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AI 수요 힘입어 2분기 순이익 61% 급증…사상 최대·시장 예상 상회

대만반도체제조(TSMC)가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7%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시장 전망치도 상회했다고 17일 밝혔다.

2025년 7월 1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TSMC의 이번 실적 개선은 인공지능(AI) 열풍이 이끄는 첨단 칩 수요가 지속된 덕분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6월 30일 마감된 2분기 순이익이 3,982억7,000만 대만달러(미화 135억2,000만 달러)로, 주당 15.36대만달러(미국 예탁증서ADR 기준 2.47달러)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 컨센서스 3,774억 대만달러

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38.6% 증가한 9,337억9,000만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분기 호실적의 핵심 동력은 3나노미터(nm) 및 5nm 공정 기반 웨이퍼(wafer) 판매 증가였다. 해당 미세공정은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술기업이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AI 프로세서를 제조할 때 필수적인 부품이다.

스마트폰·기기용 시스템온칩(SoC) 부문 매출 비중이 축소되고, 외환 역풍이 거세졌음에도 AI 수요가 이를 상쇄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 용어 설명
웨이퍼는 실리콘 원판 위에 회로를 형성해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만들어내는 기판이다. ADR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 주식을 예탁증서 형태로 거래할 수 있게 한 증권으로,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로 해당 기업 지분을 매매할 수 있게 해 준다.


대만달러 강세가 수익성에 부담, 그러나 장기 목표는 유지

총이익률은 전년 대비 5.4%p 하락한 58.6%를 기록했다. 웬델 황(Wendell Huan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분기 총이익률은 55.5%~57.5% 범위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황 CFO는 대만달러 강세와 미국·일본 현지 공장 건설 등 해외 투자 확대가 마진 압박의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달러 추가 절상 시 매출이 약 6% 감소할 수 있다”며, 3분기(현재 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318억~330억 달러로 제시했다.

대만달러는 6월 중 3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TSMC의 매출 대부분이 미 달러화로 발생하기 때문에 달러 약세와 대만달러 강세는 원화 환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불리한 환율 환경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53% 이상의 총이익률은 달성 가능하다”고 황 CFO는 말했다.

회사는 2025년 설비투자(CapEx) 예산을 기존과 동일한 380억~480억 달러로 유지했다.


AI 열기 지속 전망…그러나 관세 불확실성은 변수

시시 웨이(C.C. Wei) 최고경영자(CEO)는 “AI 기반 수요 둔화 가능성은 당분간 낮다”면서 2025년 매출이 달러 기준 3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2025년 4분기를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하며 “미국의 무역 관세가 기업 고객 수요, 특히 비(非)AI 칩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시장의 초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시한 관세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맞춰져 있다. TSMC는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에 총 1,650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지만, 관세가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로, 엔비디아(NVIDIA)를 비롯한 주요 AI 서버 제작사에 첨단 공정을 제공한다. 지난 2년간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한편, 노광장비 1위 업체인 ASML 홀딩도 최근 예상보다 양호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트럼프 관세로 2026년 이후 매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두 회사는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AI 특수가 지속될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TSMC는 AI 열풍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으나, 환율과 통상 정책이라는 두 가지 외부 변수가 중장기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