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캐피털마켓(RBC Capital Markets)이 로이즈 뱅킹 그룹(Lloyds Banking Group)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아웃퍼폼’으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75.74펜스(p)에서 95p로 대폭 조정했다.
2025년 8월 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대법원(Supreme Court)이 자동차 할부금융(motor finance) 분쟁과 관련해 은행의 법적 책임 범위를 제한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로이즈은행 주가의 가장 큰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분석이다.
대법원 판결 핵심*1①은 형평법(equity)과 불법행위법(tort)에 근거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자동차 판매상이 고객의 대리인이 아니라 독립적인 사업자였다고 판단한 점이다. 다만 한 건에서는 소비자신용법(Consumer Credit Act)에 따른 법정 청구를 일부 인정해, 과도한 수수료(commission)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계약 구조가 ‘불공정(unfair)’하다고 봤다.
규제·배상(Redress) 전망
“금융행위감독청(FCA)은 200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모든 사례에 대한 배상 체계(redress scheme)를 마련하기 위해 10월 초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것”
이라는 점이 이번 판결의 연장선상에서 주목된다.
RBC는 업계 전반의 잠재적 배상 규모를 115억 파운드(£)로 추정했으며, 은행권 부담은 38억 파운드, 그중 로이즈의 몫은 최대 16억 파운드로 전망했다. 이 계산은 ‘부당 수수료 환급 + 단리 3% 이자 + 건당 행정 비용 £100’을 가정한 중립 시나리오다.
재무 영향으로는 유형자본장부가치(TBV)가 1.5% 줄고, 핵심자본비율(CET1*2)이 21b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RBC는 “판결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실질적 실적 가시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실적 전망 및 배당 정책
RBC는 로이즈의 CET1 비율이 2027년까지 평균 13.1%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조정 자기자본이익률(ROTE)은 2025년 14.2%에서 2027년 17.9%로 개선될 전망이다.
EPS(주당순이익)는 같은 기간 7.72p에서 12.29p로 증가해 컨센서스 대비 약 8% 상회할 것으로 추정됐다. 배당금 역시 3.54p에서 4.30p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2025년 총주주환원율(payout ratio)은 최고 10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자수익(Net Interest Income)은 2027년 160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구조적 헤지(structural hedge)’*3에서만 83억 파운드가 기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운영비용은 103억 파운드 수준에서 평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순이자마진(NIM)은 2025년 2.97%에서 2027년 3.25%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RBC는 로이즈의 예금 기반(Deposit Franchise)과 배당 성향, 그리고 동종 업계 대비 높은 수익 방어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전문가 해설: CET1·ROTE·구조적 헤지란?
CET1(Common Equity Tier 1)은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최고 품질의 기본자본비율을 말한다. 글로벌 은행 규제(Basel III)에서 은행 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높을수록 충당금 여력이 크다는 의미다.
ROTE(Return on Tangible Equity)는 무형자산을 제외한 유형자기자본 대비 순이익을 산출해 실제 자본 운용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시장에서는 ROTE 15% 이상을 고수익 은행의 기준으로 본다.
구조적 헤지란 은행이 금리 변동으로 인한 예금·대출 만기 불일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장기 금리 상품 또는 파생계약을 활용하는 전략을 뜻한다. 영국 은행권은 이를 통해 금리 상승기에 막대한 이자수익을 확보해 왔다.
기자 관점: 판결 이후 투자 포인트
로이즈는 오랫동안 ‘자동차 금융 과수수료’라는 전가의 보도에 시달려 왔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법적 리스크 밸류에이션 할인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주가가 숨통을 틔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소비자 금융시장 특성상, FCA가 조기에 명확한 배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경우 은행권은 일회성 비용을 흡수하고 정상 영업에 집중할 수 있다. RBC가 제시한 25%의 상승 여력은, 실적 가시성이 높아진 데다 높은 배당 수익률이 겹치면서 ‘디펜시브+인컴’ 투자 매력을 극대화한다는 맥락이다.
다만 기자는 향후 금리 사이클 전환(BOE의 완화 정책)과 소비자 부채 건전성 악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싶다. 순이자마진 개선이 예상보다 둔화될 경우, 주가 모멘텀은 단기에 제약될 수 있다. 그러나 CET1 13%대라는 두터운 완충 장치는 배당 지속성과 자사주 소각 여력 측면에서 여전히 돋보인다.
결론적으로, 법적 불확실성 해소와 견고한 자본력, 그리고 구조적 헤지로 인한 금리 수혜가 맞물리며 로이즈는 중장기 포트폴리오 방어주로서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