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선물시장 급등 — ICE 재고 감소와 기상이변 우려가 겹치다
12월 아라비카 커피(KCZ25) 선물은 금요일 종가 기준 +11.05센트(+2.79%) 급등했으며, 1월 ICE 로부스타 커피(RMF26) 선물도 +118달러(+2.60%) 상승 마감했다. 가격 급등의 직접적 촉매는 ICE 인증 재고의 빠른 축소로 요약된다.
2025년 11월 8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브라질산 수입 커피에 대한 50% 관세가 도입되면서 ICE 커피 재고가 가파르게 줄었다. ICE가 모니터링하는 아라비카 인증 재고는 금요일 기준 417,478포대로 1.75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고, ICE 로부스타 재고는 5,926계약으로 3.5개월래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 내 생두의 약 3분의 1이 브라질에서 들어오는 만큼, 관세 부담으로 미국 바이어들이 브라질 커피 신규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나며 국내 공급이 더 타이트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글로벌 기상 이슈도 가격을 지지했다. 브라질 민간 기상사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Somar Meteorologia)는 월요일 보고에서, 브라질 최대 아라비카 산지인 미나스제라이스가 10월 31일로 끝난 주에 강수량 33.4mm를 기록해 역사적 평균의 75%에 그쳤다고 밝혔다. 그에 앞선 주에는 정상치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또한 목요일에는 태풍 칼마기(Kalmaegi)가 베트남 남부에 상륙했고, 베트남 기상청은 커피 주산지인 중부 고원(Central Highlands) 전역의 집중호우가 급경사 홍수와 산사태를 유발해 로부스타 작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9월 16일, 남반구 10~12월 라니냐 발생 확률을 71%로 상향했다. 이는 브라질에 과도한 건조를 가져와 2026/27 커피 작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시나리오로,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의 생산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급 측 상쇄 요인도 제시된다. 베트남 통계청은 목요일, 2025년 1~10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131만 톤(1.31 MMT)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2025/26 베트남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6% 늘어난 176만 톤(1.76 MMT, 2,94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 커피·코코아 협회(Vicofa)도 10월 24일, 날씨가 우호적이면 2025/26 시즌 생산이 전년 대비 1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세계 최대 로부스타 생산국이다.
한편, 아라비카 가격의 하방 요인으로는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50% 관세가 조만간 해제될 수 있다는 관측이 거론된다. 지난주 월요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고 평하며,
“미·브라질 통상 문제에 대해 수일 내 ‘결정적 해결책(definitive solution)’이 나올 수 있다.”
라고 밝혔다.
국제커피기구(ICO)는 10월 6일, 현 행사가격 연도(10월~8월) 전세계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0.2% 증가한 1억2,792만 포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공급과 수출 능력이 대체로 적정함을 시사하는 지표로, 가격에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브라질 작황 전망 하향은 가격 지지로 이어졌다. 브라질 공영 작황예측기관 코나브(Conab)는 9월 4일, 브라질 2025년 아라비카 생산 추정치를 3,700만 포대에서 3,520만 포대(-4.9%)로 낮췄다. 동시에 브라질 2025년 총 커피 생산 전망도 5,570만 포대에서 5,520만 포대(-0.9%)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 농무부(USDA) 산하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2025/26 전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사상 최고치 1억7,868만 포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는 아라비카 생산이 -1.7% 감소한 9,702만2,000포대, 로부스타 생산이 +7.9% 증가한 8,165만8,000포대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브라질 2025/26 생산 +0.5% 증가(6,500만 포대), 베트남 +6.9% 증가(3,100만 포대)로 4년래 최고가 예상됐다. 또한 2025/26 기말 재고가 2,275만2,000포대(2024/25)에서 +4.9% 증가한 2,281만9,000포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해석과 체크포인트
1) 관세와 재고의 상호작용 — 미국의 50% 관세는 수입단가를 끌어올려 브라질산 신규 계약의 취소와 지연을 유발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내 단기 현물 가용 물량 축소가 발생했고, 이는 ICE 인증 재고의 추가 방출과 선물가격 지지로 연결됐다. 관세가 조기 해제될 경우에는 물류와 계약이 정상화되며 단기 가격 변동성 확대와 조정 압력이 불가피할 수 있다. 반대로 관세 지속 시에는 미국-브라질 간 조달 왜곡이 이어져 북미 현물 타이트니스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
2) 기후 리스크의 비대칭성 — 라니냐(La Niña) 가능성 상향(71%)은 브라질 건조 위험을 부각시키는 반면, 베트남은 태풍·집중호우 리스크가 도사린다. 한쪽은 수분 스트레스, 다른 한쪽은 침수·병해 위험이 커지며, 품종별로는 아라비카·로부스타에 상이한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로선 단기 악천후 우려가 가격 상방을 받치는 한편, 베트남의 구조적 공급 증가가 중기 하방을 견인하는 구도다.
