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12일(현지시간)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승세를 보였다. S&P 500 지수(티커: $SPX)는 +0.44%,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OWI)는 +0.36%, 나스닥 100 지수($IUXX)는 +0.52% 올랐다. 동시에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과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도 각각 +0.56%, +0.61% 상승했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상승은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 부합’이라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근원 CPI(식품·에너지 제외)는 +3.1%를 기록해 시장 예측치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평가다.
월간 기준으로는 헤드라인과 근원 CPI 모두 +0.2%, +0.3%로 집계됐다.
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이 예상 범위에 머물렀다”는 해석이 우세하며, 이에 따라 9월 16~17일 열리는 FOMC에서 25bp(0.25%p) 금리 인하가 단행될 확률이 93%로 뛰어올랐다. 이는 이번 주 초 88%에서 상승한 수치다.
무역·지정학 변수: 미·중 관세 휴전 연장, 트럼프-푸틴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밤 미·중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오는 11월 10일까지 추가 협상 시간을 확보했다. 이는 CNBC가 예고했던 내용과 일치한다. 반면 중국 정부는 블룸버그를 통해 “정부 관련 업무에서 엔비디아의 H20 프로세서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AI 칩 수출 문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한편 이번 주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열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탐색 회담”이라며 성과 기대를 낮췄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즉각적인 평화 합의는 요원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추가 관세 계획과 시장 일정
관세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 부과를 예고했으나, 미국 내 생산 설비 투자 의향이 확인될 경우 예외를 인정할 방침이다. 또 인도산 상품 관세율은 25%→50%로, 제약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도 예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모든 조치가 시행될 경우 평균 미국 관세율은 15.2%로, 2024년 2.3%에서 크게 뛴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주요 일정으로는 14일(목)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예상 22.5만 건),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예정돼 있으며, 15일(금)엔 7월 소매판매·제조업 생산·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가 나온다.
금리·채권 시장 동향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10월 28~29일 회의에서 한 차례 더 인하할 확률은 62%다. 국채 시장에서는 10년물 T-노트(9월물)가 5틱 하락하며 수익률이 4.302%(+1.8bp)로 올랐다. 유럽도 독일 10년물 금리가 2.720%(+2.4bp), 영국 길트 금리가 4.614%(+4.9bp)로 상승했다.
기업 실적·개별 종목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해, 어닝 시즌 전 예상치(+2.8%)를 크게 웃돌았다. 82%의 기업이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다.
시장 주도주 ‘매그니피센트 세븐’ 가운데 메타 플랫폼스(+2% 이상)가 가장 강했고, 아마존·엔비디아는 약보합권이다. 헤인즈브랜즈(HBI)는 캐나다 의류업체 길단 액티브웨어의 50억 달러 규모 인수 협상설로 +30% 급등했다. 스타벅스(SBUX)는 베어드의 투자의견 상향(중립→아웃퍼폼)으로 +1%대 상승했다.
반면 카디널 헬스(CAH)는 회계연도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돌며 -9% 하락했으며, 게티이미지(GETY)도 2분기 실적·가이던스 실망으로 -4% 약세를 보였다.
12일 실적 발표 예정 기업은 카디널 헬스, 카바 그룹, 에버러스 건설그룹, H&R 블록, 루멘텀 홀딩스, 매디슨스퀘어가든 스포츠, 온홀딩, 스미스필드푸즈 등이다.
용어 해설 및 기자 시각
CPI는 ‘Consumer Price Index’의 약자로 소비자가 실제로 지출한 금액을 바탕으로 물가 상승률을 산출한 지표다. 헤드라인 CPI는 전 품목을, 근원(Core) CPI는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를 보여준다. bp(Basis Point)는 0.01%p를 의미한다.
기자는 “헤드라인과 근원 물가가 모두 아직 연준 목표(2%)를 상회하지만, 둔화 속도가 유지되고 있어 시장은 ‘연내 두 차례 인하’ 시나리오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AI 칩 수출 규제, 미·중 관세 공방,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정책 리스크가 다시 물가를 자극할 경우 금리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