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뉴욕=본지】 세계적 대체투자 운용사인 KKR & Co. Inc.(이하 KKR)이 일본 사모펀드 운용사 어드밴티지 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로부터 ‘호켄 미나오시 혼포 그룹 주식회사(保険見直し本舗グループ, 이하 HMHG)’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KKR의 아시아 펀드 IV와 K-시리즈 비히클(투자 전용기구)을 통해 집행됐다. KKR은 해당 펀드를 앞세워 일본 내 정보기술(IT)·물류·소프트웨어 등 다수의 포트폴리오 기업에 투자한 전력이 있으며, 이번 종합 보험 리테일 플랫폼 인수를 통해 일본 금융·보험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모양새다.
HMHG는 일본 전역에 점포 망을 두고 생명·손해보험 리테일 판매를 중개하는 독립 보험대리점(Independent Insurance Agency) 체인이다. ‘보험 재조정 상담’이라는 틈새 시장을 일찍 개척해, 고객이 기존에 가입한 보험 상품을 점검하고 더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서비스로 성장해 왔다. 어드밴티지 파트너스가 성장 자본을 공급한 이후 전국 점포 수는 400개 안팎으로 늘었다.
KKR의 투자 전략
이번 투자의 핵심 목표는 두 갈래다. 첫째, 세일즈 이네이블먼트(Sales Enablement)라 불리는 판매 효율화 솔루션을 도입해 조직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둘째, ‘볼트-온(Bolt-on) 인수’를 통해 외형 성장을 가속한다. 볼트-온 인수란 이미 보유 중인 플랫폼 회사가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소형 회사를 추가로 사들이는 전략을 뜻한다. 이를 통해 유기적(Organic) 성장과 비유기적(Inorganic) 성장을 병행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KKR은 세계 각국 보험 자산을 묶어 관리해 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미국 ‘글로벌 애틀랜틱(Global Atlantic)’, 브로커리지 기업 ‘USI’, 프랑스 ‘APRIL’, 북유럽 ‘Söderberg & Partners’ 등이 있다. 이번에 확보한 HMHG 역시 이러한 글로벌 보험 플랫폼 생태계에 편입돼, 상품 조달력·리스크 관리·디지털 전환(DX) 등에서 협업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자본시장 반응
KKR 보통주(티커: KKR)는 16일 뉴욕증권거래소 정규장에서 전일 대비 0.24% 오른 145달러로 장을 마쳤다. 동일 기간 S&P500 지수가 0.1%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KKR의 이번 일본 투자 확대를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해설: 일본 보험 시장의 구조 변화
일본 내 보험 직접 판매(대면) 채널은 고령화·저출산으로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다. 반면, ‘보험 리테일·컨설팅’ 채널은 고객 맞춤형 상품 제안과 디지털 기반 언택트 상담 수요가 늘면서 고성장 산업으로 부상했다. KKR은 글로벌 리테일 보험 자산 운용 노하우를 이식해 HMHG의 매장 운영 효율화·디지털 채널 확대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트-온 인수 효과
국내외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볼트-온’ 전략이 플랫폼 가치 극대화에 자주 활용된다. 예컨대, HMHG가 지역 기반 소형 보험대리점·핀테크 기반 리드 제너레이션(고객 발굴) 스타트업 등을 추가로 인수하면, ① 시장점유율 확대, ② 고객 데이터 축적, ③ 교차 판매(Cross-selling) 삼박자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그림은 투자 회수(EXIT) 시점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거래 구조 및 일정
양사는 거래 금액과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본 금융거래법(FIT) 및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등 절차를 거쳐 2025년 4분기 내 클로징이 완료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어드밴티지 파트너스는 이번 엑싯(exit)으로 운용 중인 3호 펀드(JP III)의 내부수익률(IRR) 제고를 자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관계자 발언은 익명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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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
Sales Enablement는 영업 현장에서 필요한 콘텐츠·도구·프로세스를 체계화해 영업사원의 실적을 높이는 기법이다. Bolt-on Acquisition은 이미 보유한 플랫폼 기업에 시너지를 줄 수 있는 소규모 회사를 추가 흡수하는 전략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비해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전망 및 시사점
일본 금융 서비스 산업은 디지털 전환, 고령화 대응, 규제 완화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재편 중이다. KKR이 HMHG를 통해 혁신적 보험 유통 모델을 정착시키면, 기존 대형 생·손보사 역시 구독형 보장상품이나 AI 기반 위험 평가 솔루션 도입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 국내 보험 업계 또한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해, 디지털 컨설팅 점포나 온라인 보장 분석툴을 앞다퉈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KKR이 그간 IT·물류·소프트웨어 부문에 집중했던 투자 포트폴리오를 이제 금융·인슈어테크 영역으로 확장한 것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구조적 성장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향후 5년간 KKR이 HMHG를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 보험 시장으로 세를 넓힌다면, 이번 딜은 단순한 단일국가 M&A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