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노보 노디스크 투자의견 하향…‘험난한 영업 환경’ 지적

UBS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에 대해 투자의견을 한 단계 낮추며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조정은 美 시장에서 급증한 복제형 비만 치료제(컴파운드 의약품) 경쟁과 판매 둔화 가능성이 근거로 제시됐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노보 노디스크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하고, 12개월 목표주가도 600덴마크크로네(DKK)에서 340DKK로 대폭 낮췄다. 코펜하겐 증시에 상장된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연초 대비 약 51 % 하락해 이날 오전 중반 거래에서 보합을 나타냈다.

지난주 노보 노디스크는 연간 매출 전망을 하향 수정하며, GLP-1 계열 의약품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예상보다 약화된 주된 이유로 복제(compounded) 치료제 확산을 지목했다. 회사는 이러한 복제 제품을 “불법적이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온라인 플랫폼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 ‘컴파운드(compounded)’ 의약품이란?

일반적으로 컴파운드 의약품은 약국 또는 전문 제조업체가 기존 허가 의약품(원개발사의 특허·허가 범위)을 기반으로 맞춤형으로 제조·조제한 제품을 의미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환자의 특별한 복약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허용하지만, 대규모 상업화를 목표로 하는 경우 규제·품질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Matthew Weston UBS 수석 애널리스트는 “우리의 조사 결과, 미국 내 GLP-1 복제약 공급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는 노보 노디스크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현금 지불(cash-pay) 기반 수요를 제한해 Wegovy 성장 궤적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egovy는 2021년 6월 출시 이후 비만 치료 시장을 사실상 재편하며 회사 매출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GLP-1(Glucagon-Like Peptide-1) 계열 의약품은 위 배출 시간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지속시키는 기전으로, 임상시험에서 체중을 15 % ~ 20 % 감량하는 효과가 보고됐다. 그러나 복통·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UBS는 2025년 하반기 노보 노디스크 매출 증가율을 6 %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년 상반기 18 % 성장률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다. 애널리스트들은 그 배경으로 경쟁사 Eli Lilly(엘리 릴리) Mounjaro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비만 시장의 미충족 수요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이를 촉발할 성장 동력이 뚜렷하지 않다.”UBS 보고서 발췌

특히 당뇨병 치료제 Ozempic(오젬픽)의 브랜드 인지도는 높지만 실제 수요가 빠르게 둔화됐다. UBS는 “의사들이 엘리 릴리의 Mounjaro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Mounjaro는 Ozempic 대비 체중감량 효과가 더 크다는 임상 데이터를 앞세워 처방 확대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 美 정치 변수: 트럼프 前 대통령의 발언

UBS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메디케어(65세 이상·장애인 대상 공공보험)를 통해 GLP-1 비만 치료제비용을 환급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점을 잠재적 호재로 평가했다. 다만 같은 시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보 노디스크를 포함한 다수 제약사에 “약가를 대폭 인하하라”는 서한을 발송하면서, 정책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는 GLP-1 복제 의약품 판매업체에 대한 소송을 미국·유럽 여러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규제 기관과 협의해 안전성·품질 기준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환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허가되지 않은 복제약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 전문가 진단 및 향후 전망

국내외 다수 애널리스트는 GLP-1 계열 의약품이 비만·당뇨 병용 치료뿐 아니라 심혈관·만성 신장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경우 장기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복제약 확산, 경쟁 심화, 규제 변수가 단기 실적 가시성을 흐리고 있어, 투자자들은 시장 점유율 추이법적 공방 결과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결론적으로 UBS의 이번 투자의견 하향은 ‘초고속 성장’으로 평가받던 노보 노디스크에 브레이크가 걸렸음을 시사한다. 회복 여부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의 지위 수성 그리고 정책·규제 리스크 대응 능력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