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건의료 업종의 구조적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CVS 헬스(NYSE: CVS)가 2025년 들어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025년 9월 13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CVS 헬스는 7월 31일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월가 전망을 뛰어넘는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고, 이에 힘입어 8월 한 달 동안 주가가 18% 뛰어올랐다. 연초 이후 9월 10일 종가 기준 상승률은 65%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약 900억 달러(약 120조 원)로, 여전히 헬스케어 초대형주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낮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건의료 산업 자체가 갖는 성장성과 경기방어 특성이 CVS 헬스의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보건의료비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7% 이상을 차지하며, 2033년까지 연평균 5.8% 확대돼 경제 비중이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한 경기침체기에도 의료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다는 점이 ‘리세션 프루프(Recession-Proof)’ 섹터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킨다. 여기에 베이비부머 세대 고령화로 65세 이상 인구가 2024년 6,200만 명에서 30년 뒤 8,400만 명으로 늘고, 100세 이상 초고령 인구도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 서비스 수요 확대는 장기적으로 CVS 헬스의 사업 전반에 우호적이다.
CVS 헬스, ‘통합 의료 플랫폼’으로 진화
CVS 헬스는 전국 50개 주와 워싱턴 D.C., 푸에르토리코에 약 9,600개 지점을 운영하며, 미국인 85%가 16㎞ 이내(10마일) 거리에서 CVS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단순한 약국 체인을 넘어, 매장 내 클리닉(MinuteClinic)에서 혈액 검사·예방접종·경미한 외상 치료 등 1차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4만 명 이상의 의사·약사·간호사·간호 전문의를 고용하고 있다.
2018년 인수한 Aetna는 피보험자 3,600만 명을 보유한 미국 5위권 건강보험사다. 이처럼 약국·보험·1차 진료를 하나로 묶은 수직 통합 모델은 처방전 시장 점유율 27%이라는 CVS 헬스의 기존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2분기 실적: 매출·EPS ‘어닝 서프라이즈’
2분기 결산에서 CVS 헬스는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EPS를 시현했으며, 연간 EPS 전망치를 기존 6.00~6.20달러에서 6.30~6.4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가이던스 인상’은 시장 신뢰도를 높이며 주가 랠리를 촉발했다.
월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2025년 CVS 헬스의 연간 EPS는 전년 대비 15% 성장, 2026년에는 추가로 13% 성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주가는 여전히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 10배 수준에 머문다. 이는 동종 헬스케어 기업 대비 할인 거래되고 있음을 뜻한다.
확장 전략: 라이트에이드 매장·처방전 인수
경쟁사 라이트에이드(Rite Aid)가 2025년 5월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하자, CVS 헬스는 해당 기업의 일부 매장과 처방전 파일을 인수해 외형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물리적 네트워크와 데이터 자산을 동시에 확보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주가 변동성과 투자 포인트
다만 최근 CVS 경영진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Medicare Advantage) 플랜의 정부 평가 등급 전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단기 조정이 나타났다. 경영진은 ‘분기 실적 발표 사이에는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난 3년간 주가가 약 30% 하락했음에도, CVS 헬스는 2024년 한 해에만 자사주 4,000만 주를 소각하고 33억 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견조한 현금흐름과 낮은 밸류에이션이 결합돼,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어 풀이
주당순이익(EPS)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선행 P/E는 앞으로 12개월간 예상되는 이익 대비 주가 비율로, 동일 업종 기업 간 상대 가치평가에 활용된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민간 건강보험 플랜으로,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가 등급에 따라 달라진다.
전문가 관전 포인트
1) 수직 통합 구조가 확보한 방대한 고객 데이터는 맞춤형 보험 상품과 예방 의료 서비스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2) 고령화 추세가 뚜렷해질수록 메디케어 의존도가 커지면서, Aetna의 가입자 기반 확대가 기대된다. 3) 유사시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의료 수요는 후퇴 폭이 제한적이므로, 디펜시브(Defensive) 포트폴리오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CVS 헬스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단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CVS 헬스는 미국 보건의료 산업의 구조적 성장, 통합 비즈니스 모델, 견조한 현금흐름이라는 세 가지 축을 바탕으로 장기 투자 매력을 갖춘 종목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