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가 중국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 알리바바(Alibaba)와 텐센트(Tencent)를 꼽았다. 스위스계 투자은행은 “AI 중심의 고성장(alfa growth) 기업 가운데 실행력이 뛰어난 종목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2025년 9월 14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UBS 홍콩 리서치센터를 이끄는 에바 리(Eva Lee) 전략가가 작성한 보고서는 “중국 인터넷 선도기업들이 자국 내 반도체 개발과 대규모 언어모델(LLM) 혁신을 바탕으로 AI 모네타이제이션을 가속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해당 섹터가 아직 성장 잠재력을 주가에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추가 상승 여력을 시사했다. 실제로 올해 1~8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83% 상승했고, 홍콩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54%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바이두(36% 상승), JD닷컴(3% 하락), 그리고 음식 배달 플랫폼 메이투안(2025년 들어 36% 하락) 등 주요 경쟁사 대비 우월한 성적이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지난 분기에 AI 기술 덕분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특히 광고와 게임 부문 실적 및 경영진의 긍정적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 UBS 보고서
핵심 용어 설명
①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방대한 데이터로 학습해 인간과 유사한 언어 생성이 가능한 AI 모델을 뜻한다. ② 추론(inference) 칩은 학습된 AI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서 구동할 때 계산을 담당하는 반도체다. ③ 모네타이제이션이란 기술이나 서비스를 수익 모델로 전환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UBS는 알리바바를 “‘풀스택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한 중국 최대 AI 인에이블러”로 규정했다. 클라우드·데이터센터·자체 AI 칩 설계까지 수직 계열화된 구조가 강점이라는 평가다. 텐센트에 대해서는 “게임·광고에 AI 기능을 탑재하고, 향후 AI 에이전트 출시로 추가 성장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수출 규제를 준수한 ‘H20’ 칩의 중국 공급 재개 시점이 불투명하지만, 중국 현지 기업들은 자체 칩과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대응하고 있다. UBS는 “인터넷 대기업들이 이미 충분한 훈련용 GPU 재고를 확보했고, 추론 단계에서는 다양한 대안 칩을 활용해 해외 의존도를 낮췄다”고 전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두 기업은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알리바바는 2분기 AI 관련 자본적지출(CAPEX)을 최근 4개 분기 평균 대비 50% 이상 늘렸고, 텐센트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91억 위안(약 3조6,000억 원)을 집행했다. UBS는 “2분기의 대규모 투자는 장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며, 선도 기업이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및 규제 리스크
다만 두 기업 모두 AI 외 핵심 사업이 여전히 실적을 좌우한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부문에서 JD닷컴·메이투안과 ‘즉시 배송(Instant Delivery)’ 경쟁을 벌이며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 텐센트 역시 몇 년 전보다 완화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자본효율성·규제 환경·소비자 수요 변동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AI가 게임·광고·클라우드 등 기존 사업과 융합되면서 수익성을 제고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UBS의 보고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중국 AI 모네타이제이션의 대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이들 기업의 CAPEX 추이, AI 서비스 출시 속도, 그리고 국내외 반도체 공급 상황이 주가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