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캐피털마켓(Royal Bank of Canada Capital Markets)이 이탈리아 증류주 기업 다비데 캄파리-밀라노 N.V.(BIT: CPRI)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언더퍼폼(Underperform)’에서 ‘섹터 퍼폼(Sector Perform)’으로 상향했다. 이번 의견 조정은 주가가 기존 목표주가인 5.80유로(변동 없음)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회사의 비용 통제와 성장 전망이 현실화됐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2025년 9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RBC는 “캄파리가 재활(rehabilitation)의 길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섹터 전반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캄파리는 브랜드 구축 투자 확대와 마케팅·판촉(A&P) 지출 재개를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분석진은 2025년 회계연도에 매출 대비 17~17.5% 수준으로 A&P 지출을 유지하겠다는 경영진의 가이던스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이는 팬데믹 기간 동안 축소됐던 마케팅 비용을 정상화해 브랜드 인지도 및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비저블 알파(Visible Alpha) 집계 컨센서스는 최근 수개월 동안 하향 조정돼 2025~2026 회계연도 유기적 매출 성장률 추정치가 약 200bp(베이시스포인트) 떨어졌으며, 이제 RBC 자체 전망치와 일치한다. 이는 투자자 기대 수준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이익 추정치 리셋’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RBC는 “마진 축소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 성장 투자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2025~2027년 조정 EBIT 마진이 18% 내외를 오갈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 전망을 살펴보면, 매출은 2025년 31억 1,000만 유로, 2026년 32억 2,000만 유로, 2027년 33억 5,000만 유로로 연평균 1.4% → 3.5% → 4.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정 EBIT는 2025년 5억 8,500만 유로, 2026년 5억 7,900만 유로, 2027년 6억 900만 유로로 집계됐다. EBITDA 마진 역시 2025년 23%, 2026년 22.1%, 2027년 22.3% 수준으로 소폭 변동할 전망이다.
주당순이익(EPS)은 2025~2026년 0.26유로로 정체된 뒤 2027년 0.28유로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가는 2025·2026년 예상 이익 기준 21.6배, 2027년에는 20배로 완만하게 낮아진다.
RBC는 “FY26 기준 캄파리의 P/E 멀티플 24배는 동종업계 평균 약 16배를 상회하지만, 자사 10년 평균 대비 약 15% 할인된 수준이며 팬데믹 이전 밸류에이션으로 복귀했다”고 분석했다.
자유현금흐름(FCF)은 2025년 1억 7,400만 유로, 2026년 3억 2,800만 유로, 2027년 3억 4,700만 유로로 개선이 기대된다. 순부채는 2024년 23억 8,000만 유로에서 2027년 17억 9,000만 유로로 감소하며 레버리지는 3.2배 → 2.4배로 낮아질 전망이다.
배당은 주당 0.07유로로 고정, 예상 배당수익률은 기간 내내 1.2% 수준을 유지한다.
RBC의 시나리오 분석에 따르면 주가 상단(업사이드) 시나리오 가치는 8.90유로, 하단(다운사이드)은 4.60유로다. 현재가 5.61유로와 비교할 때 상방 여력은 약 59%, 하방 위험은 약 18%로 평가된다.
평가모델은 자기자본비용(COE) 8%, 차입금리 2.9%, 영구성장률 2.5%를 가정했다.
전문가 시각에서 볼 때, 캄파리가 다시 성장 궤도에 복귀하려면 지속적인 마케팅 투자와 보수적 가이던스 관리가 필수적이다. 팬데믹 이후 소비 행태 변화와 프리미엄 주류 시장 경쟁 격화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RBC는 “3년간 축소됐던 마케팅·영업비가 이제 다시 확대되고 있다”며 CEO가 향후에도 이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용어 풀이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는 이자 및 법인세 차감 전 이익을 의미한다. EBITDA는 여기에 감가상각비를 더한 것으로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Visible Alpha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실시간으로 집계·제공하는 데이터 플랫폼으로, 컨센서스 변동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활용한다.
P/E 멀티플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숫자가 높을수록 시장이 기대하는 미래 성장성이 크다는 의미다. 다만 동종업계 대비 과도하게 높으면 과대평가 위험이, 낮으면 저평가 혹은 성장성 둔화 우려가 존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RBC는 캄파리에 대해 “성장 투자 우선 전략이 단기 수익성을 훼손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브랜드 파워와 시장 지위를 견고히 할 수 있다면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가가 목표치 대비 할인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향후 마케팅 집행 수준·매출 성장률·마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