렸다. 10년물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날 6주 만의 최저치인 2.366%로 내려갔다. 실업수당 청구 증가와 1분기 단위 노동비용 하향 조정도 미 국채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유럽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1.5주 만의 고점이던 3.043%에서 내려와 1.5bp 하락한 3.021%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영국 길트 금리는 2.7bp 하락한 4.904%였다. 유로존의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감소해 예상치인 0.3% 감소보다 더 부진했다. 스왑시장은 6월 11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25bp 금리인상 가능성을 98%로 반영하고 있다.


미국 증시 주요 종목 동향

반도체 및 AI 인프라 관련 종목이 이날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브로드컴은 AI 관련 수요에 비해 전망이 실망스럽다는 평가 속에 14% 급락해 나스닥 100지수 내 최대 하락 종목이 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8% 넘게 내렸고, ARM 홀딩스(ARM)는 5% 넘게 하락했다. AMD, 퀄컴(QCOM), 샌디스크(SNDK), 램리서치(LRCX)도 3% 넘게 밀렸다. 웨스턴디지털(WDC), 시게이트 테크놀로지 홀딩스(STX), 아날로그디바이스(ADI), KLA(KLAC), 인텔(INTC)도 2% 이상 하락했다.

가상화폐 관련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BTCUSD)이 3.75개월 만의 저점에서 1% 넘게 떨어지면서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GLXY)는 5% 넘게 하락했고, MARA 홀딩스(MARA)는 4% 넘게, 라이엇 플랫폼스(RIOT)는 3% 넘게 내렸다. 코인베이스 글로벌(COIN)은 0.28% 하락했다.

반면 관리형 헬스케어주는 강세를 보였다. 휴마나(HUM)는 모건스탠리가 목표주가를 217달러에서 240달러로 올리면서 7% 넘게 뛰어 S&P 500 상승 종목을 이끌었다. 센틴(CNC)은 6% 넘게 올랐고,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은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가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450달러로 제시하면서 5% 넘게 상승해 다우지수 상승 종목 선두에 섰다. 엘리번스 헬스(ELV), 시그나 그룹(CI), 몰리나 헬스케어(MOH)도 4% 넘게 올랐고, CVS 헬스(CVS)카디널 헬스(CAH)는 2% 넘게 상승했다.

PVH(PVH)는 2027년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11.80~12.10달러로 제시했으나 시장 예상치 12.24달러를 밑돌면서 24% 넘게 급락했다. 시에나(CIEN)는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연간 매출 전망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평가 속에 18% 넘게 떨어져 S&P 500 하락 종목 선두를 기록했다. 파이브 빌로우(FIVE) 역시 1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성장률이 정점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제프리스의 분석에 13% 넘게 밀렸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홀딩스는 1분기 실적 호조에도 주가 상승 재료로는 부족하다는 평가 속에 7% 넘게 하락했다.

반대로 알닐람 파마슈티컬스(ALNY)는 이나서티브 뉴클릭스(Inceptive Nucleics)와 최대 2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AI 협력을 체결해 RNAi 치료제의 발굴과 설계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나스닥 100 상승 종목 선두에 올랐다. 메드트로닉(MDT)은 BTIG LLC가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90달러로 제시하면서 4% 넘게 올랐다. 조에티스(ZTS)는 키뱅크 캐피털마켓이 가축 스크루웜 기생충이 동물용 포트폴리오의 잠재적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4% 넘게 상승했다. RTX(RTX)는 제프리스가 투자등급을 ‘보유’에서 ‘매수’로 높이고 목표주가를 220달러로 제시하면서 3% 넘게 올랐다. 브라운-포먼(BF.B)은 4분기 총이익률이 62.6%로 시장 예상치 57.5%를 웃돌며 1% 넘게 상승했다.

6월 4일 실적 발표 예정 기업으로는 브라운-포먼(BF/B), 시에나(CIEN), 쿠퍼컴퍼니즈(COO), 도큐사인(DOCU), 가이드와이어 소프트웨어(GWRE), 룰루레몬 애슬레티카(LULU), 루브릭(RBRK), 사마사(IOT), 토로(TTC) 등이 있다.

시장 전망 측면에서 이번 흐름은 기술주 중심의 랠리가 흔들리는 반면, 방어주와 헬스케어가 지수를 지탱하는 국면으로 해석된다. AI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실적과 가이던스가 이를 완전히 충족하지 못하면 반도체와 인프라 관련 종목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유가 약세와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 그리고 노동시장 둔화 조짐은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더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기술주 조정이 확산될 경우 나스닥 중심의 투자심리는 한층 더 위축될 수 있어, 다음 경제지표와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가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