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무역합의 소식에 힘입어 1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은 관세 위험 완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기대, 유럽 통화 약세 등 복합 요인을 반영하며 달러 매수세를 확대했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지수(DXY)는 이날 +0.72% 상승한 1주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EU·미국 간 새 무역협정 체결과 미·중 휴전 연장 가능성이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였으며, 동시에 달러 수요를 자극했다.
달러지수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날 상승세에는 유로화 약세도 기여했는데, 이는 새 무역협정이 미국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무역합의 주요 내용과 시장 반응
EU와 미국은 27일(현지 시각) ▲EU 수출품의 약 85%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합의안에 서명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거론됐던 최대 50% 관세 위협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세 강도 완화가 기업 실적과 교역 흐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관세 인하 폭이 미국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분석이 우세해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0.91% 하락, 1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 통화정책 기대감
투자자들은 29~30일 열리는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3%로 반영했고, 9월 회의에서는 같은 폭 인하 가능성을 63%로 가격에 반영했다.
같은 날 발표된 7월 댈러스 연은 제조업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3.6포인트 급등한 0.9를 기록해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시장 예상 -9.0). 예상 밖 개선은 달러 추가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환시장: 엔화·유로화 동향
엔/달러 환율은 +0.35% 상승(엔화 약세)하며 1주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EU·미국 무역합의와 미·중 휴전 연장설로 안전자산 수요가 완화됐고, 미 국채금리 상승이 엔화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일본 정치 변수도 주목됐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7월 20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과반을 상실한 뒤에도 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자민당 의석 감소로 재정지출 확대·감세 가능성이 부각되며 일본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엔화 약세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편 유로화는 ECB 정책 기대와 역풍 요인이 교차했다. ECB 집행이사회 카지미르 위원이 “9월 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발언하며 일부 매수세를 유도했으나, 무역합의 불균형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며 유로화는 하락 마감했다. 이머징 통화 대비 달러 강세도 두드러졌다.
귀금속·원자재 시장
8월물 금 선물은 -0.90% 하락하며 2.5주 최저치를, 9월물 은 선물은 -0.30% 하락하며 1주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달러, 위험선호 심리 개선, S&P 500 사상 최고치 경신이 안전자산 수요를 감소시킨 영향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중동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위험, 상장지수펀드(ETF)에서의 금·은 보유량 확대는 하방 지지 요인으로 남아 있다. 전주 금 ETF 보유량은 2년 만에 최고, 은 ETF 보유량은 3년 만에 최고로 집계됐다.
용어·지표 설명
• 달러지수(DXY): 미국 달러를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6개 통화 바스켓과 비교해 산출한 지수다. 값이 오르면 달러 가치가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금리·유동성 등을 조정한다. 매년 8회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 연방기금선물: 투자자들이 향후 연준 기준금리를 전망해 거래하는 파생상품이다. 시장의 금리 인하·인상 기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 댈러스 연은 제조업 전망지수: 텍사스 지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을 통해 산출된다. 0을 기준으로 플러스면 경기 확장, 마이너스면 수축을 나타낸다.
전망과 시사점
시장 전문가들은 EU·미국 관세 합의가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미·중 협상 연장, 유럽 경기 둔화, 일본 정치 불확실성, 연준·ECB 정책 방향 등 여전히 변수는 많다.
특히 7월 FOMC 결과가 “동결”일 경우,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예상과 달리 완화적 스탠스로 전환되면 단기 조정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무역 리스크 완화는 긍정적이지만, 통화정책과 지정학 리스크가 교차하며 하반기 달러·원자재·주식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