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a Bravo, Dayforce를 123억 달러에 인수해 비상장화 추진

[뉴욕=로이터] 인사관리(HR) 소프트웨어 업체 데이포스(Dayforce)미국 사모투자펀드(PEF) 토마 브라보(Thoma Bravo)와 123억 달러(부채 포함) 규모의 최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8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데이포스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6년 만에 다시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된다. 총 주식 가치만 111억 8,000만 달러로 환산되며, 주주들은 주당 70달러의 현금을 수령한다.

이번 제안가는 8월 15일 종가 대비 약 32.4%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로이터가 같은 날 인수협상 진행 사실을 단독 보도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던 만큼, 시장은 큰 폭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토마 브라보는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배경: 소프트웨어 섹터에 몰리는 사모펀드 자금

경기 둔화·무역 관세·소비 둔화 등으로 전통 제조업과 소매업의 실적 가시성이 낮아진 가운데, 구독형(SaaS)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반복적·안정적 매출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HR·급여관리 솔루션은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기업이 반드시 사용하는 시스템이어서 방어주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데이포스는 지난해까지 세리디언 HCM 홀딩(Ceridian HCM Holding)이라는 사명을 사용했으나, 브랜드 일원화를 위해 2024년 1월 ‘Dayforce’로 공식 리브랜딩했다. 그럼에도 워크데이·SAP·오라클 등 대형 벤더가 선점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한계에 직면해 왔다.


인수·합병(M&A) 잇따르는 HCM 업계

최근 몇 년 새 HCM(휴먼캐피털관리) 산업에서는 AI 기반 단일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통합(M&A) 행렬이 가속화됐다. 2025년 1월 페이첵스(Paychex)가 경쟁사 페이코어(Paycor)를 41억 달러에 사들였고, 2024년에는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이 워크포스 소프트웨어를 약 12억 달러에 인수했다.

규모가 곧 경쟁력이 되는 시장 특성상, 중·소형 솔루션 업체는 대형 IT·PEF에 편입돼야 AI·클라우드 투자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거래 구조와 아부다비투자청(ADIA) 참여

데이포스는 “아부다비투자청(ADIA) 산하 자회사소수 지분(minority stake) 형태로 이번 거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국부펀드가 전략적·재무적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토마 브라보가 단독 인수할 때보다 재무 레버리지 부담을 줄였다는 평가다.

인수 절차는 2026년 초까지 모든 규제 승인 및 주주 동의를 마치고 클로징될 예정이며, 회사 측은 “표준 관행에 따른 각종 완화 조건과 종료 조항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토마 브라보, 소프트웨어 전문 투자사로 입지 강화

토마 브라보는 3월 31일 기준 AUM(운용자산) 1,840억 달러를 기록한 세계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 특화 사모펀드 중 하나다. 2003년 이후 53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테크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했으며, 최근에도 포지웨어(ForgeRock)·테넨시블(Tenable) 등 사이버보안 회사를 잇달아 품에 안았다.

이번 데이포스 인수로 토마 브라보는 HR 테크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게 된다. 애널리스트들은 “토마 브라보의 풍부한 자금력과 실행 경험이 데이포스의 AI 로드맵 가속화, 해외 시장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용어 풀이: 바이아웃(Buyout)·비상장화(Privatization)

‘바이아웃’은 기존 주주 지분을 100% 인수해 경영권을 완전히 넘겨받는 거래를 말한다. 상장사가 인수 대상일 경우, 비상장화를 거쳐 주식시장에서 퇴출된 뒤 장기간 구조조정·투자 과정을 거쳐 기업가치를 높이고, 이후 재상장(IPO) 또는 매각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금융 시장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펀드의 엑시트(Exit)’라고 부르며, 평균 3~7년 내외의 투자 기간이 소요된다. 토마 브라보는 과거 글로벌페이먼트 솔루션 업체 엘란틱스(Ellucian)나 사이버보안 기업 소라리윈드(SolarWinds) 투자에서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한 바 있다.


시장 반응과 향후 전망

워스트리트에서는 금리 상승기에 거래 규모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대형 PEF의 ‘드라이파우더(미집행 투자금)’가 여전히 충분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딜이라고 평가한다. 동시에 AI·클라우드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핵심 SaaS 자산에 대한 프리미엄 밸류에이션 흐름이 지속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데이포스의 순차입금/EBITDA 비율이 4배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점을 들어 “비상장화 후 부채 상환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동시에 토마 브라보의 운영 개선 전문가 그룹이 투입되면, ▲AI 기반 인재관리 모듈 고도화 ▲라틴아메리카·아시아 신흥시장 진출 등 새로운 성장 로드맵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

  1. 미 연준(Fed)의 금리 정책 변화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흐름이 사모펀드의 차입 조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2. 데이포스 내부적으로 AI 엔진을 얼마나 빠르게 플랫폼 전 구좌에 통합할 수 있을지,
  3. 경쟁사 워크데이·SAP·오라클이 방어적 인수나 가격 인하로 대응할 가능성

이 향후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