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로이터 통신— 미국 최대 은행인 JPMorgan Chase가 글로벌 투자은행(IB) 부문 의장(Global Chair) 3명을 새롭게 임명하며 2025년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시장 반등에 대비하고 있다.
2025년 9월 9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은행은 내부 인사인 하워드 천(Howard Chen), 찰리 뒤프리(Charlie Dupree), 프레드 터핀(Fred Turpin)을 글로벌 의장직에 승진 발령했다. 이들은 최고 고객 자문 조직의 일원으로서, 대규모 거래 기회를 조율하고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올해 1~7월 전 세계 M&A 규모는 $2.6 조를 기록해 팬데믹 정점이었던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투자은행 수수료와 기업금융 수익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업계 공통된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JPMorgan은 7월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투자은행 수수료 25억 달러를 신고,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 승진 인사 세부 프로필
1 하워드 천은 2018년 입행 이후 북미 금융기관 그룹 공동대표를 맡아 왔다. 그는 보험·은행·핀테크 기업의 자본조달·M&A 거래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이번 승진자 중 ‘신규 피혈 맨’으로 불린다.
2 찰리 뒤프리는 지난 7년간 ‘M&A 담당 투자은행 부회장(Vice Chair)’을 역임했다. 미국 내 굵직한 사모펀드 거래와 다국적 기업 인수 건을 이끌며 네트워크를 넓혀 왔다.
3 프레드 터핀은 미디어·통신 투자은행 글로벌 총괄을 30년간 지내며 T-Mobile–Sprint, Warner Media–Discovery 합병 등 상징적 딜을 성사시킨 베테랑이다. 터핀에게는 ‘미디어 셰르파’라는 별명이 따라붙는다.
■ 용어‧배경 설명
Global Chair란, 특정 산업·지역 구분 없이 전 세계 고객을 총괄 자문하는 투자은행 최고 직책 가운데 하나다. 국내 금융권에서 흔히 쓰는 ‘그룹 헤드’, ‘본부장’과는 달리, 고객별 맞춤 전략과 규제 대응을 결정짓는 전사적 컨트롤타워 성격이 강하다.
투자은행(IB)은 기업·정부의 자본 조달, 인수·합병, 기업공개(IPO), 채권·주식 발행 등을 자문·주선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시장금리, 규제 변화, 기업 경기심리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이 크게 출렁인다.
올해 M&A 시장은 미국 연준의 금리 정점론과 함께 충분한 유동성·사모펀드 드라이파우더가 결합하면서 ‘거래 재개 시그널’이 뚜렷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IB들은 승진·조직 재편을 통해 ‘2025년 대형 딜 챙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전문가 분석 및 전망
뉴욕 월가의 한 베테랑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이번 승진은 내부 리더십을 다지면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려는 전형적인 관리 전략”이라며, “특히 미디어·통신, 핀테크, 보험 섹터에서 복합 매트릭스 조직이 가동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컨설턴트는 “수조 달러 규모 사모펀드 자금이 여전히 투자처를 찾고 있으며, 금리가 안정화되면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의 공동 참여 딜이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IB 수수료 상승 → 실적 개선 → 보수적 밸류에이션 회복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JPMorgan이 최근 공개한 중장기 가이던스에 따르면, 은행은 투자은행 수수료 연평균 증가율(CAGR) 8%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투자은행 부문이 자본시장부(CM), 자산·웨스스 매니지먼트(AM) 부문과 함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확고히 자리 잡겠다는 의지다.
■ 국내 시사점
국내 대형 증권사·은행들도 글로벌 체어와 유사한 ‘전사 딜메이킹 총괄’ 직책을 신설하며 다국적 거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K-콘텐츠·반도체·2차전지 분야에서 해외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를 동시에 끌어들이는 복합 구조 딜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전문가들은 “미국 IB의 인사·조직 트렌드를 벤치마킹할 때, 산업 전문성과 지역 네트워크를 겸비한 리더십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해외 대형 딜을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인력 파이프라인 구축이 국내 IB 시장에도 중요한 성공 요인이 될 전망이다.
결국 JPMorgan의 이번 인사는 팬데믹 이후 위축됐던 글로벌 M&A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방증이자, 금융사 내부 조직 역량이 기업금융 패권을 판가름할 핵심 변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