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달러인덱스(DXY00)가 -0.43% 하락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높아졌다.
2025년 8월 12일, 바차트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96%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전일 88%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 7월 CPI, 예상에 부합하며 ‘충격 없음’
7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7%로 집계됐다. y/y 수치는 6월과 동일했으며 당초 예상치였던 +2.8%를 소폭 하회했다. 근원 CPI(식품·에너지 제외)는 m/m +0.3%로 컨센서스에 부합했고, y/y +3.1%로 6월 +2.9%에서 상승했다. 이는 올해 초 기록한 팬데믹 이후 4.25년 만의 저점인 +2.3%(헤드라인)·+2.8%(근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 금리·달러·채권 시장 반응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0.4bp 상승한 4.289%를 기록했다. CPI가 중립적이었음에도 금리가 오른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준 정책 개입 우려가 재부각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제롬 파월 의장을 상대로 건축 공사 관련 소송 제기를 검토 중
이라고 언급하며 파월 의장 축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 외환시장: 유로/달러 상승·엔화 혼조
유로/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에 힘입어 +0.52% 상승했다. 다만, 유럽 경제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투자심리는 여전히 신중하다. 스왑시장은 9월 11일 유럽중앙은행(ECB) 정례회의에서 5%의 25bp 인하 가능성만을 반영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0.30% 하락했다. 엔화는 전반적인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대미(對美) 관세 정책이 일본 수출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낙폭이 제한됐다.
◆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글로벌 무역 긴장 고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했다. 동시에 지난주에는 100%의 반도체 수입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고,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한 것을 이유로 인도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향후 1주일 이내
의약품 수입 관세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관세가 시행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기존 13.3%에서 15.2%로 상승해 2024년의 2.3% 대비 크게 뛰어오른다고 분석했다.
◆ 금·은 등 귀금속 동향
12월물 금 선물(GCZ2)은 -5.70달러(-0.17%) 하락 마감했다. 9월물 은 선물(SIU2)은 +0.215달러(+0.57%)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 수입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된 점이 금 가격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중동·우크라이나 지정학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금은 여전히 안전자산 수요를 받고 있다.
ETF 데이터를 보면 금 보유량은 월요일 2년 만에 최고치를, 은 보유량은 지난주 금요일 3년 만에 최고치를 각각 기록했다.
◆ 용어 설명 및 시장 기초 정보
달러인덱스(DXY)는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지수다.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해 인플레이션 수준을 보여준다. bp(basis point)는 0.01%p를 의미하며, 25bp는 0.25%p다. FOMC는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준 산하 기구다. 스왑시장 확률은 파생상품 가격을 통해 시장 참가자들이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변화를 얼마나 베팅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 기자 시각: 정책·정치 리스크가 가격 변수
연준이 ‘데이터 디펜던트(data dependent)’ 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통화·무역 정책 개입성 발언이 잇따르면서 시장은 정책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재차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10년 금리 소폭 상승이 이를 방증한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달러 약세 및 귀금속 강세 논리가 강화되지만, 무역 전선 확대에 따른 성장 둔화와 공급망 교란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리플레이션’이 아닌 ‘스타그플레이션’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투자자는 통화정책과 정치·무역 변수의 상호작용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 추가 정보
연방기금선물(FF) 가격은 9월 96%, 10월 58%의 금리 인하 확률을 각각 시사한다. 시장은 이번 주 알래스카에서 열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이 도출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는 유로존 및 신흥국 통화에 단기 불확실성을 남겨두는 요인이다.
◆ 법적 고지
기사 작성 시점에 원문 저자인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문에 언급된 어떤 종목도 직접·간접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