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기대 부합‧연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 94%…뉴욕증시 일제 급등

뉴욕증시, 인플레이션 지표 안도 속 급등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시장 예상과 거의 일치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이에 따라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1.14% 오른 5,598.74포인트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0% 오른 40,012.63포인트에, 나스닥100 지수는 +1.33% 상승한 19,943.80포인트에 각각 마감했다.

2025년 8월 13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9월물 E-미니 S&P500 선물은 장중 +1.06%, 9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은 +1.25%까지 급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헤드라인·코어 물가 모두 큰 이변이 없었다”는 점에 안도하며, “드디어 연준이 금리를 내릴 명분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물가 지표 상세

7월 CPI는 전월 대비 +0.2% m/m을 기록하며 예상치에 정확히 부합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 y/y로 전달과 동일했다. 세부 항목인 코어 CPI(식료품·에너지 제외)는 전월 대비 +0.3% m/m, 전년 동월 대비 +3.1% y/y로 집계됐다. 헤드라인·코어 모두 팬데믹 이후 최저치였던 2.3%, 2.8% 대비 다소 반등했으나, 시장이 우려했던 급등 시나리오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은 9월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94%까지 반영했다. 이는 전일 88% 대비 6%p 상승한 수치다. 10월 추가 인하 가능성도 62%로 높아졌다.


채권·금리 동향

지표 발표 직후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 내린 3.729%로 떨어지며 단기금리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장기물은 미묘하게 달랐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도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파월 의장 공격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압력을 받아, 종가 기준 4.285%로 전일과 거의 변동이 없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연준 건물 공사비와 관련해 파월 의장을 상대로 한 소송을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혀 시장에 긴장감을 더했다.

용어 풀이: T-노트·FOMC·FF 금리

T-노트는 만기가 2·3·5·7·10년인 미국 재무부 채권을 통칭하는 단어이며,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회의다. FF 금리는 미국 은행 간 초단기(하루짜리) 자금 대출 금리로, 연준이 직접 목표 범위를 제시하는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무역·지정학 리스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중 ‘관세 휴전’을 90일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신규 기한은 11월 10일이다. CNBC 보도와 일치하는 조치로, 협상 시간을 더 벌어준다는 취지다. 그 밖에 그는 이미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며, 인도·의약품 등으로까지 관세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조치가 실제 발효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2024년 2.3%에서 15.2%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H20 AI 칩 사용 자제를 자국 기업들에 권고했다. 이는 미국이 저사양 AI 칩 수출을 허용하더라도 실질 수요에 제동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요 글로벌 일정

투자자들은 이번 주말 알래스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예비 탐색 회담”이라 평가했으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토 양보는 없다”며 기대감을 낮췄다.

미국 경제지표 일정도 빼곡하다. 14일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5천 건(-1천 건)으로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같은 날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2.5%, 식료품·에너지 제외 PPI는 2.9%로 상승할 전망이다. 15일에는 7월 소매판매(+0.5% m/m), 자동차 제외 소매판매(+0.3% m/m), 제조업 생산(보합) 등이 발표되고, 미시간대 소비심리는 62.0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시즌 점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9.1% 증가해 시즌 전 예상치(+2.8%)를 크게 상회했다. 이미 82%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했으며, 그 중 82%가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13일 예정된 주요 기업은 로어 홀딩스(LOAR), 퍼포먼스 푸드 그룹(PFGC), 스탠다드에어로(SARO), 코히런트(COHR), 시스코시스템즈(CSCO) 등이다.


해외 증시·채권

유럽 STOXX50 지수는 +0.08%로 강보합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개월래 최고치로 +0.50% 상승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2.15% 올라 사상 최고계를 갈아치웠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4.8bp, 영국 10년물 길트금리는 +6.1bp 상승했다.


미국 개별 종목 동향

빅테크 ‘매그니피센트 세븐’ 전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메타 플랫폼스(META)가 +3.15%로 선두에 섰고, 엔비디아(NVDA)는 중국 수요 우려에도 +0.57% 상승했다. 반도체 업종 전반이 강세를 주도하며 NXP(+5%), 온세미컨덕터(+5% 이상),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이 5% 넘게 올랐다.

항공주도 국제유가 하락 덕분에 급등했다. 유나이티드항공(UAL)이 +10%로 S&P500 내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고, 아메리칸항공(AAL) +12%, 델타항공(DAL) +9%였다. 반면, 스피릿 에비에이션(FLYY)은 자회사 스피릿항공의 지속기업 가정(going-concern) 경고로 -41% 폭락했다.

헤인즈브랜드(HBI)는 길단 액티브웨어가 최대 50억 달러에 인수할 것이라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후 +28% 급등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SKY)는 구겐하임이 ‘매수’ 투자의견과 13달러 목표가를 제시하며 +8% 이상 뛰었다. 스타벅스(SBUX)는 베어드가 투자의견을 ‘중립→아웃퍼폼’으로 상향 조정하며 +1.8% 상승했다. 반면 카디널헬스(CAH)는 회계연도 4분기 영업이익 부진으로 -7.2% 하락, 게티이미지(GETY)는 2분기 실적·가이던스 실망에 -2.3% 떨어졌다.


시사점 및 전망

이번 CPI 결과로 물가 안정 기조가 확인되면서 연준은 9월 회의에서 “마지막 퍼즐”에 가까웠던 데이터 확인을 마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금리·관세·러시아 문제를 동시에 압박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여지는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발표될 PPI·소매판매·소비심리지수를 통해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지속되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이며, 9월 FOMC 이전까지 추가적인 매파적 발언이 제한된다면 지수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매그니피센트 세븐’ 주가가 다시 주도주 역할을 하면서 지수 상단을 끌어올리고 있으나, 중국발 반도체 수요 제약·관세 확대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투자자 유의 사항

본 기사는 공시·보도자료·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다. 투자 결정은 투자자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