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OPEC+의 생산 계획 변경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코드: CLZ25)는 +0.35달러(+0.57%) 상승했고, 12월물 RBOB 휘발유(RBZ25)는 +0.0189달러(+0.99%) 올랐다다.
2025년 11월 3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OPEC+는 일요일 회의에서 예고했던 12월 증산을 진행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추가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밝혔다. 이는 글로벌 원유 초과공급 조짐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다.
핵심: OPEC+는 12월 산유량을 일 13만7,000배럴 늘린 뒤,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멈춘다.
지정학적 변수도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주말 사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흑해의 한 러시아 유조선에 화재가 발생하고 유류 수출 항만 시설이 손상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한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군이 세계 12위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 대해 군사 공격을 개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됐다다.
OPEC+ 정책 세부를 보면, 이번 회의에서 12월 산유량을 일 13만7,000배럴 증대하기로 했으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중순 2026년 글로벌 원유 잉여가 일 400만 배럴로 사상 최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일 220만 배럴 규모 감산을 전면 되돌리는 과정에 있으나, 아직 일 120만 배럴의 복원이 남아 있다. OPEC의 9월 원유 생산은 전월 대비 +40만 배럴/일 증가한 2,905만 배럴/일로, 2년 6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다.
러시아발 공급 축소도 유가에 우호적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두 달간 러시아 정유시설 최소 28곳을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 내 연료 공급난을 심화시키고 원유 수출 능력을 제한했다.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정유소와 수출 터미널이 타격을 받으면서, 10월 초 열흘 동안 러시아의 해상(선박) 연료 수출은 일 188만 배럴로 줄어 3년 3개월 이상 만의 최저 평균을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추가 제재가 러시아 석유기업·인프라·탱커에까지 확대 적용되며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더 억제하고 있다다.
부유식 저장(탱커 저장)도 감소세다. 보텍사(Vortexa)는 10월 31일로 끝나는 주에 7일 이상 정박 상태였던 탱커의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1% 줄어 8,691만 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다.
EIA 주간 보고에 따르면, 10월 24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5.8%, 휘발유 재고는 -2.7%, 증류유(디젤 등) 재고는 -8.4% 낮았다. 같은 주 미국 원유 생산은 전주 대비 +0.1% 증가한 일 1,365만5,000배럴로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다.
시추 활동은 둔화했다. 베이커휴즈 집계에 따르면, 10월 31일로 끝나는 주 미국 가동 원유 시추기 수는 -6기 감소한 414기로, 8월 1일 기록한 4년래 저점(410기)보다는 다소 높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시추기는 2022년 12월의 5년 6개월래 고점(627기)에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다.
용어 설명해설
– WTI: 미국 텍사스산 경질유 기준 가격. 국제 원유 벤치마크 중 하나다.
– RBOB 휘발유: 미국 규격의 산화방지 첨가 전 혼합용 휘발유 선물 계약. 소매 휘발유 가격의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 OPEC+: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비OPEC 산유국 연합체다.
– IEA(국제에너지기구): 에너지 시장 분석과 전망을 제공하는 정부 간 기구다.
– EIA(미 에너지정보청): 미국 에너지 통계와 주간 재고·생산 데이터를 발표한다.
– bpd(barrels per day): 하루 산유량·소비량 단위다.
– 부유식 저장: 탱커에 실은 채 대기하는 원유 재고로, 시장 타이밍과 물류 병목을 가늠하는 지표다.
– 베이커휴즈 시추기 수: 북미 시추 활동의 선행 지표로, 중기 공급 전망에 영향을 준다다.
해설과 분석
OPEC+의 2026년 1분기 증산 중단 신호는 공급과잉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단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의 공급 우려 완화 기대를 자극하면서도 실제로는 추가 느슨화를 막아 유가 하방을 방어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12월 +13만7,000배럴/일 증산 자체는 규모가 작아 시장 충격이 제한적인 반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수출 인프라 타격과 미·EU 제재는 러시아발 선적 감소를 통해 현물 타이트닝을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 시추기 감소는 중기적인 공급 확대 속도를 둔화시킬 수 있으나, 미국 생산 사상 최고와 IEA의 2026년 잉여 400만 bpd 전망은 중장기 상단을 누르는 변수다. 한편 부유식 저장 감소와 미국 재고의 5년 평균 하회는 당분간 현물 강세와 정제마진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요컨대, 단기 지지와 중장기 상단 제약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간으로, 정책(=OPEC+ 복원 속도)과 지정학(=러시아·베네수엘라), 재고/부유식 흐름이 향후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다.
추가 정보 및 고지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서 언급된 어떤 증권에도(직·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본 기사의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다. 관련 정보 공개 정책(Disclosure Policy)은 바차트의 정책 문서에 명시돼 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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