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유비에스) 전략가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미국 기업 신용시장에서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번 분석은 투자자 기대치에 못 미친 연준의 향후 정책 경로가 크레딧 스프레드에 다시 확장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의 매슈 미시(Matthew Mish) 연구원 팀은 최근 노트에서 “이번 달 들어 좁혀졌던 스프레드가 일부 되돌림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연준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p) 인하했으며, 제롬 파월 의장은 이를 “리스크 관리적 조치”라고 규정했다.
UBS는 그러나 연준이 2025년 말까지 50bp 추가 인하, 2026년에는 단 한 차례 인하만을 예고한 점이 시장 기대치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기업 채권과 미 국채 간 금리 차이를 의미하는 크레딧 스프레드가 다시 벌어질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크레딧 스프레드란 무엇인가
투자자에게 낯설 수 있는 ‘크레딧 스프레드’는 동일 만기의 회사채 수익률에서 미 국채 수익률을 뺀 값이다. 스프레드가 넓어지면 기업 부도 위험이 커지거나 경기 신뢰가 약화됐음을 뜻하고, 좁혀지면 위험 선호가 강화됐음을 시사한다. 가격과 수익률은 역(逆)관계를 보이므로, 스프레드 확대는 회사채 가격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2분기까지 UBS의 크레딧 기반 경기침체 확률 모델은 “순이자 비용 증가와 연체율 상승”에 따라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해당 확률은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2020년을 제외하고 과거 네 차례 경기침체 직전 수치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UBS는 “우리는 좋은 금리 인하와 나쁜 금리 인하 사이의 매우 미세한 경계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는 투자·고용 확대를 유도해 성장에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위험도 내포한다.
투자 전략 시사점
UBS는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연준이 추가 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을 가정하면서, 크레딧 투자자에게 “미국 투자등급 소비재 경기순환업종 및 에너지 업종에 대한 숏(Short) 포지션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성장률이 둔화되고 순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해당 업종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다.” — UBS 보고서
이와 함께 UBS는 기업 이익 커버리지(이자보상배율)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부채 상환 능력이 압박받고 있음을 의미하며, 장기적으로 신용등급 하향 또는 스프레드 재확대 가능성을 높인다.
연준의 ‘리스크 관리적’ 인하 배경
이번 25bp 인하는 최근 노동시장 냉각 신호와 완고한 물가가 동시에 나타난 상황에서 ‘쌍둥이 리스크’를 완충하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고용 둔화와 물가 고착이라는 두 가지 위험 사이 균형을 잡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추가 인하 속도가 완만하다는 점에 실망했다. 특히 2026년 겨우 한 차례 추가 인하만을 시사한 점은 ‘제한적 완화’로 해석되며, 그간 완화 기대감에 좁혀졌던 스프레드가 다시 넓어질 빌미가 된다는 것이 UBS의 진단이다.
시장 반응 및 전망
현재까지는 스프레드가 타이트(좁은)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UBS는 “점진적 확대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스프레드 확대는 채권 가격 하락과 수익률 상승으로 연결되는 만큼,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내 리스크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연준의 점진적 인하 경로와 실물지표 변화가 맞물리면서, 향후 기업 차입 비용과 파산 위험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크레딧 시장 변동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 용어 해설
bp(basis point)는 0.01%p를 의미한다. 25bp는 0.25%p에 해당한다.
투자등급(Investment Grade)은 S&P, 무디스, 피치 등 신용평가사 기준 BBB−/Baa3 이상 등급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