3) 펀더멘털의 미묘한 균형 — ICO 수출 증가(+0.2%)와 FAS의 사상 최대 생산 전망은 중장기 공급 여유를 시사한다. 그럼에도 Conab의 브라질 감산, ICE 재고 저점, 기상이변이 결합해 단기 타이트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정책(관세), 기상(라니냐·태풍), 물류(계약 취소·선적 지연)라는 세 축이 당분간 가격 변동성을 주도할 공산이 크다.
투자자·수요처 체크리스트: 관세 협상 타임라인,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강우 회복 여부, 베트남 중부 고원 피해 규모, ICE 인증 재고의 방향성, ICO 월간 수출 속도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단기 스퀴즈 위험과 중장기 공급 완화 간 힘의 균형을 평가할 수 있다.
용어·기관 설명
ICE 인증 재고: 국제거래소(ICE)가 등급·규격을 검증해 인도 가능 상태로 보관하는 재고로, 선물시장 가격의 현물 연계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bags(포대)’는 업계 표준 단위이며, ‘lots(계약)’는 거래소의 정해진 거래단위를 뜻한다.
아라비카·로부스타: 아라비카는 품질·산미 측면에서 프리미엄으로 거래되는 반면, 로부스타는 카페인 함량과 수확 용이성으로 대량 블렌드·인스턴트에 널리 쓰인다. 브라질은 아라비카 중심, 베트남은 로부스타 중심의 최대 생산국이다.
NOAA·라니냐: NOAA는 미국의 공식 기상기관으로, 라니냐는 열대 태평양 냉수 편차가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남미 주요 산지의 강수 패턴 변화를 통해 커피 생육·수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onab·ICO·USDA FAS: Conab는 브라질의 공공 작황예측기관, ICO는 커피 관련 국제기구, USDA FAS는 글로벌 농산물 생산·무역을 전망하는 미국 정부기관이다. 세 기관의 수치·전망은 공급 측 펀더멘털을 판단하는 핵심 근거로 활용된다.
마켓 데이터 요약
• 가격: 아라비카 12월물 +2.79%, 로부스타 1월물 +2.60% 급등 마감.
• 재고: ICE 아라비카 417,478포대(1.75년래 최저), ICE 로부스타 5,926계약(3.5개월래 최저).
• 정책: 미국의 브라질산 커피 50% 관세로 신규 계약 취소와 미국 내 공급 타이트.
• 기상: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강수 부족, 베트남 남부 태풍 칼마기 상륙 및 중부 고원 홍수·산사태 우려, NOAA 라니냐 확률 71%.
• 공급: 베트남 2025/26 생산 +6% 전망(4년래 최고), 2025년 1~10월 수출 +13.4%. ICO 10~8월 글로벌 수출 +0.2%. Conab 브라질 2025 아라비카 -4.9%로 하향.
• 전망: USDA FAS, 2025/26 세계 생산 +2.5%로 사상 최대, 아라비카 -1.7%·로부스타 +7.9%, 기말 재고 +4.9%.
공시 및 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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