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9월 8일 프랑스 의회 신임투표 앞두고 국채·은행주 포지셔닝 전략 제시

프랑스 정치권이 또다시 신임투표(vote of confidence) 변수로 흔들리면서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프랑수아 바으루(Francois Bayrou) 프랑스 총리가 제안한 9월 8일 신임투표 전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대비한 국채·주식 포지셔닝 전략을 투자자에게 권고했다.

2025년 9월 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바으루 총리는 지난달 돌연 국가 부채 감축 계획에 대한 지지를 묻겠다며 하원에 신임투표를 요구했다. 여당이 절대다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표결이 부결될 경우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은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 혹은 새 내각 구성 등 세 가지 옵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로이터 통신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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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이 바으루 총리 대신 새 총리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 전했다. 그러나 어떤 선택을 하든 국가 채무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국 경제 컨설팅사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이미 국가채무 비율 안정에 필요한 수준을 크게 초과했다”며 이번 신임투표가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를 2026년 4.6%에서 2029년 2.8%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43.8억 유로 규모 긴축 패키지, 공휴일 폐지 조항에 민심 반발

프랑스 정부는 43억8천만 유로 상당의 구조 개혁과 지출 삭감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복지 예산 손질, 연금 개혁, 심지어 일부 공휴일 폐지까지 포함돼 있어 민심 반발이 거세다. 정부는 10월 7일까지 2026년 예산안 초안을 제출해야 하며, 이는 세입·세출 두 가지 법안으로 분리돼 70일 내 의회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처럼 절차적 제한이 촘촘한 상황에서 바으루 총리의 깜짝 승부수는 의회의 정쟁을 증폭시켰다. 신임투표 직후 야권은 “정부안 전면 거부”를 선언하며 소수여당을 권좌에서 끌어내릴 기회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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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반응: 프랑스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 그러나 아직 “질서 유지”

바으루 총리의 신임투표 선언 직후 프랑스 주식·채권 시장은 매도세를 피하지 못했다. CAC40 지수와 정책 민감 업종이 일제 하락했고, 10년물 OAT(프랑스 국채) 금리 스프레드가 독일 Bund 대비 소폭 상승했다. UBS는 이를 두고 “초기 반응은 빠르되 질서 있었으며, 이후에도 프랑스 위험 프리미엄이 지속되기는 했지만 과도하게 확대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UBS의 세 가지 포인트 전략

  1. 10년물 프랑스 국채 쇼트 vs 유로 이자율 스왑 롱 ― UBS 금리 전략가 줄리앙 콩자노(Julien Conzano) 팀은 “최대 불확실성(peak uncertainty)이 9월 8일 전후에 집중될 것”이라며 스왑 금리 대비 국채 금리 상승(스프레드 확대)에 베팅했다.
  2. 프랑스 은행주 차익실현 ― UBS는 “정치 리스크가 해소될 때까지 프랑스 대형 은행주에서 일부 이익을 실현하고, 상황이 명확해지면 다시 저가 매수로 프리미엄을 수취할 것”을 권고했다.
  3. 유럽 은행지수(Stoxx Banks) 풋옵션 매도 ― 글로벌 익스포저가 넓어 실적 리스크가 제한된 만큼, 풋 매도를 통해 프리미엄 인컴을 확보하라는 전략이다.

전문가 해설: ‘신임투표’와 ‘유로 스왑’ 개념

신임투표는 내각 책임제 국가에서 총리가 의회의 신뢰를 재확인받기 위해 상정을 요구하는 절차다. 부결될 경우 총리·내각은 자동 사퇴하며, 대통령은 의회 해산이나 새 총리 지명 등 헌법적 조치를 선택할 수 있다. 유로 이자율 스왑은 일정 기간 동안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교환(스와프)하는 파생상품으로, 투자자는 국채와 스왑 금리 간 스프레드 변화를 활용해 금리 방향성에 베팅한다.

기자의 시각: 정치·재정 리스크가 낳는 “양날의 검”

이번 신임투표는 프랑스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을 환기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 다만, 리스크 이벤트로 인한 일시적 가격 급락은 장기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UBS 전략처럼 불확실성 최고조 구간에서 숏 포지션을 구축하고, 결과가 확인된 이후 저점 매수로 전환하는 방식은 변동성 장세에서 수익 극대화를 노릴 수 있는 전형적 전략이다. 특히 프랑스 은행의 경우 국내외 수익원 다변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에서, 정치 리스크 해소 시 베타(β) 회복 탄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본질은 지속 가능한 재정이다. 43.8억 유로 규모의 긴축이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 그리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만큼 프랑스 국채 수급은 단기간에 안정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시장은 결국 숫자로 말한다. 적자 목표가 달성되지 못할 경우, 신임투표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채무 프리미엄은 다시 확대될 것

이라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결론

9월 8일 표결은 단일 이벤트이지만, 그 파급력은 연말 예산안 심의 전체 일정에 걸쳐 이어질 공산이 크다. 투자자는 단기 이벤트 드리븐 전략과 중·장기 거시 전략을 병행해 대응해야 하며, 유럽 채권·은행주 섹터별 특성을 명확히 이해한 뒤 리스크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