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수주…재무 조건은 비공개

LG전자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건설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통합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LG전자의 시스템에어컨·냉동기 사업 확장 전략을 보여 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2025년 8월 2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LG전자는 자회사인 LG 시나르마스 테크놀로지 솔루션스(LG Sinarmas Technology Solutions)가 자카르타에 건설 중인 AI 데이터센터에 ▲칠러(Chiller) ▲컴퓨터룸 공조 장치(CRAC) ▲에어 핸들링 유닛(AHU) ▲팬월(Fan Wall) 등 전용 냉각 설비 패키지를 납품한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과 마진 등 재무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센터는 2026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으며, 개발사는 LG CNS와 인도네시아 대기업 시나르 마스 그룹(Sinar Mas Group)이 50 대 50으로 합작한 법인인 LG 시나르마스다. 프로젝트에는 ‘워터쿨드 오일프리 원심 칠러’처럼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는 마그네틱 베어링(자기부상) 기술이 적용돼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하고, 머신러닝 기반 서지(급격 압력상승) 보호 시스템으로 정전 시 운영 안전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센터 맞춤 BMS 탑재

LG전자는 냉각 설비뿐 아니라

빌딩관리시스템(BMS)까지 일괄 공급

해 설비 운전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BMS는 센터 내 서버 룸 온·습도, 전력 소비, 냉각수 순환률을 실시간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해 운영비용 절감과 가동률 향상을 동시에 뒷받침한다.

LG전자 BS(시스템에어컨)사업본부장 제임스 리(James Lee) 사장은 “자카르타 프로젝트는 AI 데이터센터라는 핵심 인프라 시장에서 LG전자의 기술 리더십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LG CNS·LG에너지솔루션 등 그룹 계열사와의 유기적 협업으로 글로벌 HVAC(난방·환기·공조) 사업 영역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업 전망과 목표

LG전자는 현재 약 3억 달러(추정치) 수준인 칠러 연간 매출을 $7억2,000만 달러로 끌어올리고, 향후 2년 내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수주를 3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AI·클라우드 서버 수요 확대에 따라 고효율 냉각 설비 시장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이날 한국 증시에서 LG전자 보통주(코스피 066570)는 전 거래일보다 0.95% 하락한 36,550원에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 주가 변동과 관계없이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냉각 솔루션 부문의 중장기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용어 해설

CRAC(Computer Room Air Conditioner)는 서버룸 전용 공조기로, 발열이 큰 IT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제거해 서버 과열을 방지한다.

마그네틱 베어링 원심 칠러는 축을 자기력으로 떠받쳐 윤활유가 필요 없으므로 마찰 손실과 유지보수 비용이 크게 줄고, 진동·소음이 적어 데이터센터 환경에 최적화돼 있다.

서지 보호 시스템은 압축기 내부 압력 급상승(서지) 현상을 실시간 감지·제어해 정전 등 돌발 상황에서도 냉각 설비를 안정적으로 보호한다.


전문가 시각

HVAC 업계에서는 ‘친환경·고효율’ 기조가 강화되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오일프리 칠러와 스마트 BMS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가 이번 수주를 통해 동남아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실적 레퍼런스를 확보함으로써, 향후 싱가포르·호주·베트남 등 인접국 추가 프로젝트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100% 목표(RE100)에 맞춰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을 중시하고 있어, 에너지효율등급 IEER(통합에너지효율비)이 높은 냉각 솔루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의 고효율 칠러는 이러한 시장 요구에 부합해 수익성 개선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본 계약은 LG전자가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통합 솔루션 제공 업체로서 포지셔닝을 공고히 하는 계기다. 향후 후속 프로젝트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