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의 부정적 의견으로 주가가 6% 이상 급락하며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FDA 항암제 자문위원회는 Blenrep(성분명: belantamab mafodotin)에 대해 “승인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자문위는 안구 부작용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Blenrep은 2022년 말 다발성 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에서 주요 시험 목표를 충족하지 못해 미국 시장에서 자발적 회수된 바 있다. 이후 GSK는 ▲다른 약물과의 병용요법에서 전체 생존기간(OS) 개선을 확인한 두 건의 새로운 3상 데이터를 근거로 재승인을 시도했으나, 이번 자문위 투표에서 부정적 결론을 받아 재진입 계획이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다.
주가 및 시장 반응
18일 런던 증시에서 GSK 주가는 장중 1,315펜스까지 떨어지며 최대 7% 하락했다. 이는 FTSE100 지수(0.2% 상승) 내에서 가장 큰 낙폭이다. 이번 낙폭까지 합산하면 GSK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 하락한 상태다.
바렌버그와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FDA가 통상 자문위 권고를 따르는 점을 고려할 때, 다음 주 예정된 공식 결정에서 승인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회사 측 입장
GSK는 전날 성명을 통해 “Blenrep의 이익·위험 프로파일에 여전히 확신을 갖고 있으며, FDA와 긴밀히 협조해 최종 검토 절차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Blenrep의 연매출 잠재치(피크 세일즈)를 30억 파운드(약 40억 달러) 이상으로 제시해 왔다. 현재 10여 개국에서 허가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용어·배경 설명
*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은 골수 내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난치성 혈액암이다. 기존 치료가 실패한 재발·불응성 환자에서 새로운 표적·항체치료제 수요가 크다.
belantamab mafodotin은 항BCMA( B-cell maturation antigen) 단클론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연결한 항체-약물 결합체(ADC)다. 특정 암세포 표면 항원을 인식해 약물을 직접 전달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기전이다. 다만 눈 각막에 독성이 나타날 수 있어 정밀 모니터링이 필수다.
전문가 시각
FDA가 자문위 결정을 뒤집고 승인을 강행할 여지는 존재하지만, 역사적으로 자문위 권고와 상반된 결론이 나온 비율은 매우 낮다(약 10% 내외). GSK로서는 코로나19 백신 매출 둔화 이후 신규 파이프라인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어서 이번 결과는 전략적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들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및 신규 면역항암제 프로젝트 등의 진행 속도에 더 주목할 전망이다.
현재(1파운드=0.7449달러 기준) 환율로 환산한 Blenrep의 예상 피크 세일즈는 약 40억 달러에 달하지만, 승인 지연 및 시장 신뢰 하락으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향후 GSK는 △추가 임상 설계 변경 △안구 부작용 완화 전략 개발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승인 절차 가속화 등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FDA의 최종 결정은 다음 주(7월 3주 차)로 예정돼 있다. 제약업계와 투자자들은 승인 여부뿐 아니라 조건부 승인 또는 재보완 요구 등 부가 조치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