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JP모건 체이스(이하 JP모건)가 에너지 기업 대상 투자은행(IB)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베테랑 은행가 두 명을 새롭게 영입했다.
2025년 8월 2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중형 기업(mid-cap) 전담 투자은행 부문 내에 천연자원(Natural Resources) 분야를 전담하는 신규 버티컬(vertical)을 신설했다.맷 배럿(Matt Barrett)과 브래드 엡스타인(Brad Epstein)이 각각 전무(managing director) 직급으로 합류해 휴스턴에 기반을 두고 활동할 예정이다.
은행 내부 메모에 따르면 배럿은 서비스·장비 공급 기업 등 에너지 밸류체인 초기 단계 고객과의 관계 구축·확장을 담당한다. 엡스타인은 미드스트림(midstream)·다운스트림(downstream) 부문 기업을 중점적으로 자문하며, 정제(refining) 및 재생 연료(renewable fuels) 분야까지 범위를 넓힌다.
“이번 인사는 천연자원 투자은행부문 글로벌 공동대표인 조너선 콕스, 젠 둘리, 제임스 야노스키, 그리고 중형기업 투자은행부문 책임자 존 리처트가 서명한 내부 메모를 통해 전체 조직에 공지됐다.”
두 인물 모두 휴스턴에 근무하며 JP모건 내에서 주요 에너지 허브 역할을 맡게 된다. 배럿은 이전에 페렐라 와인버그 파트너스(Perella Weinberg Partners) 산하 에너지 전문 IB 자문사 TPH에서 근무했고, 사모펀드 화이트 디어 에너지(White Deer Energy)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엡스타인은 JP모건 합류 직전까지 13년간 씨티그룹(Citigroup) 에너지 투자은행 부문에서 미드스트림·다운스트림·정제·재생연료 기업을 담당했다. 그 이전에는 UBS와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에서 경력을 쌓은 바 있다.
용어 해설 및 산업적 배경*1
Mid-cap은 시가총액 기준 중형급(일반적으로 20억~100억 달러) 기업을 지칭하며, 대형 투자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덜 집중해 온 영역이다. Midstream은 원유·가스를 운송·저장·도매하는 단계, Downstream은 정제·판매·화학제품 생산 등 최종 소비자에 가까운 단계를 의미한다. 이들 용어는 북미 에너지 산업 분석에서 자주 사용되지만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낯설 수 있어 별도 설명을 덧붙인다.
전문가 시각*2
이번 영입은 JP모건이 저탄소 전환 및 에너지 보안 이슈로 재편 중인 북미 에너지 시장에서 핵심 인재 선점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배럿이 속한 중형 기업 전담 조직은 향후 SPAC 해제 기업, 사모펀드 포트폴리오 기업, 재생에너지 장비 스타트업 등 성장 잠재력을 지닌 고객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엡스타인의 오랜 밸류체인 하위 단계 네트워크는 재생 연료와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프로젝트 금융에서도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형 기관의 채용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별도의 인센티브·유지 전략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에너지 슈퍼사이클’이 둔화되는 국면에도 불구하고 신규 인프라 투자와 탈탄소 전환 자본 수요가 이어지면서 IB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JP모건의 이번 인사는 단순 인력 보강을 넘어, 복합 에너지 밸류체인의 전문적·지리적 커버리지를 강화하려는 장기 전략상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 자본시장 현황*3
현재 유가 변동성과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전통적 석유·가스 기업과 신재생 기업 간 자본 조달 패턴이 다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글로벌 은행들은 산업별 특화 인력을 확보해 복잡한 구조화 금융, M&A, ESG 연계 대출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JP모건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고객 밀착형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텍사스 휴스턴이 북미 에너지 산업의 물류·기술 허브라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신임 전무가 현지에서 직접 고객과 접점을 넓히는 것은 속도·효율성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 향후 JP모건이 배럿과 엡스타인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모펀드, 민간 인프라 투자가, 중견 정유사와의 딜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 전망*4
에너지 시장이 구조적 변곡점을 맞고 있는 가운데, JP모건의 공격적 인재 영입이 경쟁사에도 도미노 채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투자은행 업계는 2025년 하반기 미 연준의 금리 정책 및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대형 M&A 및 채권 발행 물량이 재개될지 여부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불확실성이 클수록 경험 많은 전문 은행가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채용이 단기 비용을 상쇄할 만한 수익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