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량호출 플랫폼 업체 Lyft, Inc.(나스닥: LYFT)가 대규모 자본 조달 및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동시에 추진한다. 회사는 4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우선선순채권(Convertible Senior Notes) 발행 가격을 확정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해당 채권은 2030년 9월 15일 만기며, 초기 전환가 기준 주가 희석(希釋)을 억제하기 위해 ‘캡드콜(Capped Call)’ 거래도 함께 체결했다.
2025년 9월 3일, 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전환사채(이하 ‘노트’라 함)는 사모 방식으로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자(QIB)에게만 판매된다. Lyft는 초기 매수인에게 추가로 $50 million 규모 노트를 살 수 있는 초과배정옵션(그린슈)도 부여했다. 그린슈 미행사 기준 순수입은 약 4억 3,880만 달러로 추산된다.
“Lyft는 오는 9월 5일 거래 종료 시점에 발행·납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조달로 확보한 현금을 ▲캡드콜 프리미엄(약 3,780만 달러) ▲자사주 매입(약 9,570만 달러) ▲잔여 금액은 운전자본·설비투자·M&A 등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전환 조건·상환 구조
Lyft 노트는 표면이자 쿠폰이 ‘0%’다. 다시 말해 정기 이자를 지급하지 않지만, 투자자는 ◇주가 상승 시 주식 전환 ◇만기 시 액면가 상환이라는 두 가지 수익 기회를 가진다. 초기 전환비율은 1,000달러당 42.5170주로, 환산 전환가액은 약 23.52달러다. 이는 발행 전 거래일 종가 16.80달러 대비 40%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회사는 2028년 9월 20일 이후 특정 주가 요건 충족 시 조기콜옵션(발행사 조기상환권)을 행사해 전액 현금 상환할 수 있다. 해당 조건은 통상 “주가가 정해진 기간 연속해 전환가의 일정 배수 이상”을 유지해야 발동된다.
캡드콜 거래란?
캡드콜은 전환채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희석을 상쇄하기 위해 콜옵션 매입과 콜옵션 매도를 결합한 구조다. Lyft는 행사가(전환가와 동일)~상단가(약 33.60달러) 구간에서 주가 상승분을 헷지(hedge)함으로써, 전환권 행사 시 신규주 발행이 필요 없어질 가능성을 높였다. 결과적으로 주당 33.60달러까지의 상승은 “희석 없는 주가 상승”으로 귀결된다.
투자자 관점에서 캡드콜은 전환주식 수령 시 추가 수익을 제한(캡)하지만, 발행사는 그 대가로 희석 압박을 완화해 기업가치·EPS(주당순이익) 하락을 막을 수 있다.
주식 환매 프로그램
Lyft는 이번 조달금 가운데 9,570만 달러로 약 570만 주(자사주)의 클래스A 보통주를 직접 장내 매수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주가 약세로 저평가 인식이 확산된 상황에서 단행된 조치다. 자사주 소각 또는 보유는 발행주식 총수 감소→주당가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 버팀목 역할이 기대된다.
시장 반응과 주가 동향
발표 직전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Lyft 주가는 소폭(0.18%) 상승한 16.83달러에 마감했다. 전환가(23.52달러)와 캡 가격(33.60달러)을 감안할 때, 시장은 상방 여력 39.8%~99.6%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잠재적 알파(alpha) 기회로 비칠 수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금리 고점 논쟁 속 무이표 전환채 발행은 기업 신용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며 “현금흐름이 빠르게 개선될 경우 자사주 소각·추가 환매 여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환사채·캡드콜 용어 풀이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는 채권 보유자가 만기 전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이 부여된 채권이다. 금리가 낮은 대신, 발행사는 벤처·성장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하고 투자자는 주가상승 참여 기회를 얻는다.
캡드콜(Capped Call)은 콜옵션 두 개를 합성하는 구조다. 발행사는 ▲행사가가 전환가와 같은 콜옵션을 매수하고 ▲더 높은 가격에서 콜옵션을 매도해 비용을 줄인다. 그러면 주가가 ‘전환가~상단가’ 구간에서 상승할 때 증자 없는 주가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상단가 초과 시 추가 보호는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변수
본 기자는 이번 발행이 Lyft의 현금흐름 구조 전환을 가속화할 잠재적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코로나19 이후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위해 요금 인상·수수료 최적화·공급 확대 등을 병행해온 Lyft는 이미 2024년 하반기 영업현금흐름 플러스 전환을 예고했었다. 무이표 전환채 조달은 이익 실현 시 고정이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성공적인 캡드콜·환매 전략은 희석 없이 주당가치 상승을 꾀할 수 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①금리 고착화로 할인율(Required Return)이 높아질 경우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재차 압박받을 수 있다. ②자율주행 경쟁 심화·규제 리스크가 향후 전략적 지출을 늘려 잉여현금흐름을 약화시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향후 투자자들은 ◇분기별 활성 이용자수(MAU)와 총예약금(GMV) ◇조정 EBITDA 마진 개선 폭 ◇추가 주식 환매 집행 속도 ◇노트 전환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
한편, Lyft는 “초과배정옵션이 행사될 경우 추가 캡드콜을 체결해 동일한 희석 억제 정책을 유지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