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분기 실적 보고(Quarterly Reporting) 대신 반기 실적 보고(Semi-annual Reporting)로 전환할 것을 촉구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기업 공시 제도 논쟁을 다시 점화했다.
투자은행 TD 코웬(TD Cowen)은 이날 고객 메모에서 “SEC가 실제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지만 100%는 아니다”라며 “폴 앳킨스(SEC 의장)가 탈규제(De-regulation) 기조를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사안은 백악관에 손쉽게 선물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TD 코웬은 또 “가장 이른 제안 시점은 2026년”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소셜미디어에서 직접 촉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
SEC 승인 하에 기업들은 더 이상 분기마다 ‘보고(Report)’를 강요받지 말고, 6개월 단위로 보고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고, 경영진이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는 데 더 집중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시 주기 논쟁의 역사
TD 코웬은 “기업과 시장은 수십 년간 분기 보고의 효용을 두고 논의해 왔지만, SEC가 제도 변경을 직접 강제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반기 보고를 지지했던 진영은 “SEC 의장이 정책 최우선 과제로 삼을 만한 정치적 후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업계와 보조를 맞추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TD 코웬은 “롱텀 스톡 익스체인지(Long-Term Stock Exchange·LTSE)가 SEC와 회동하며 공식적으로 반기 보고를 청원할 계획”이라는 최근 보도를 거론하며 “대통령의 가세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SEC 전환 가능성 60%…상향 위험 존재
TD 코웬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SEC가 분기에서 반기로 전환할 확률을 60%로 본다”며 “전망은 점차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용어와 배경 설명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미국의 자본시장 감독 기관으로, 상장기업의 공시 의무 및 투자자 보호를 담당한다. 분기 실적 보고는 10-Q라는 양식으로, 기업이 회계연도 기준 3개월마다 실적을 공개하는 제도다. 반기 보고로 전환될 경우 6개월 단위의 10-Q 혹은 10-K 보완 양식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롱텀 스톡 익스체인지(LTSE)는 2020년 설립된 미국 증시의 신규 거래소로, ‘장기 투자 지향 기업’에 초점을 맞춘 상장 규정과 공시 정책을 모색해 왔다. LTSE가 SEC에 반기 보고를 공식 청원하면, 규제 완화를 원하는 정치권과 업계 사이에서 규제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기자 코멘트·전망
현재 미국 증시는 분기별 실적 발표 리듬에 맞춰 투자 전략·시장 변동성이 형성돼 있다. 따라서 반기 보고 체계로 전환될 경우, 단기 실적 서프라이즈에 의존하던 트레이딩 관행이 약화되고, IR(Investor Relations) 일정·애널리스트 실적 추정 모델에도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다만, 대차대조표나 현금흐름표 공개 빈도가 줄어드는 만큼, 투명성 훼손 우려도 상존한다.
시장 참여자들은 규제 완화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와 투명성·정보 비대칭 확대라는 두 가지 축 사이에서 이해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반기 보고 전환이 실행되려면 SEC의 공식 제안, 의견 수렴, 표결, 의회 감독 등 복수 절차가 남아 있어, 2026년이라는 시점 역시 최종 확정이 아닌 최소 예상치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