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UPS 화물기의 루이빌 추락 사고와 관련해 해당 기체의 정비 이력을 전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항공기는 추락 수주 전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수리 작업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으며, 이번 사고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다.
2025년 11월 6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NTSB는 사고 당시 34년 된 MD-11 화물기의 좌측 날개 주변에서 거대한 ‘화염의 기둥(plume of fire)’이 솟구쳤고, 이어 좌측 날개에 장착된 3개 엔진 중 하나가 분리됐다고 밝혔다. 이는 항공기가 루이빌 공항 활주로를 따라 구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설명이다다.
비행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기체는 9월 3일부터 10월 18일까지 샌안토니오 지상에 머물렀다. 통상 이 같은 장기 지상 체류는 대규모 점검 또는 구조·시스템 수리를 의미할 수 있으나, 원인과의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다.
NTSB 위원 토드 인먼(Todd Inman)은 “해당 항공기가 샌안토니오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구체적 기간은 밝히지 않은 채 “샌안토니오에서 수행된 작업을 포함해 비행 당일까지 이루어진 모든 정비를 샅샅이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다.
싱가포르 본사의 ST 엔지니어링은 UPS의 MD-11 기체에 대해 동체 정비(airframe maintenance)를 제공하고, 샌안토니오 수리 시설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구체적 논평을 거부했으나, “관련 당국의 접촉이 있을 경우 전면 협조하겠다”고 전했다다.
미 연방항공청(FAA) 기록(9월 18일자)에 따르면, 중앙 날개 연료탱크(center wing fuel tank) 내부의 구조 부품에서 균열(crack)이 발견되어 수리가 요구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 날개 연료탱크는 연료가 집중되는 구역으로, 구조 건전성은 화재 위험 관리와 비행 중 하중 분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만, 해당 결함과 이번 사고의 직접적 연관성은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다.
UPS는 통상적인 항공사고 대응 절차에 따라 NTSB로 질의 응대를 이관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사고 편의 승무원을 기장 리처드 바텐버그(Captain Richard Wartenberg), 부기장 리 트루잇(First Officer Lee Truitt), 국제 구원비행 기장 데이나 다이아몬드(International Relief Officer Captain Dana Diamond)로 확인했으며, 세 명 모두 사망했다고 밝혔다다.
현재까지 부실 정비가 사고를 야기했다는 증거는 없다. 해당 화물기는 호놀룰루로 향하던 중이었으며, 공항 경계 너머의 구조물 여러 곳과 충돌하면서 지상에서도 최소 9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항공사고는 대체로 복합 요인으로 발생하며, 예비 보고서는 통상 사고 후 약 30일 내 공개된다다.
NTSB는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와 비행기록장치(FDR) 등 두 개의 ‘블랙박스’에서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내려받았다고 밝혔다. 조종실 대화의 전사본(transcript) 작성이 진행 중이다다.
인먼 위원은 MD-11 기종 전반에 대해 즉각적인 안전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MD-11 프로그램은 1997년 맥도널 더글러스가 보잉과 합병된 이후 보잉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화물 운항 분야에서 페덱스(FedEx)와 UPS가 전 세계적으로 약 50대의 MD-11을 운용 중이다다.
크레이그 그린버그 루이빌 시장은 당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조사관 등 관계자들이 여전히 잔해에서 단서와 추가 희생자를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
너무나 많은 불에 그을린, 뒤엉킨 금속 덩어리 때문에 모든 시신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수 있다
”고 말했다. 사망자 외에 실종 9명이 보고된 상태다다.
용어·배경 설명
– NTSB: 미국 교통사고(항공·철도·고속도로 등) 조사 전담 독립기관으로, 원인 규명과 안전 권고를 담당한다다.
– FAA: 미국 민간항공 규제기관으로, 기체 등록·감항성·운항 안전 기준을 관장한다다.
– MD-11: 3발 엔진을 탑재한 대형 장거리 항공기로, 여객형은 퇴역이 진행됐고 현재는 주로 화물형이 운용된다. 고령 기체 비중이 높아 정비·검사 체계의 엄격성이 핵심이다다.
–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지칭한다. 사고 원인 규명에 필요한 비행 데이터와 음성·경고음·스위치 조작 등 단서를 제공한다다.
– International Relief Officer: 장거리 국제선에서 승무원 교대와 비상 상황 대응을 지원하는 추가 기장급 승무원을 의미한다다.
전문 분석: 정비 이력 점검의 의미
NTSB가 샌안토니오 체류 기간과 그 이전·이후를 망라해 정비 기록 전체를 검증하겠다고 밝힌 것은, 구조 균열 수리와 연료탱크·날개·엔진 파일런 등 사고에 연루될 수 있는 영역의 연결고리를 면밀히 확인하려는 절차로 해석된다. 통상 조사팀은 정비 작업지침 준수 여부, 부품 교환·NDT(비파괴 검사) 기록, 작업자 자격·감독 체계, 공급망·자재 이력까지 추적한다. 또한 분리된 엔진과 파손된 날개 구조물에 대해 금속 재질 분석(금상학적 검토), 피로균열·부식 패턴, 열변형 여부를 정밀 검토해 기계적 고장과 화재·연료 누설의 선후관계를 규명한다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특정 요인을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 화염의 기둥과 엔진 분리라는 현상은 연료계통 손상이나 파일런·날개 구조 결함 등 여러 가설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지만, 이는 비행 데이터·음성 기록·잔해 분석·정비 기록 대조가 종합된 뒤에야 상대적 개연성이 평가될 수 있다다.
산업적 함의와 안전 관리
NTSB가 “MD-11 전반에 즉각적 안전 우려는 없다”고 밝힌 점은 보잉과 주요 운용사인 UPS·페덱스의 기단 운용 안정성에 중요한 신호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대형 사고 발생 시 내부적으로 유사 구성품·정비 공정 점검을 강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운용 절차 리뷰와 위험도 재평가가 병행된다. 이는 예방 중심의 안전 문화를 공고히 하는 통상적 관리 체계다다.
향후 약 30일 내 공개될 예비 보고서는 사실관계와 초기 분석을 요약하며, 최종 원인과 안전 권고는 통상 그 이후 심층 분석을 거쳐 확정된다. 이미 블랙박스 데이터 다운로드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만큼, 비행 단계별 파라미터와 조종실 상황에 대한 해석이 본격화될 전망이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