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상승세 속 소형주·가치주 강세…시장 주도권 대전환 조짐

S&P 500 지수가 상승 흐름을 이어간 지난주 미국 주식시장은 스몰캡(소형주)가치주(value stocks), 그리고 경기 민감주(cyclicals)가 대형주·성장주·방어주를 동시에 앞서는 이례적인 ‘삼중(三重) 회전(rotations)’ 현상을 보여 주목받았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복합적 스타일 로테이션이 상승장에서 나타난 비율은 2000년 이후 주간 기준 약 5%에 불과하다*. 전체 주간 데이터 가운데 해당 패턴 자체가 발생한 비중은 13%로, 상승장 가운데서는 더욱 희소한 사례에 속한다.

시장 로테이션 그래프

Capital Economics는 “올해 들어 세 가지 로테이션 조건이 모두 충족된 것은 2번뿐”이라며 “지난주 시장 움직임이 흔치 않은 조합임에도 과도하게 놀랄 필요는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로 소형주·가치주·경기 민감주가 동반 초과수익을 낸 시점은 2025년 들어 1월 이후 처음이다.

“1999년 말 닷컴버블 최후 국면에서도 대형·성장주에서 소형·가치주로의 뚜렷한 이동이 포착됐지만, 지수 자체는 한동안 고점을 경신했다” — 일부 기관투자자 평가

역사적으로 ‘대형→소형·가치주 이동 + 지수 상승’ 조합은 이후 상당한 시장 조정(drawdown)을 선행하는 경우가 잦았다는 통계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주간 성과에서 방어주(Defensive)는 오히려 부진했으며, 헬스케어 업종만이 금요일(16일) 개별 호재로 반짝 상승했다는 점에서 1999년과 완전히 동일한 패턴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Capital Economics의 설명이다.

지난주 MSCI USA Defensive Sectors Index는 전주 대비 하락하며, 동일 기간 경기 민감 섹터 대비 수익률이 뒤처졌다. 특히 소비재(Consumer Staples)유틸리티(Utilities) 업종은 S&P 500 내에서 최약체를 기록했다.

섹터별 수익률

가치·소형주의 급등은 8월 12~13일 이틀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미국 7월 소비자물가(CPI) 발표 이후 단기물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할인율(Discount Rate)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소형주에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할인율이 낮아져, 재무 레버리지가 높은 중소형 기업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커진다.

Capital Economics는 “단기 금리 하락 → 금융여건 완화 → 소형주 수익률 개선”이라는 연결 고리가 과거 통계에서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동사는 이번 현상을 “경고 신호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아직 실질 금리·신용 스프레드·기업 실적 등 핵심 펀더멘털 지표에서 광범위한 악화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용어·배경 설명

스몰캡(Small Cap)은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크지만 경기 회복 국면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 반대로 대형주(Large Cap)는 안정적 사업 기반을 가진 초대형 기업들이다.

가치주(Value)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주가수익비율(P/E) 등 밸류에이션 지표가 낮아 ‘저평가’됐다고 평가받는 주식을, 성장주(Growth)는 고성장 기대감으로 높은 프리미엄이 반영된 종목을 뜻한다.

경기 민감주(Cyclical)는 소비·투자·수출 등 실물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자동차·철강·화학 등)에 속한다. 반면 방어주(Defensive)는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 수요가 유지되는 공공요금·헬스케어·필수소비재 업종이 대표적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물가 상승률을 나타내는 가장 대중적인 지표로, 연준(Fed)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 CPI 발표가 시장 금리를 움직이면, 이자 부담이나 미래 현금흐름 추정이 달라져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분석 배너

기자 해설: 지난주 증시에서 관측된 ‘대형주→소형주’ 로테이션은 유동성 장세가 후반부에 접어들 때 종종 나타나는 전형적 패턴이다. 다만 1999년과 달리 오늘날 시장은 IT 거품이 아닌, 높은 금리·완화 속도 조절이라는 거시 환경에 직면해 있다. 단기 금리 하락이 구조적 추세로 이어질지, 아니면 일시적 스파이크에 불과할지가 향후 중소형주 수익률지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유동성 지표와 함께 기업 이익 사이클을 병행 모니터링해, 스타일·섹터 간 순환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