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黃金) 관련 주식이 오랜 부진을 털고 다시 ‘햇빛 아래’에 섰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광·금 로열티 기업이 올해 들어 금 현물 가격 상승률을 40% 넘게 웃돌며 상대적 초과수익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2025년 8월 1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금 현물(spot) 가격이 34% 상승한 가운데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개별 종목이 그보다도 더 가파른 랠리를 연출하고 있다.
UBS는 보고서에서 “금광주들은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으로 밸류에이션이 대거 할인됐으나, 2025년 1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라며 “이는 투자자 신뢰의 서서히 회복되는 징후”라고 평가했다.
주가 대비 금 가격 초과수익
올해 들어 금 가격은 좁은 박스권에 머물렀음에도, 금 관련 주식은 40% 이상 초과 상승했다. 특히 지난 3개월 동안 금 노출 종목으로 구성된 GDX 지수는 금 현물 대비 15%포인트 앞섰다. 골드 필즈, 뉴몬트, 킨로스 골드 등이 랠리를 이끌었고, 호주 대형주 노던스타 리소시스와 이볼루션 마이닝의 약세가 이를 부분적으로 상쇄했다.
이는 2019년부터 2024년 말까지 약 50%포인트 뒤처졌던 과거 흐름과는 정반대의 전개다. UBS는 “금 가격에 비해 지속적으로 뒤졌던 GDX가 반등하면서 섹터 펀더멘털 재평가가 시작됐다”라고 진단했다.
M&A보다 자사주 매입이 관전 포인트
“현재 가격대가 유지된다면 2025년 하반기부터 금광기업의 자사주 매입(buyback)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 UBS 애널리스트 노트 중
보고서는 합병·인수(M&A)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대부분 업체가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과 포트폴리오 슬림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에 따라 UBS는 투자 관점을 “‘상대적으로 비싼 우등주’에서 ‘저평가된 턴어라운드 스토리’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선호 종목으론 배릭 골드, 엔데버 마이닝, 킨로스 골드, 앙골드 애셰티, 프랑코네바다를 제시했고, 아그니코 이글, 위튼 프레셔스 메탈스, 프레스닐로는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용어·배경 설명
① GDX 지수는 대표적인 금광주 ETF ‘VanEck Gold Miners ETF’의 티커명으로, 전 세계 금 채굴·로열티 기업 약 50개 종목을 편입한다. ② 금 현물 가격(spot gold)은 선물을 제외한 즉시 인도 조건의 시세를 뜻한다. ③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로,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주가치를 높이는 재무 전략이다.
전문가 시각
이번 UBS 보고서는 금 가격과 금광주의 ‘디커플링’ 현상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금값이 횡보해도 이익 체력이 개선된 기업은 주가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 가격이 다시 급락할 경우, 최근 반등한 밸류에이션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