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MCO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해 모기지증권(MBS) 보유 자산을 더 이상 축소하지 말고 재투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중 하나인 PIMCO는 주택금융 여건이 악화된 현 상황에서 연준이 MBS 축소를 유지할 경우, 주택 구입 비용이 장기간 높게 고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25년 9월 16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PIMCO 보고서를 작성한 마크 세이드너(Marc Seidner) 최고투자책임자(CIO)와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라몰 다완(Pramol Dhawan)은 “연준이 이미 보유한 MBS에서 발생하는 원리금을 재투자하기만 해도 모기지 금리를 20~30bp(1bp=0.01%p)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2022년 금리인상 사이클과 함께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QT)’에 돌입해 보유 자산이던 MBS 원리금 상환분을 재투자하지 않고 상환 만료와 함께 그대로 줄이는 방식을 택해 왔다. 현재도 매달 평균 약 180억 달러 규모의 MBS가 연준 대차대조표에서 이탈하고 있다.
PIMCO에 따르면, 미 국채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 간 스프레드는 230bp 안팎으로 “역사적 최고 수준에 근접한 ‘비정상적 확장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6.35%까지 상승, 미국 가계의 주택 대출 부담이 심화됐다.
“통화정책이 정치적 논쟁에 휩싸이고,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연준이 즉각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완화 수단은 이미 손안에 존재한다.” — PIMCO 보고서
옵션 1은 MBS 상환분 180억 달러 전액을 재투자해 스프레드를 좁히는 방안이다. PIMCO는 이 경우 모기지 금리가 20~30bp 하락할 것으로 계산했다. 이는 “연방기금금리를 100bp 인하”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라고 평가했다.
옵션 2는 상환분 재투자에 더해 연준 보유 MBS 가운데 추가로 200~300억 달러를 매각한 뒤, 같은 금액을 현재 발행되는 MBS에 재투자하는 방법이다. 보고서는 이 조합이 40~50bp의 금리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두 방안 모두 시장 참가자들이 기대하는 기준금리 인하보다 모기지 금리를 더 빠르고 크게 끌어내릴 수 있다고 PIMCO는 강조했다.
“연준이 현 정책 기조를 고수한다면 2026년까지 고금리 모기지 환경이 이어져 주택 구입은 ‘부유층 전유물’이 될 것”
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용어 해설
• MBS(주택저당증권)는 주택담보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채권이다. 대출자가 상환하는 원리금이 증권 투자자에게 돌아가므로, 주택시장과 채권시장의 가교 역할을 한다.
• 베이시스 포인트(basis point·bp)는 금리나 스프레드 변동을 나타내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p다. 예를 들어 25bp 하락은 0.25%p 금리 인하를 의미한다.
• 스프레드(spread)는 채권 두 상품 간 금리 차이를 뜻한다. 모기지 스프레드가 넓으면, 같은 국채 수익률 수준에서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기자 해설 및 전망
연준은 2024년부터 기준금리를 동결한 채 ‘기다려 보자(wait-and-see)’ 전략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주택가격 상승·금리 고착의 삼중고가 소비심리를 제약하면서 총체적 경기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다. PIMCO의 제안처럼 MBS 재투자를 통해 주택대출 가용성을 높이는 방안은 정치적 부담이 적고 실행도 신속하다.
다만 연준의 대차대조표 관리 원칙과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감안할 때, MBS 재투자 확대는 자산가격을 다시 부양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이 ‘부동산 거품 재점화’를 막으려면, 재투자 범위·속도를 미세 조정하고 시장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연준이 선택할 카드는 물가 안정 대(對) 주택 접근성이라는 두 축 사이의 균형점에 달려 있다. 11월 FOMC 회의에서 MBS 재투자 문제가 공식 의제로 상정될 경우, 미국 국채·모기지채권 시장 변동성이 단기간 급등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관련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