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X 코퍼레이션(NASDAQ: CSX) 주가가 22일(현지 시각) 장 초반 한때 5% 급락했다. 이는 회사가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합병 압박’을 받는 와중에 BNSF 레일웨이와 새로운 인터모달 서비스 협약을 발표한 직후 나타난 반응이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두 철도사는 미 서부와 동부를 직결하는 다수의 신규 해안-간(코스트-투-코스트) 노선을 개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은 합병 선언이 아닌 ‘제휴’ 수준의 발표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신규 노선의 구체적 구성
• 국내 노선 – 캘리포니아 남부↔노스캐롤라이나 샬럿, 캘리포니아 남부↔플로리다 잭슨빌, 애리조나 피닉스↔조지아 애틀랜타 간 직통 서비스.
• 국제 화물 노선 – 뉴욕·뉴저지 항만 및 버지니아 노퍽 항만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를 잇는 신규 서비스.
“이번 연결을 통해 CSX와 BNSF는 서부와 동부를 잇는 더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물류망을 구축하게 됐다”라고 드루 존슨 CSX 인터모달 영업·마케팅 부사장이 밝혔다.
행동주의 투자자 Ancora의 압박
불과 며칠 전 행동주의 펀드 앤코라(Ancora)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가치를 극대화할 합병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서한은 CSX의 ‘저조한 주주 수익률’과 ‘과도한 지출’, ‘운영 효율성 악화’를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투자자 다수는 이사회가 외부 자문사를 선임해 다양한 합병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음을 조속히 공표하길 원한다.”
앤코라는 구체적으로 BNSF 또는 캐나다 퍼시픽 캔자스시티 리미티드(NYSE: CP)와의 통합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가 ‘합병’이 아닌 ‘서비스 제휴’에 그치면서, 시장의 기대치는 냉각됐다.
용어 설명: ‘인터모달 서비스’란?
‘인터모달(intermodal)’은 화물을 컨테이너 하나로 트럭-철도-선박 등 복수의 운송 수단을 거쳐 운송하는 방식을 뜻한다. 컨테이너를 갈아싣는 시간·비용을 절약해 속도·비용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내륙과 항만을 연결하는 대표적 물류 솔루션으로, 대륙 횡단 철도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기관투자가 ‘행동주의 압박’의 의미
행동주의 투자자는 지분을 확보한 뒤 기업 전략·지배구조에 변화를 요구해 주가 상승을 도모한다. 이들은 공개서한·주주총회 결의·이사 교체 등을 통해 ‘경영 참여’에 나서며, 최근 미국 철도 업계에서 합병·M&A 드라이브를 거는 주요 세력으로 부상했다.
시장 반응 및 주가 흐름
투자자들은 대규모 합병이 아닌 단순 제휴 소식에 실망하며 매도세로 돌아섰다. 22일 오전 개장 직후 CSX 주가는 전일 대비 최대 5% 하락했다. BNSF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산하 비상장사이므로 직접적인 주가 변동은 확인되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합병이 성사되지 않은 이상, 주가 재평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양사 간 협업이 네트워크 효율성을 개선해 중장기 물류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자 분석 및 전망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한 ‘대륙 횡단 철도 슈퍼 합병’은 규제·독점 논란 등으로 실제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이번 서비스 통합은 동서 해안 간 운송 시간 단축, 컨테이너 회전율 개선, 탄소 배출 절감 등 현실적 이점을 제공한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전기차 배터리·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화물 수송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반면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 할인 요인을 단숨에 해소할 드라마틱한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에 단기 실망 매물이 불가피하다. 향후 CSX 이사회가 외부 자문사 선임 여부를 공식화할 경우, 다시금 합병 기대감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① 규제 환경 ② Ancora의 추가 압박 ③ BNSF와의 협업 성과 지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