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하반기 실적 탄력 전망 속 Eni·Saipem ‘비중확대’ 유지… Equinor에는 신중론

JP모건 체이스이탈리아 종합 에너지기업 엔이(Eni)이탈리아 에너지 서비스 업체 사이펨(Saipem)에 대해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재확인하며 올해 말까지 강한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에퀴노르(Equinor)에 대해서는 현금흐름과 부채비율(gearing) 우려를 이유로 ‘비중축소(Underweight)’ 의견을 고수했다.

2025년 9월 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JP모건 애널리스트 매슈 로프팅(Matthew Lofting)은 “엔이의 포트폴리오는 상반기 실적 발표 이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생산량이 가이던스 상단에 근접하고 계절적 요인에 따른 가스 스프레드 확대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프팅은 특히 자산 매각에 기반한 부채 감축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1년 안에 50억 유로 규모의 자산 매각 대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소 15억 유로 규모의 자사주 매입(바이백)이 “확고한 하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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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요인을 감안할 때 10.6% 수준의 현금 수익률은 경쟁사 대비 매력적인 baseline이 된다.”

엔이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Petronas)와 추진 중인 아시아 상류부문(Upstream) 합작법인이 곧 마무리될 예정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완공 시 하루 최대 30만 배럴(boe) 이상의 생산 확대를 스스로 자금 조달하는 구조로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이펨에 대해서도 JP모건은 긍정적 입장을 유지했다. 회사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와 같은 레거시 프로젝트(과거 수주)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어 장기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해 온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사이펨은 올해 하반기에 주문(수주) 물량 증가를 자신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200억 유로 규모의 입찰을 제출했고, 이 가운데 70억 유로 상당의 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로프팅은 “이는 2026년 실적에 견고한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며 “전체 530억 유로에 달하는 사이펨의 입찰 파이프라인 가운데 석유 상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에 불과해 유가 변동성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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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2025~2028년 중기 계획에 따라 2028년까지 EBITDA 20억 유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양 엔지니어링&건설(Offshore E&C) 부문에서는 최근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체결된 계약 덕분에 마진 개선이, 육상 E&C(Onshore E&C) 부문에서는 과거 저수익 프로젝트가 종료됨에 따라 수익성 격차 축소가 예상된다.


반면 에퀴노르에 대해서 JP모건은 보수적 관점을 유지했다. 회사가 연간 가이던스와 주주환원 정책을 재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JP모건은 브렌트유 가격 65달러 가정하에 2026년 총 주주환원이 30% 감소한 6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그중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억 달러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로프팅은 “향후 배당·바이백은 회사가 제시한 자본적 지출(Capex) 하에서 유기적 잉여현금흐름(FCF)만으로는 완전히 충당되지 못할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에퀴노르 주가는 EU 가스 가격 강세라는 핵심 가치 동인에 대해 친(親)경기적 탄력성이 높아 상품 가격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JP모건은 셸(Shell)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며 운영 탄력성·부채비율 개선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레프솔(Repsol)에 대해서도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는데, 이는 정유 부문에서 경유(디젤) 중심의 스프레드 개선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갈프 에네르지아(Galp Energia)중립(Neutral) 의견이 유지됐다. JP모건은 회사의 나미비아 해상 탐사 파트너십에 주목하면서도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오엠브이(OMV AG)네스테(Neste)에 대해서는 화학·재생에너지 부문의 지속적 어려움을 이유로 각각 비중축소중립 의견을 이어갔다.


용어‧개념 설명

Overweight / Underweight : 애널리스트 리포트에서 ‘시장 평균 대비 보유 비중을 확대(축소)하라’는 투자 의견이다.

브렌트유(Brent) : 북해산 원유를 의미하며 글로벌 원유 가격의 대표 지표로 사용된다.

EBITDA : 감가상각비와 이자·세금을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Gearing : 타인자본(부채) 의존도를 나타내는 비율로, 부채비율과 유사한 개념이다.


기자 관점 및 시사점

JP모건이 제시한 투자의견은 유럽 에너지 업종 전반의 현금흐름 질(質)부채 관리 능력에 따라 주가 리레이팅(재평가) 여부가 갈릴 것임을 시사한다. 엔이사이펨은 자산 매각·수주 확대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되는 반면, 에퀴노르는 배당·바이백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스 가격 강세가 필수적이라는 제약이 부각된다. 이는 친환경 전환 가속화 속에서도 전통 에너지 기업 간 ‘현금창출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업계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