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형 증권사 DA 데이비드슨이 협업 개발 플랫폼 기업 깃랩(GitLab)에 대한 첫 리서치를 발표하며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부여했다. 목표주가는 50달러로 제시돼 현 주가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이 열려 있지만, 단기 성장 동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슨은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할인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6~12개월 동안 주가를 끌어올릴 확실한 촉매가 부족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투자자들은 ‘저평가 매력’과 ‘성장 불확실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 사이에서 셈법을 복잡하게 계산하기 시작했다.
깃랩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소프트웨어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Expanded Tech-Software ETF가 6%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새로운 생성형 인공지능(AI) 코드 작성 툴이 시장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전통적 협업형 개발 플랫폼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기업들의 개발자 인력 감축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주가 하락세를 부추겼다.
깃랩은 2026 회계연도 2분기(5~7월) 순증가 매출(넷 뉴 레베뉴)을 약 1,200만 달러로 가이던스했다. 이는 전년 동기 1,300만 달러보다 낮은 수치다. 데이비드슨은 “과거 깃랩은 분기마다 평균 600만 달러 정도 가이던스를 상회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비트 앤 레이즈(beat and raise)’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증권사는 최근 영업 현장 점검(field check) 결과 ▲계약 체결 주기 장기화 ▲조직 내 예산 재편과 같은 보수적 기류를 확인했다며, ‘상회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 가능성에는 의구심을 표했다. 이어 “경영진이 연간 가이던스를 조심스럽게 유지할 공산이 크며,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더라도 그만큼만 연간 전망치를 미세 조정하는 선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 촉매 부재를 보완할 잠재 변수가 바로 AI 기반 툴셋 ‘GitLab Duo’다. 데이비드슨은 Duo가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하려면 2026 회계연도 하반기(8~1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AI 코딩 보조 기능은 고객사 내 개발 프로세스와 보안 규정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도입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깃랩은 2026년 자유현금흐름(FCF) 기준 약 26배(P/FCF)에 거래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동종업종 평균이 34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하기 어려울 만큼 싸다(too cheap to ignore)”는 것이 데이비드슨의 평가다. 이 같은 저평가 매력은 잠재적 인수·합병(M&A) 후보로 부각될 여지도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 성장성 회복 신호가 없다는 점에서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유지됐다.
■ 알기 어려운 용어 해설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CAPEX) 등을 제외하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기업의 투자 여력과 배당·자사주 매입 능력을 가늠한다.
가이던스(Guidance)는 기업이 향후 실적에 대해 발표하는 자체 전망치로, 투자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테이크아웃(Takeout) 후보는 다른 기업 또는 사모펀드(PEF) 등에 의해 인수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의미한다.
데이비드슨은 끝으로 “경험적으로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낮을 때, 산업 내 ‘빅테크’ 혹은 전략적 투자자들이 과감한 M&A 카드를 꺼낼 수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성장 스토리를 자력으로 증명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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