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리디아(Validea)가 발표한 ‘구루(Guru) 펀더멘털 리포트’에서 독일 소프트웨어 대기업 SAP SE(ADR)(티커: SAP)가 멀티팩터 투자 모델 평가에서 87%를 기록했다. 이번 분석은 저명한 팩터 연구자 핌 판 플리트(Pim van Vliet)의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2025년 7월 2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밸리디아는 22개 ‘구루’ 전략 가운데 판 플리트 모델에서 SAP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해당 모델은 저(低) 변동성을 유지하면서도 강한 주가 모멘텀과 높은 순현금배당 수익률(Net Payout Yield)을 동시에 갖춘 종목을 선별한다.
밸리디아는 SAP를 ‘대형 성장주(Large-Cap Growth)’로 분류하고 있다. 판 플리트 전략이 산출한 87%라는 점수는 “전략이 해당 종목에 관심을 표명하는 임계치(80%)를 웃돌며, 90%에 근접한 높은 수준”으로 정의된다. 이는
“저위험·고수익”
이라는 판 플리트식 역설을 어느 정도 충족시킨다는 의미다.
주요 평가 항목 및 결과
① 시가총액(Market Cap): PASS
②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PASS
③ Twelve-Minus-One Momentum*: NEUTRAL
④ 순현금배당 수익률(Net Payout Yield): NEUTRAL
⑤ 최종 순위(Final Rank): PASS
*Twelve-Minus-One Momentum은 최근 12개월 주가 상승률에서 직전 1개월을 제외해 ‘과열 구간’을 감안한 지표다.
용어 설명 및 투자자 참고사항
저변동성(Low Volatility) : 변동률(주가의 표준편차)이 낮은 종목을 말한다. 학계·업계 연구에서는 이러한 종목이 장기적으로 시장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저변동성 프리미엄’이 관찰돼 왔다.
순현금배당 수익률(Net Payout Yield) : 정기 배당금에 자사주 매입액을 더하고, 신주 발행·유상증자 등으로 유출된 금액을 뺀 뒤 시가총액으로 나눈 지표다. 기업이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얼마나 많은 현금을 ‘돌려주는지’를 보여준다.
모멘텀(Momentum) : 최근 일정 기간의 주가 수익률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는 경험적 현상을 가리킨다. 판 플리트 모델은 모멘텀을 보완재로 활용해 저변동성 종목의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핌 판 플리트의 이력과 전략
판 플리트는 네덜란드 자산운용사 로베코(Robeco) 자산운용에서 ‘컨서버티브 주식(Conservative Equities)’ 부문 헤드를 맡고 있다. 그는 ‘위험을 덜 지면서 수익을 더 얻는’ 방법을 학계에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며, 저서 《High Returns from Low Risk》에서 그 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또한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교에서 금융·경영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특히 판 플리트는 ‘베타(시장 변동성)와 무관한 초과수익’을 입증하기 위해 저변동성·모멘텀·순현금배당 세 가지 요인을 결합한 멀티팩터 모델을 고안했다. 이번 SAP 분석은 해당 모델이 실제 종목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밸리디아(Validea) 플랫폼 특징
밸리디아는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등 투자 거장의 공식을 ‘디지털 포트폴리오’ 형태로 제공하는 투자 리서치 서비스다. 투자자는 각 전략별 점수와 백테스트 결과를 확인하며 종목을 선별할 수 있다. SAP에 대한 이번 87% 평가는 그러한 ‘구루 기반 스크리닝’ 프로세스의 결과다.
전문가 시각과 시장 함의
① 대형 성장주에 대한 리스크 관리
소프트웨어 산업은 구조적으로 높은 마진과 반복수익(subscription)을 갖추지만, 경기 변동에 민감한 IT 예산과 기술 변화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SAP처럼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 저변동성 요건을 충족한 것은 투자자에게 방어적 매력을 제공한다.
② 배당·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순현금배당 수익률이 ‘NEUTRAL’ 수준이라는 점은 “경쟁사 대비 절대적으로 높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준도 아니다”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특히 유럽 대기업들은 미국 기업과 달리 배당 성향이 높은 편인데, SAP도 이를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다.
③ 모멘텀 둔화 구간 관찰 필요
Twelve-Minus-One Momentum이 중립으로 평가된 것은 최근 1개월간 주가 조정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다만 표준편차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SAP는 87%라는 ‘관심 구간’ 점수로 판 플리트 모델의 핵심 요소를 다수 충족했지만, “완벽(90% 이상)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방어적 성장주”를 선호하는 장기 투자자에게는 주목할 만한 선택지이나,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모멘텀 회복 여부를 추가로 확인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 본 자료에 제시된 견해와 의견은 기사 작성자의 분석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