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스텁허브, 수요예측 경쟁률 20배…기대감 고조

티켓 리셀링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가 미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진행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북빌딩)에서 공모주 물량의 20배가 넘는 주문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초기 반응은 기술 기반 소비자 플랫폼에 대한 억눌린 투자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북빌딩(수요예측)은 기업공개(IPO) 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희망 공모가 범위 내에서 주문을 받는 절차를 뜻한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텁허브는 오는 16일(현지시간)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며, 전체 3,400만 주를 주당 22~25달러에 배정해 최대 8억5,100만 달러를 조달하고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92억 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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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텁허브는 올해 4월, 미국의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IPO 로드쇼(기업설명회)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당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가 글로벌 증시를 흔들면서 주요 딜(거래)이 사실상 멈춰 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나 여름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관세 우려 완화,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의 사상 최고가 행진이 맞물리며 미국 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최근 미 증시에서 확인된 ‘IPO 랠리’는 스텁허브뿐만 아니라 △스웨덴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 △암호화폐 관련 기업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됐다. 특히 클라르나는 오랜 기다림 끝에 상장 하루 만에 급등하며 핀테크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를 다시 끌어올렸다.

또한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 상장한 카페 체인 ‘블랙 록 커피 바(Black Rock Coffee Bar)’는 공모가를 웃도는 시초가를 형성했다. 이는 소비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기업에 대한 시장 신뢰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스텁허브는 어떤 회사인가

스텁허브는 2000년 제프 플루어(Jeff Fluhr)와 현 최고경영자(CEO) 에릭 베이커(Eric Baker)가 공동 창업했다. 2007년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eBay)3억1,000만 달러에 스텁허브를 인수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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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커 CEO는 2006년 비아고고(viagogo)라는 유럽 기반 티켓 리셀링 회사를 따로 세웠고, 2020년에는 eBay로부터 스텁허브를 40억5,000만 달러에 역인수하는 ‘되사기’(buyback) 거래를 성사시켰다. 현재 스텁허브는 미국·유럽·아시아 등지에서 스포츠 경기, 콘서트, 페스티벌 등 각종 이벤트 티켓을 재판매(세컨더리 마켓)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티켓 리셀링은 구매자가 이미 소유한 티켓을 다른 소비자에게 되파는 2차 거래 방식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은 거래 수수료를 수취해 수익을 창출한다. ‘오버 서브스크립션(oversubscription)’은 공모주 청약 물량보다 투자자 주문이 많아진 상황을 뜻한다. 이번 스텁허브 사례처럼 20배 이상 수요가 몰리면 희소성 효과가 커져 공모가가 상단(25달러)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전문가 분석 및 전망

투자은행(IB) 업계는 스텁허브의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 글로벌 유통망, 그리고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티켓 온라인 거래 수요 증가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팬데믹 이후 대면 행사 재개, 라이브 콘서트 붐이 다시 일면서 티켓 거래 시장은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는 것이 월가 분석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JP모건·골드만삭스가 공동 주관사(리드 언더라이터)로 참여한다는 점은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상장 시 초대형 블록딜(대량 주식거래)이 동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경기 둔화·소비 침체 리스크가 본격화될 경우 티켓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중장기 리스크로 꼽힌다.

IPO 이후 스텁허브는 뉴욕증권거래소에 ‘STUB’라는 티커로 상장될 예정이다. 국내 투자자 역시 해외주식 매매 서비스(해외 주식 직구)를 통해 해당 종목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해외주식 특유의 환율 변동, 거래 시간 차(시차) 등을 감안해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잘 모를 수 있는 용어 해설

오버 서브스크립션(Over-subscription) : 공모주 청약에서 배정 물량보다 더 많은 주문이 들어온 상태로, 경쟁률이 높을수록 투자 수요가 강하다는 뜻이다.

로드쇼(Roadshow) : 기업이 IPO 전후로 투자자를 만나 사업 모델·재무 현황을 설명하는 순회 설명회다.

핀테크(FinTech) :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 기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BNPL(Buy Now, Pay Later) : 소비자가 지금 물건·서비스를 받고 나중에 분할 결제하는 ‘선구매 후결제’ 방식이다.


종합

스텁허브의 흥행은 뉴욕증시에 중국 경기 둔화·금리 불확실성 등 복합 악재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빅딜 수요’가 얼마나 견조한지를 보여준다. 향후 공모가·시초가 흐름은 물론, 향후 6개월 보호예수(락업) 물량 해제 시점의 주가 변동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