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회의 기대감 속 S&P 500과 나스닥 100 또다시 최고치
뉴욕증시가 15~16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하루 앞두고 S&P 500, 나스닥 100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써냈다.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7% 오른 5,422.19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1% 상승한 40,031.77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0.84% 뛴 18,725.66으로 마감했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43%, E-미니 나스닥 100 선물은 0.80% 각각 상승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T-노트) 금리는 2bp(0.02%포인트) 내린 4.04%를 기록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1. 연준 통화정책 ‘25bp 인하’ 100% 반영… 채권·주식 동반 강세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내린 4.00~4.25%로 결정할 가능성을 100%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심지어 50bp 인하 가능성도 5%가량 점쳐진다. 연내 추가로 68bp가량 더 인하돼 연말 기준금리가 3.6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기대감이 장기물 금리 하락을 유도하면서 주가 랠리를 부추기고 있다.
FOMC 결정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을 설명할 예정이어서, ‘연내 두 번째 인하’ 시점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2.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비둘기(완화적) 스탠스’ 강화
같은 날 발표된 9월 뉴욕 연은(Empire State) 제조업 지수는 전월보다 20.6포인트 급락한 -8.7로, 월가 예상치(5.0)를 크게 밑돌았다. 세 달 만의 최저치다. 이는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으로 다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연준이 통화완화 공세를 강화할 명분을 제공했다.
그 결과 12월물 10년 T-노트 선물(ZNZ5)은 6틱 올랐고, 수익률은 2.8bp 떨어졌다. 다만 주가 급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덜해지며 채권 가격 상승폭은 제한됐다.
3. 중국 경기 둔화‧무역 리스크, 반도체 일부 종목에 ‘찬물’
중국의 8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5.2%로 전망치(5.6%)를 밑돌았고, 소매판매도 3.4% 증가에 그쳐 기대치(3.8%)를 하회했다. 실업률은 5.3%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규 주택 가격은 27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런 ‘침체 시그널’은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또한 중국 상무부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XN)가 생산하는 특정 반도체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며, 해당 종목은 2% 넘게 급락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은 엔비디아(NVDA)의 2020년 멜라녹스 인수 과정에서 반독점법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해 경고 조치를 내렸다.
4. ‘빅테크‧반도체’ 랠리, 지수 상승 견인
반면 글로벌 빅테크 주식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알파벳(GOOGL)은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80달러로 상향 조정한 영향으로 4% 급등했다. 테슬라(TSLA)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금요일 약 10억 달러어치를 매수한 사실이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확인되면서 3% 상승했다. 이밖에 아마존(AMZN)·메타(META)·마이크로소프트(MSFT)·애플(AAPL)도 1% 이상 올랐다.
반도체 섹터에서는 ASML이 6% 넘게 뛰며 나스닥 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인텔(INTC)과 KLA,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 램리서치(LRCX) 등이 2~3% 내외 오름세를 보였다. ARM, AMD, 브로드컴(AVGO)도 1% 이상 상승했다.
5. 개별 종목 뉴스
※ 용어 설명
• 티크(틱): 채권·선물 등 파생상품 가격 변동의 최소 단위.
• bp(베이시스 포인트): 1bp = 0.01%p(퍼센트포인트).
• Empire State 지수: 뉴욕 연은이 집계하는 제조업 경기 체감지수.
하드디스크 제조사 시게이트(STX)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목표주가를 170달러에서 215달러로 올리자 7% 급등, S&P 500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웨스턴 디지털(WDC)도 BoA 상향 조정(100→123달러)으로 4% 뛰었다.
이 밖에 오라클(ORCL)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틱톡 거래’ 재추진 가능성을 언급한 뒤 3% 상승했다. 멜리우스리서치가 ‘매수’ 의견을 제시한 이튼(ETN)은 2% 올랐다. TKO그룹(TKO) 역시 10억 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해 1% 이상 상승했다.
반면 농화학 기업 코르테바(CTVA)는 종자·농약 부문 분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5% 하락했다. 빌더스퍼스트소스(BLDR)는 웨드부시가 ‘아웃퍼폼 → 중립’으로 강등해 2% 밀렸다. 아스트라제네카(AZN)·헬스케어리얼티트러스트(HR)도 증권사 투자의견 하향으로 1% 안팎 떨어졌다.
6. 유럽‧채권‧환율 동향
유럽증시에서는 유로 Stoxx 50 지수가 0.92% 올라 3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발 약세로 상하이종합지수는 0.26%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225는 ‘노인의 날’ 휴장으로 거래가 없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2.4bp 내려 2.691%에 마쳤고,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3.8bp 내린 4.633%로 집계됐다. 한편 피치레이팅스는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국가부채 증가를 이유로 국가신용등급을 ‘AA- → A+’로 한 단계 강등했다.
7. 이번 주 주요 일정
17일 발표될 8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 자동차 제외 소매판매는 0.4% 증가가 예상된다. 같은 날 8월 제조업 생산은 -0.3% 감소가 전망된다. 18일에는 9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가 1포인트 상승한 33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발표될 미국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000건 감소한 24만 건으로 추정된다.
8. 기자 해설 및 전망
현재 시장은 ‘연준 피벗’(긴축→완화 전환)을 기정사실로 여기며, 자산배분 전략에서도 주식·채권 동시 매수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중국발 수요 위축과 미국 내 제조업 둔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 리스크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4분기에는 유가 반등 및 중동 지정학 변수까지 겹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기대감만으로 위험자산을 과도하게 추종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FOMC 점도표(경제전망표)의 연말 기준금리,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진단, △11월 대선 레이스가 통화정책에 미칠 ‘정치적 압력’ 여부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독립성 훼손 이슈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