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교체 소식에 오픈도어 주가 9% 급등…소매 행동주의 투자자들 “승리” 자축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Opendoor Technologies Inc., 나스닥: OPEN)의 주가가 9%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최고경영자(CEO) 캐리 휠러(Carrie Wheeler)가 돌연 사임하면서 수주 간 이어져 온 소매 투자자들의 압박이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1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전 최고기술·제품책임자(CTPO)였던 슈리샤 라드하크리슈나(Shrisha Radhakrishna)임시 CEO로 임명했다. 이와 함께 레녹스(LenX)의 이사 에릭 페더(Eric Feder)수석 사외이사(Lead Independent Director)로 선임됐으며, 글로벌 서치펌 스펜서 스튜어트(Spencer Stuart)가 새로운 CEO 선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AI) 기반 비즈니스 전환 가속화를 요구해 온 소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요구가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EMJ 캐피털의 창립자 에릭 잭슨(Eric Jackson)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주주들에게 훌륭한 소식”이라며 사임을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50센트짜리 주식을 82달러로 만들 기회가 있다면 다시 말에 올라탈 것”이라고 언급하며 경영진의 ‘재무 공학’이 아닌 ‘실행력’을 촉구해왔다.


소매 행동주의의 부상과 캐리 휠러 사임 배경

휠러는 6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와 CEO를 역임했으나, 투자자들은 그녀의 ‘에너지 부족’과 소통 부재를 문제로 지적했다. 휠러가 뒤늦게 소셜미디어 활동을 재개하고, 유명 투자자 앤서니 폼플리아노(Anthony Pompliano)와의 인터뷰를 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분위기 반전을 이루기엔 역부족이었다.

EMJ 캐피털뿐 아니라 랜디언 캐피털(Randian Capital) 역시 오픈도어는 AI 분야에 숨어 있는 최대 기회를 포착할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CEO 교체를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다. 이들은 팔란티어의 CEO 알렉스 카프(Alex Karp)와 같은 ‘카리스마 있는 설득가’를 모범 사례로 들었다.

이번 사임은 나스닥 최소 유통주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준비되던 역분할(reverse-stock split) 계획이 소매 투자자들의 반대로 취소된 지 불과 몇 주 만에 나왔다. 결과적으로 투자자 레버리지는 기존 기관투자자에서 일반 개인투자자층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새 임시 CEO 라드하크리슈나, 과제는?

라드하크리슈나는 오픈도어의 방대한 부동산 데이터i바이어(iBuyer)* 모델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Cash Plus·Key Connections 등 신제품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페더 신임 수석 사외이사 역시 “오픈도어는 AI로 무장한 차세대 주택 거래 플랫폼으로 도약할 충분한 자산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i바이어는 ‘Instant Buyer’의 약자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주택을 즉시 매입·매각하는 온라인 기반 부동산 거래 모델을 뜻한다.

한편 오픈도어 공동창업자 키스 라보이스(Keith Rabois)CFO 출신이 기술 회사를 이끌어선 안 된다며 휠러를 직격했다. 라보이스는 AI를 통한 G&A(일반관리비) 축소, ‘Buy It Now’ 기능 도입, 임원 대상 RSU(제한주식보상) 폐지 등 대대적 개혁안을 제시해 소매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주가 350% 폭등…투자자 기대와 향후 전망

최근 3개월 동안 오픈도어 주가는 350% 이상 상승했다. 이는 대형 기관 매수세보다는 ‘데이터 인프라’와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한 풀뿌리 투자자(grassroots investors)의 저변 확대가 주된 동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새 CEO가 단순히 비용 절감이나 재무 효율화를 넘어, 장·단기 가치를 연결하는 강력한 비전 스토리텔링 역량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변동성이 극심한 미 주택 시장에서 데이터·AI 기반 가격 책정 모델을 고도화하려면, 기술·부동산·금융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급등한 주가가 재차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소매 투자자 커뮤니티는 이번 사임으로 ‘창업자 정신’을 되살릴 기회가 열렸다며 낙관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알아두면 좋은 금융·기술 용어

• 역분할(Reverse-Stock Split): 주식 수를 줄이고 주당 가격을 높이는 기업행위로, 나스닥 등 거래소의 최저 호가 요건을 맞추거나 유통주식 수를 조정할 때 활용된다.

•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 재무·회계·자금 조달 전반을 총괄한다. 기술 중심 기업에선 제품 혁신보다 재무 건전성을 우선시해 보수적이라는 평이 있다.

• RSU(Restricted Stock Unit): 일정 조건 충족 시 지급되는 제한조건부 주식. 임직원 동기 부여 수단으로 활용되나, 가치가 하락할 경우 보상 효과가 제한된다.


이번 사태는 개인투자자가 상장사 지배구조 변화를 직접 견인한 첫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것” — 시장 관계자들의 평가

라드하크리슈나 체제의 초기 90일은 오픈도어의 조직 문화를 재정비하고, 데이터·AI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향후 CEO 인선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주가는 ‘비전 제시 능력’‘실행 속도’라는 두 축을 따라 민감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