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닛산 요코하마 본사 약 900억 엔 매각전에서 선두 입찰자 부상

미국계 대형 사모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일본 완성차 업체 닛산자동차의 요코하마 본사 건물을 인수하기 위한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KKR은 부동산 자회사인 KJR Management를 통해 약 900억 엔(미화 6억 980만 달러)을 써내며 경쟁자들을 제쳤다.

2025년 8월 2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일본 수도권 최대급 자동차 본사 부지 가운데 하나가 글로벌 사모펀드로 넘어가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협상은 아직 진행 중이며, 매각 조건으로 10년간의 ‘세일 앤드 리스백(売却後 재임차)’ 조항이 포함돼 있다.

닛산 요코하마 본사 전경

해당 조건에 따라 닛산은 매각 후에도 동일 건물에서 정상적으로 경영활동을 이어가며 임차료를 낸다. 이는 대규모 자산을 유동화해 현금을 조달하면서도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업체들이 자주 활용하는 금융전략이다.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10년 재임차가 핵심 조건이며, 임대료 수준과 사후 유지·보수 책임 등을 둘러싸고 세부 협상이 진척 중”이라고 말했다.


닛산과 KKR 측 모두 “논평을 거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해당 입찰 정보는 최초로 블룸버그 통신이 단독 보도했다. 엔화 기준 약 147.59엔당 1달러(21일 도쿄 외환시장 종가) 환율을 적용한 금액이 6억 980만 달러로 산정됐다.

세일 앤드 리스백이란?
기업이 자산을 매각한 뒤 동 자산을 장기 임차하는 방식으로,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을 낮추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임차 기간이 길수록 안정적이지만, 임대료 상승·건물 가치 변동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KKR·KJR Management 배경
KKR은 운용자산(AUM) 5,190억 달러*2024년 말 기준를 기록한 세계 3위권 사모펀드다. 자회사 KJR Management는 일본 내 물류·오피스·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약 7,000억 엔 규모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한다.

닛산은 2020년 이후 전동화 전환과 글로벌 생산라인 재편을 추진하면서 비핵심 자산 매각을 병행해 왔다. 특히 요코하마 본사 부지는 3만 ㎡ 이상 대지와 지상 22층 규모 건물로, 감가상각전 장부가액이 500억 엔 안팎으로 추정된다.KKR 로고

익명의 관계자 발언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닛산은 전동화·배터리 개발 자금으로 현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최소 10년간 본사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빌딩 관리권과 향후 건물 가치 상승분을 실질적으로 KKR 측에 넘겨야 한다는 점에서 장기 비용 구조에 대한 논란도 뒤따른다.


시장 영향 및 전망
일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초저금리와 엔화 약세에 힘입어 글로벌 펀드의 ‘큰손 자금’이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하락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 입장에선 도쿄·요코하마 프라임 오피스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며, 이번 거래를 외국계 자본의 일본 핵심 자산 매집 흐름의 연장선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중견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닛산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 향후 생산시설·연구센터 매각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본사 이전 없는 리스백 방식이라 브랜드 이미지 훼손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요코하마 항구 전경요코하마는 도쿄 인근 최대 항만도시로, 수출입 물류망 접근성이 뛰어나 자동차 산업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향후 일정
관계자에 따르면 최종 계약서 서명은 2025년 4분기 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실사(Due diligence)와 정부 승인 절차가 병행된다. 특히 외국인 직접투자(FDI) 심사에 해당하는 일본 외환·외국무역법 쓰루가 대상 여부가 변수로 지목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KKR이 다수 자금파트너와 공동 출자하는 구조가 유력하다”며, 연 4~5% 내외 배당수익률을 노린 기관투자가 수요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결론
KKR이 제시한 약 900억 엔은 현행 시장평가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닛산이 유동성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투자자가 일본 핵심 부동산을 적극 매입하는 ‘윈-윈’ 사례로 주목받는다. 다만 향후 임대료 계약, 건물 관리·보수 비용 배분 등 세부 조건이 투자수익률과 닛산의 장기 비용 구조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