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회의 앞두고 국채 수익률 하락…뉴욕증시 또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

뉴욕증시가 15일(현지시간) 국채 수익률 하락에 힘입어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쓰며 상승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7% 오른 5,684.21, 나스닥100 지수는 0.84% 상승한 19,922.35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11% 오르며 비교적 소폭 상승에 그쳤으나, 세 지수 모두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0.43%, 같은 만기의 E-미니 나스닥 선물은 0.80% 상승했다. E-미니 선물은 정규장 이전에 지수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대표적 파생상품으로, Electronic Mini의 약어다. 이 선물가격이 오르면 통상 현물지수도 강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일~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이미 100%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50bp 전격 인하 가능성(5% 확률)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날 4.04%로 2bp 하락하며 주식 시장 랠리에 기여했다.

주목

시장의 관심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쏠린다. 파월 의장이 얼마나 완화적(dovish) 톤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주식·채권·달러 모두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선물시장은 올해 말까지 추가로 약 68bp의 추가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시장은 “알파벳·테슬라·아마존·메타 등 ‘빅테크’가 다시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점을 주목한다.

알파벳 클래스A(GOOGL)는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4% 넘게 급등했다. 테슬라는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10억 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3% 이상 올랐다. 이 밖에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도 1% 안팎의 견조한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 전반을 끌어올렸다.

반도체 섹터, 미·중 무역 우려 속에서도 강세

반도체 업종ASML(6%↑)·인텔(3%↑)·KLA(2%↑)·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글로벌파운드리즈·ARM·AMD·브로드컴(모두 1% 이상 상승)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다만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중국 정부의 반덤핑 조사 착수 소식으로 2% 넘게 하락했다. 중국은 TI가 생산하는 특정 전력반도체를 겨냥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2020년 멜라녹스 인수 과정에서 반독점법 위반이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美 지표 부진 → 연준 추가 완화 기대 강화

뉴욕연은이 집계한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8.7로, 전월보다 20.6포인트 급락하며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당초 시장 컨센서스는 +5.0이었으나 큰 폭으로 빗나갔다. 이는 제조업 경기 위축을 시사하며, 연준의 완화적 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재료로 작용했다.

주목

이번 주 일정 가운데 17일 발표될 8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4% 증가가 예상된다. 같은 날 산업생산은 0.3% 감소, 주택시장 심리를 보여주는 NAHB 주택시장지수는 33으로 1포인트 상승이 전망된다. 18일 FOMC 직후에는 주간 실업수당청구건수 역시 24만 건으로 감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제 금리 동향

유럽 채권시장도 미국과 보조를 맞췄다. 독일 10년물 국채(분트) 수익률은 2.691%로 2.4bp,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은 4.633%로 3.8bp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인 로베르트 코허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끝났거나 그 부근에 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사회의 이사인 이자벨 슈나벨은 “서비스·식료품 물가, 재정정책 등 상방 위험이 여전하다”며 동결 기조를 옹호했다.

국채시장의 약세 요인으로는 미국 행정부의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도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시도했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에 몸담은 스티븐 미런이 연준 이사직 겸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유럽·중국발 성장 둔화 우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지목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은 주로 중국 경기 둔화에서 기인한다. 중국의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5.2%(전년 대비)로 시장 예상치인 5.6%를 밑돌았고, 소매판매도 3.4% 증가에 그쳤다. 실업률은 5.3%로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규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3% 하락하며 2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한편 지난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내렸다. 높은 국가부채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유다.

섹터·개별 종목 움직임

비(非)기술주 중에서는 씨게이트(7%↑), 웨스턴디지털(4%↑)이 BofA 증권의 목표주가 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작물보호제와 종자사업 분사를 검토 중인 코르테바는 KeyBanc가 부정적 견해를 제시하면서 5% 급락했다. 빌더스퍼스트소스는 웨드부시의 투자의견 하향으로 2% 밀렸고, 아스트라제네카·헬스케어리얼티트러스트 등도 브로커 리포트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낯선 용어 해설

  • E-미니 선물: CME가 전자거래 전용으로 상장한 주가지수 선물로, 표준 선물 대비 계약 규모가 1/5 수준이라 개인도 쉽게 접근 가능하다.
  • bp(베이시스포인트): 금리나 스프레드 변화를 나타내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p다.
  •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 뉴욕연은이 매달 발표하는 뉴욕주 제조업 업황지수로, 0을 기준으로 +면 경기 확장, –면 위축을 뜻한다.

전문가 의견: 시장은 이미 첫 금리 인하를 100% 확신하고 있어, 파월 의장이 추가 완화 시사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2026년 말 장기 중립금리(r*) 전망치가 하향될 경우 기술주 중심의 모멘텀이 지속될 여지가 크다. 반면 예정보다 매파적인 발언이 나오면, 저점매수(Buy the Dip) 이후 숨 고르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다음 날 발표되는 8월 소매판매·산업생산·주택지표는 FOMC 결과가 미치는 단기 파급력을 가늠할 만한 선행지표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지표 결과가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하더라도 ‘연준이 뒤를 받쳐준다’는 확신 아래 위험자산비중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정리하면 미국 주식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빅테크 실적 개선·반도체 업황 회복이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 유럽 재정불안, 연준 독립성 논란 등 중·장기 리스크 요인이 산적해 있어 향후 변동성 지수(VIX) 급등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