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S가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 화물 허브 ‘월드포트(Worldport)’를 임시 폐쇄 하루 만에 재가동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번 조치가 글로벌 네트워크 전반의 배송 지연을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재가동 결정은 루이빌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치명적 항공기 추락 사고로 인해 시설을 일시 폐쇄한 지 하루 만에 내려졌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로스앤젤레스), UPS는 수요일 성명을 통해 월드포트 재가동 계획을 확인했다. 회사 대변인 짐 메이어(Jim Mayer)는 “목표는 목요일 아침 도착편부터 각 목적지에 항공편이 정상적으로 도착하도록 네트워크를 정상 박자(normal cadence)로 되돌리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포트는 하루 약 360대의 입·출항 항공편을 처리하며, 허브 앤 스포크(hub-and-spoke) 방식으로 운영되는 UPS 항공 화물망의 핵심 거점이다. 이 시설은 시간당 41만6,000개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으며, 미국 풋볼 경기장 89개에 해당하는 규모(약 520만 ft2 ≈ 483,096 m2)를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UPS는 화요일 밤, 호놀룰루행 화물기가 루이빌 국제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월드포트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승무원 3명을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사고 원인은 현 시점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또한 회사는 수요일 오전중부터 오후중(mid-morning to mid-afternoon)까지의 근무조도 취소했다. 520만 ft2에 달하는 이 거대 시설은 초당이 아닌 시간당 41만6,000개의 패키지를 처리할 수 있다. UPS는 화요일 게시한 서비스 알럿(service alert)에서 국제 및 항공 화물의 예정 배송 시간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대응 계획(컨틴전시 플랜)이 가동 중이라고 공지했다.
수요일 로이터가 확인한 고객 알림에 따르면, 일부 캘리포니아 온타리오 및 일리노이 록퍼드 등의 UPS 지역 허브에서 화물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Xeneta의 항공화물 최고책임자 니얼 반 더 와우(Niall van de Wouw)는 월드포트를 경유하는 물량이 많다는 특성상 불가피한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폐쇄 일수 하루마다 회복에는 수일이 걸릴 수 있다”며 “특히 지금은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항공 화물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 항공화물 서비스와 운임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시장에서는 비교적 제한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UPS 주가는 수요일 0.3% 하락한 92.91달러에 마감했다.
영향 범위: ‘UPS 지연은 광범위할 것’
UPS의 배송 및 반품 서비스를 이용하는 미국 내 광범위한 기업·기관들이 고객군에 포함되어 있어, 어떤 형태의 지연이든 영향권이 넓게 퍼질 전망이다. 미국 우정공사(USPS)는 2024년 9월부터 UPS를 항공 화물 서비스 1순위 제공사로 지정해 프라이어리티(Priority) 등 신속 우편 제품의 항공 운송을 맡기고 있다.
USPS 대변인은 UPS와 계약 물량의 영향 기간을 평가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Amazon.com)은 UPS의 최대 고객이며, 월마트(Walmart), 타깃(Target) 등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해 제조기업과 각종 비즈니스 고객도 다수 포함된다.
이와 별개로, 머크(Merck & Co)를 포함한 150개 이상의 UPS 고객이 월드포트 내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기 고객사들은 잠재적 지연과 관련해 즉각적인 코멘트를 내지 않았다.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콘택트렌즈 판매업체 ABB 옵티컬 그룹은 수요일 고객 공지에서 UPS 사고의 여파로 일부 배송이 지연될 수 있음을 알리며, 이는 “과잉주의와 투명성을 위한 조치(out of an abundance of caution and transparency)”라고 설명했다.
우회 운송과 네트워크 복원
ShipMatrix 설립자 사티시 진델(Satish Jindel)은 월드포트로 향하던 일부 물량을 다른 지역·국제 허브로 우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공편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 데이터에 따르면, UPS는 월드포트를 우회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경로로 미국 내 허브 간 항공편을 운영했다. 예컨대, 호놀룰루 및 필라델피아 출발 항공편이 캘리포니아 온타리오로 향했고, 온타리오 출발편은 보스턴, 댈러스-포트워스, 필라델피아로 배치된 것으로 관측됐다.
진델은 또한 UPS가 필라델피아에 통관(capabilities)을 포함한 대규모 국제 운영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FlightAware는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독일 쾰른, 프랑스 파리, 영국으로 향하는 UPS 항공편도 포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회 조치는 필연적으로 패키지 처리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진델은 지적했다.
그는 “루이빌을 대체하도록 설계된 시설은 없다(“Facilities were never designed to replace Louisville”).”라고 강조했다.
수요일 늦은 시각의 FlightAware 데이터는 런던, 필라델피아, 알래스카 앵커리지, 플로리다 팜비치 등을 출발한 10대의 항공기가 루이빌 공항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루이빌을 출발한 UPS 화물기 1대는 목요일 아침 쾰른 도착이 예정되어 있다.
용어와 맥락 설명
허브 앤 스포크 모델은 중앙 허브가 각 지역 거점(스포크)을 연결해 물량을 집산·분배하는 네트워크 구조를 뜻한다. 월드포트는 UPS 항공 물류의 중심 허브로, 다수의 패키지가 이곳을 경유해 재분류·환적된다. 이 구조의 장점은 규모의 경제와 운영 효율이지만, 중앙 허브의 장애가 곧바로 전 세계 네트워크의 병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약점도 있다.
서비스 알럿(service alert)은 고객에게 전달되는 운영상 변동 공지로, 배송 예정보다 지연 가능성, 대체 루트 적용, 특정 지역 허브의 처리 제한 등 즉시 필요한 정보를 한데 묶어 공유하는 절차다.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운영이 중단될 때, 대체 경로 확보·인력 재배치·우선순위 재조정 등을 통해 서비스를 유지·복원하는 표준 대응 계획을 의미한다.
플라이트어웨어(FlightAware)는 상업·화물 항공편의 실시간 위치와 스케줄을 추적하는 서비스로, 물류 네트워크의 우회 흐름과 정상화 속도를 가늠하는 보조 지표로 활용된다.
전문적 시사점
현재 가용한 정보와 업계 관행을 종합하면, 월드포트 재가동은 백로그(적체) 해소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니얼 반 더 와우가 지적했듯, 폐쇄 일수 대비 수배의 회복 기간이 요구되는 것이 항공 허브의 일반적 특성이다. 여기에 연말 성수기로의 진입이 겹치면서, 우회 운영과 처리 우선순위 조정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운임과 광범위한 항공화물 서비스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은 대체 허브 가동 능력과 통관 역량이 뒷받침된 결과로 해석된다. 주가 반응이 0.3% 하락에 그친 점도, 시장이 단기 혼선→점진 정상화 시나리오를 기본값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