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류 대기업 FedEx(페덱스)가 2025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순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2026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시장 기대치 이하로 제시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소액 직구 물품에 적용되던 ‘디 미니미스(de minimis)’ 관세 면제 제도를 폐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5년 9월 18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FedEx는 자사 첫째 분기의 조정 순이익이 9억1천만 달러(주당 3.83달러)로 전년 동기의 8억9천만 달러(주당 3.60달러) 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 측은 2026 회계연도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17.20~19.00달러로 제시했으며, 이는 LSEG 집계 애널리스트 컨센서스(18.21달러)의 중간값보다 소폭 낮다.
‘디 미니미스’ 제도란?
‘De minimis’는 라틴어로 ‘하찮은’이라는 뜻을 가진 세법 용어다. 미국에서는 1900년대 초부터 상품가액이 800달러 이하이면 관세·부가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로 자리 잡아, 이른바 ‘직접구매(직구)’ 시장의 성장 발판이 돼 왔다. FedEx·UPS 같은 특송업체는 해당 제도를 활용해 해외 제조업체로부터 물량을 대량 운송해 왔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홍콩발 소액 배송 물량이 급증하며 미국 내 제조업 생태계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 2025년 5월 2일부로 중국·홍콩발 물품에 대한 디 미니미스 면제를 중단했다. 이어 8월 29일에는 모든 국가로 확대 적용했다. FedEx는 해당 정책으로
“연간 약 14억 개에 달하는 미국 입항 소액 화물의 3/4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됐다”
고 지적했다.
FedEx 주가는 이 같은 가이던스 하향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 성과에 대한 시장 기대감으로 장 마감 후(애프터마켓) 거래에서 약 6% 상승했다.
실적 세부 지표*모든 수치는 달러 기준
• 1분기 매출: 222억 달러(전년 216억 달러)
• 1분기 조정 순이익: 9억1천만(전년 8억9천만)
• EPS: 3.83(전년 3.60)
FedEx는 2023년부터 ‘드라이브(Drive)’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비행기 감편·시설 통합·사업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회사는 2026년 회계연도 말까지 10억 달러 추가 절감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물류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디 미니미스 종료에 따른 운송량 감소가 단기적 타격으로 작용하겠지만, 글로벌 e커머스 구조가 이미 고착화돼 있어 장기 수요는 견조할 것”이라 전망한다. 다만 관세 부과로 인해 해외 판매 업체가 미국 내 풀필먼트 센터를 신규 설립할 가능성이 높아져, FedEx의 택배·내륙 운송 부문으로 주문이 이동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FedEx 경영진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디 미니미스 폐지 효과가 향후 수 개 분기 동안 점진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운임 인상과 네트워크 효율화를 통해 영향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향후 관전 포인트
①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의 관세 징수 시스템 정비로 국경 통관 리드타임이 길어질 경우, FedEx의 SLA(서비스 수준) 지표가 변동될 가능성.
② 경쟁사 UPS·DHL도 동일한 정책 영향을 받는 만큼, 운임 전가 정책과 시장점유율 경쟁의 향배.
③ 미·중 간 무역 정책 추가 변경 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도가 빨라져, 항공·해운 운임 지수가 동반 변동할 가능성.
FedEx는 “비용 구조 혁신과 서비스 다각화로 2026년까지 영업마진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업계는 항공화물 수요 회복세와 비용 절감 효과가 동시에 작동할 경우, FedEx의 장기 가치는 여전히 높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