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세계 최대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이번 주(미국 현지 기준) 발표할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소비 지출 트렌드가 두 회사의 수익성을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Visa와 Mastercard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오히려 방어주(株)의 성격이 강화되는 종목”이라고 평가한다. 글로벌 이용자 수가 수십억 명에 달하는 두 결제망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필수재·비필수재 소비를 아우르며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Visa와 Mastercard는 경기 하방 압력이 강화되더라도 비용 증가율을 즉각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민성을 보유하고 있다.” — 오펜하이머 증권 보고서
이번 실적 시즌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행·레저 부문 결제액(특히 고마진이 반영되는 국경 간 결제)과 관세 인상을 둘러싼 선구매(前購買) 효과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국제 정세 불안, 미·중 무역관세 재점화, 중동 지역 긴장 고조가 여행 수요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은행 발급 카드 데이터가 가리키는 소비 지출 추이※ RBC 캐피털마켓 자료를 보면, 2025년 2분기 미국 주요 은행의 총 카드 사용액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10bp, JP모건 체이스는 40bp 상승하며 ‘소비 둔화’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했다. JP모건 증권은 “전 분기 대비 지출 추세가 최소한 안정적이라는 점만으로도 불확실성이 큰 매크로 환경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관세(tariff)는 한 국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서, 물가 상승 압력을 통해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관세 인상에 앞서 소비자가 미리 물품을 구매하는 ‘당겨쓰기(前倒消費)’ 현상이 결제액 증가에 기여했는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하나의 화두는 디지털 자산과 결제 네트워크의 접점 확대다. 미국 의회가 최근 통과시킨 Genius Act가칭, Global Enhanced Network for Interoperable Stablecoins Act는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된 암호자산)’의 규제 틀을 제시한다. 스테이블코인은 송금 속도·수수료 측면에서 카드 결제망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으며, “결제 중개자의 필요성을 장기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그럼에도 Visa와 Mastercard는 해당 리스크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결제 연동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업계 전문가들은 “규모와 규제 대응 역량을 갖춘 카드사는 새로운 결제 기술을 흡수·내재화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실적 전망치
Visa: EPS(주당순이익) 2.85달러(전년 2.42달러)
Mastercard: EPS 4.03달러(전년 3.59달러)
*자료: LSEG·각 사 공시
두 회사의 주가는 7월 25일(금) 종가 기준 연초 대비 Visa +13%, Mastercard +8% 올라, 같은 기간 S&P 500 지수(+8.6%)를 모두 상회했다. 이는 금융 섹터 전반에서 소비자 건전성이 재차 확인됐다는 월가의 관측과 궤를 같이한다.
전문가 시각
① 매출 다변화: 두 회사는 결제 처리뿐 아니라 사기 방지·위협 인텔리전스·데이터 분석 등 부가가치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해 마진을 방어하고 있다.
② 비용 탄력성: 가맹점 수수료·마케팅비·리워드 비용을 경기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 경기 둔화 시 하방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③ 규제 대응력: 글로벌 사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각국의 데이터 국지화·결제망 개방 규제에 신속히 대응 가능하다.
한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고소득층 회원 기반의 탄탄한 지출 덕분에 최근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카드 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용어 설명
스테이블코인: 달러·유로 등 법정통화 가치에 1:1로 연동된 암호화폐. 변동성이 낮아 결제·송금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국경 간 결제(Cross-border): 카드 사용자가 해외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발생하는 거래. 통화 변환 수수료와 결제 승인 수수료가 부과돼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익률이 높다.
향후 관전 포인트
• 관세 인상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가 3분기 이후에도 지속될지 여부
• 캐나다·중동 등 특정 지역 여행수요 둔화가 국경 간 결제 성장률에 미칠 영향
• 스테이블코인 규제안 시행 후 카드사의 사업 모델 전환 속도 및 매출 기여도
Visa는 29일(화) 장 마감 후, Mastercard는 31일(목)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이 관세·여행 수요·디지털 자산 관련 질문에 어떻게 답변할지에 따라 단기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