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가 인도에서 가장 저렴한 구독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ChatGPT Go’를 출시하며 가격 민감도가 높은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OpenAI 부사장이자 ChatGPT 총괄인 닉 털리(Nick Turley)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공식 게시글에서 해당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새 구독 상품을 포함한 모든 유료 상품이 UPI(통합 결제 인터페이스)를 통해 결제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인도 이용자는 이제 UPI로 ChatGPT Go를 비롯해 자사 전 구독 서비스를 결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용성 개선뿐 아니라 인도 디지털 결제 생태계와의 깊은 연동을 상징합니다.” — 닉 털리, OpenAI 부사장
가격 정책을 살펴보면 ChatGPT Go는 월 399루피(미화 약 4.6달러)로 책정돼 있으며, 이는 기존 ChatGPT Plus(1,999루피) 대비 80%, ChatGPT Pro(19,900루피) 대비 98% 낮은 수준이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월 2,000루피를 부과하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코파일럿(CoPilot), 최대 2만4,500루피를 받는 구글(Google)의 AI 울트라(Ultra) 플랜보다 상당히 저렴하다.
혜택 측면에서도 눈에 띄는 개선이 있다. Free(무료) 티어와 비교 시 ▲메시지 전송 한도 10배 ▲이미지 생성 기능 제공 ▲파일 업로드 ▲메모리 용량 2배 등 실질 기능 확대가 이루어졌다.
UPI란 ‘Unified Payments Interface’의 약자로, 인도국립결제공사(NPCI)가 운영하는 실시간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은행 계좌와 연동해 QR 코드·전화번호·가상계좌 등으로 손쉽게 송금·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도의 페이먼트 혁신’이라 불리며, 2024년 기준 월간 거래 건수 120억 건을 돌파했다.* 따라서 UPI 지원은 현지에서 서비스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출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 시장이 갖는 전략적 의미
Open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Sam Altman)은 수차례 공식 석상에서 “인도는 조만간 미국을 뛰어넘어 거래량(volume) 기준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 전망해 왔다. 그는 올해 초 인도 정보기술부 장관과 회동하며 AI 교육 프로젝트를 논의하는 등 정부와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는 미국에 이어 OpenAI 트래픽 2위 국가로, 거대한 잠재 수요와 높은 모바일·디지털 결제 보급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거점으로 꼽힌다.
특히 1인당 GDP가 아직 낮은 편인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은 서비스 확산의 핵심이다. 400루피 이하 가격대는 중산층 및 대학생에게도 부담이 적어, ‘퍼스트 AI 구독’ 진입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최신 모델 GPT-5 기반, 무료 티어도 업그레이드
OpenAI는 올해 8월 초 자사 최신 언어모델 GPT-5를 공개했다. 무료 티어에도 기본형 GPT-5가 탑재돼 성능이 전반적으로 상향됐으며, 유료 플랜 사용자는 추가적인 고급 기능과 확장된 컨텍스트 윈도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빅테크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OpenAI는 ‘고급형 모델 무료 제공 + 저가형 구독’ 이중 전략으로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국내외 핀테크 업계 전문가들은 “UPI와의 호환성 확보가 현지 결제 이탈률을 크게 낮출 것”이라 분석한다. 그동안 국제 신용카드만 지원했던 글로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높은 환불·결제 실패율에 직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OpenAI의 결단은 상업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평가다.
또한 GPT-5의 고도화로 인해 ▲다국어 지원 개선 ▲특정 산업을 위한 맞춤형 에이전트 개발 ▲이미지·코드 생성 정확도 향상 등이 기대되며, 인도가 강점을 지닌 IT 아웃소싱 및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업계 일부에서는 “과도한 가격 인하로 마진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기자는 시장 확대 단계에서의 전략적 출혈을 ‘고객 락인(lock-in)’을 위한 투자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장기적으로는 API 이용량·기업형 패키지 판매 등을 통해 수익성을 보존할 여지가 충분하다.
정책·규제 동향
인도 정부는 2024년 말 발표된 ‘AI 혁신 로드맵’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투명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OpenAI를 포함한 글로벌 AI 기업은 향후 로컬 서버 구축 또는 데이터 국산화 요건을 충족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구독료 외에도 인프라 투자비용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론
결국 ChatGPT Go의 출시는 ‘가격·결제·기술’ 세 가지 축을 통해 인도 시장 저변 확대를 노린 OpenAI의 종합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저렴한 구독료, UPI 지원, GPT-5 탑재라는 조합이 이용자 경험을 대폭 향상시켜 생태계 선점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향후 경쟁사들의 대응과 인도 정부의 규제 방향이 추가적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