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결정 앞두고 달러 소폭 상승…주택 지표 부진·연준 독립성 우려는 부담

[달러 지수 0.07%↑] 미국 달러화가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소폭 강세를 나타냈다. 대표적 달러화 가늠자 역할을 하는 달러 인덱스(DXY)는 전장 대비 0.07% 오른 104선 초반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세에 따른 유동성 선호가 달러 수요를 끌어올렸지만, 미 8월 주택 지표 부진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상승 폭을 제한했다.

2025년 9월 1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날 회의를 마치는 즉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bp) 인하할 가능성이 시장 가격에 100% 반영돼 있다. 일부 트레이더는 0.50%포인트 인하(7% 확률)까지 점치고 있으며, 연말까지 추가로 두 차례(총 세 차례) 추가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86%로 평가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말 기준금리가 현행 4.33%에서 평균 3.64%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완화 기대는 통상 달러의 매력을 떨어뜨리지만, 글로벌 주식 변동성 확대와 안전자산 선호가 일시적인 달러 수요를 되살리고 있다.

주목

주택 지표 충격…건설경기 ‘경고등’

미 상무부가 발표한 8월 주택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8.5% 감소한 130만7천 채로, 시장 예상치(136만5천 채)를 크게 밑돌았다. 건축허가는 전월 대비 3.7% 줄어든 131만2천 건으로 5년 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 시장 냉각 우려는 구리·은 등 산업용 금속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연준 독립성 흔드는 정치 리스크

“대통령의 연준 관여 시도가 해외 투자자의 달러 자산 매도를 부를 수 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릴 쿠크 연준 이사를 해임하려 한다는 보도와,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 소속 스티븐 미랜이 동시에 연준 이사직을 겸임하려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연준의 독립성 훼손 가능성은 달러의 중장기 신뢰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유로·엔·귀금속 동향

유로/달러(EUR/USD)는 0.09% 하락했다. 같은 날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CPI)가 잠정치 2.1%에서 2.0%로 하향 수정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다소 높아졌다. 다만 ECB는 이미 인하 사이클을 사실상 마감했다는 인식이 강해, ‘통화정책 디버전스’가 향후 유로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달러/엔(USD/JPY)은 0.16% 하락하며 엔화가 1.75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자민당 차기 총재 선거에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확장적 재정정책 기대가 엔화 강세를 자극했다. 미 국채 수익률 하락도 엔화 매수세를 부추겼다. 같은 날 발표된 일본 8월 수출은 전년 대비 0.1% 감소(예상 -2.0%), 수입은 5.2% 감소(예상 -4.1%)해 엔화에 엇갈린 영향을 미쳤다.

주목

금·은 가격 조정…그러나 장기 상승 모멘텀 유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은 온스당 8.50달러(0.23%) 하락했고, 12월물 은은 0.542달러(1.27%) 하락했다. 달러 강세와 FOMC 결과를 앞둔 차익실현 매물이 귀금속 시장을 압박했다. 그러나 전일 근월물 금이 사상 최고가 3,698.60달러, 은이 14년 만의 최고가를 각각 경신한 점을 고려하면, 연준 완화 기대와 지정학적 위험이 하락 폭을 제한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가 최근 의회 불신임으로 사퇴하고, 일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등 정치 불확실성이 금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한 기관 매수도 이어져 금 ETF 보유고는 2년 3개월 만의 최고치, 은 ETF는 3년 만의 최고치다.


용어·지표 해설

DXY(달러 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출한 지수로, 100을 기준선으로 삼는다. 수치가 오르면 달러 가치가 상승했음을, 내리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연 8회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를 조정한다. ‘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를 뜻하며, ‘-25bp 인하’는 금리를 0.25%포인트 낮춘다는 의미다.

주택착공·건축허가는 미국 경기 선행지표로, 주택 경기 둔화는 소비·설비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달러는 연준 완화와 정치적 불확실성에 눌리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될 경우 ‘안전자산 달러’ 수요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면서 “변동성 확대로 외환·귀금속 시장 모두 방향성보다 가격 변동폭에 주목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또한 “금과 은은 고점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ETF 유입이 가격 하단을 지지하고 있어, 조정 구간이 매수 기회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