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O 앤드 칠’이 흔들린다―사상 최고가 속에서도 빛 바래는 패시브 ETF 전략

패시브 ETF 투자 전략의 상징으로 통하던 “VOO and chill”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들은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쏠림 현상분산 효과 약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투자자들이 소형주·국제주식 등 대안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5년 10월 2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Tidal Financial Group 최고매출책임자(CRO) 개빈 필모어(Gavin Filmore)는 고객들이 더 이상 단순히 시장 지수에 추종하는 ETF를 매수한 뒤 ‘가만히 버티기’(so-called VOO and chill)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들은 기존 지수형 ETF 안에서 원하는 수준의 다각화(diversification)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위험 관리 수단과 대체 자산 편입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VOO는 뱅가드 S&P 500 ETF로, 미국 대형주 500개 종목 성과를 그대로 추종한다. 올해 들어 10월 24일까지 S&P 500 지수와 함께 약 16% 상승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시장 구조적 편중 문제가 동일하게 노출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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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균형(imbalance)이란 표현이 정확하다”

ETF Edge 토론 장면

“현재 S&P 500 내 기술 섹터 비중이 35%를 넘어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 Todd Sohn, Strategas Securities

스트래터거스(Strategas Securities) 수석 ETF·기술 전략가토드 손(Todd Sohn)은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방어적 성격의 필수소비재·헬스케어·에너지·유틸리티 섹터 비중이 역대 최저치인 19%까지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VOO 같은 지수형 ETF에만 의존한 포트폴리오에서는 경기순환 변동이나 금리 변동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소형주와 해외주식으로 시선 이동

손 전략가는 “대형 기술주와 생성형 AI 노출에 이미 만족한 투자자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스몰캡(small-cap) 영역으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러셀 2000 지수는 10월 22일 사상 첫 2,500선 돌파 후 24일까지 6개월간 28% 상승, 같은 기간 S&P 500을 앞질렀다.

이는 2024년부터 이어진 ‘빅 테크 독주’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시장은 메타 플랫폼·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 등 ‘매그니피션트 7’의 실적 발표(다음 주 예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형 기술주 실적이 예상을 하회할 경우, 소형주 랠리가 추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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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해설: ‘VOO and chill’은 무엇인가?

‘VOO and chill’은 넷플릭스 시청을 뜻하는 ‘Netflix and chill’ 밈을 금융 시장에 차용한 표현으로, 뱅가드 S&P 500 ETF(티커: VOO)를 장기 보유하며 별다른 매매를 하지 않는 전략을 가리킨다. 낮은 수수료와 시장 수익률과의 동조화가 장점이지만, 섹터 편중 리스크리밸런싱 필요성을 간과하기 쉽다는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러셀 2000이란?

러셀 2000은 시가총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미국 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지수다. 대형주 대비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변동성 역시 높다. 금리 하락, 경기 개선 기대가 확산될 때 특히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경기 민감·내수주 성격의 바로미터로도 활용된다.


기자 시각: 균형 잡힌 ETF 활용법

단일 지수 ETF만으로는 섹터·스타일·시가총액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 최근 트렌드는 멀티팩터 ETF액티브 ETF 도입을 통해 저변을 넓히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기적인 리밸런싱위험예산(Risk Budget) 관리를 병행한다면, 패시브와 액티브의 장점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내 투자자라면 원·달러 환율, 미국·한국 금리 차, 글로벌 경기 사이클을 종합 고려해 달러 표시 ETF와 원화 표시 ETF를 혼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례는 단순 ‘지수 추종’을 넘어, 자산배분 관점에서 ETF 활용법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CNBC ETF Edge 스튜디오 화면 재송출

Disclaimer: 본 기사는 CNBC 원문 기사 내용을 번역·재구성한 것으로, 투자 판단에 따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