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중견 증권사 BTIG가 프리랜서 플랫폼 기업 Fiverr International Ltd.(티커: FVRR)에 대해 투자의견을 기존 ‘Neutral(중립)’에서 ‘Buy(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12개월 목표주가를 31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8일(목) 종가 대비 약 23%의 상승여력을 의미한다.
2025년 9월 1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BTIG는 보고서에서 구조조정, 차입 비용 하락, 밸류에이션 개선 등 여러 호재가 동시에 맞물려 주가를 지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Fiverr는 최근 전체 인력의 약 30%를 감축하는 강도 높은 리스트럭처링을 단행해 연간 3,000만 달러(약 400억 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BTIG는 “회사는 구조조정이 사업 약화에 따른 방어적 조치가 아니라, 경영 효율 극대화와 미래 성장을 위한 선제적 조정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만약 절감된 비용이 전액 이익으로 반영된다면 2026회계연도 EBITDA가 약 30%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경영진은 절감액의 절반가량을 성장 재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BTIG는 밝혔다.
BTIG는 구조조정 외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또 다른 촉매로 지목했다. 이번 주 첫 금리 인하 이후 시중은행들이 빠르면 몇 주 내 대출금리를 인하할 것이며, 이는 Fiverr의 핵심 고객층인 중소기업(SMB)의 자금조달 부담을 완화해 고용 및 프로젝트 발주를 자극할 것이라는 논리다.
BTIG는 “SMB 고객은 은행권 차입 의존도가 높다“며 “자금 상황이 개선되면 프리랜서 고용 수요가 늘어나고 플랫폼 수수료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주식 보상 비용(stock-based compensation)이 줄어드는 점도 투자가들의 우려를 덜어 줄 요소로 거론된다. BTIG는 “주식 보상은 지난 수년간 투자 심리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온 지속적인 이슈였다”고 평가했다.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됐다. BTIG 산출에 따르면 Fiverr는 2026회계연도 기준 EV/EBITDA 4.6배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동종 업계 경쟁사 Upwork 대비 약 55% 할인된 수준이다. BTIG는 “이처럼 역사적으로 큰 괴리가 존재하는 만큼 멀티플(valuation multiple) 확장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 용어 해설1
1EV/EBITDA는 기업가치(EV)를 세전·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지표다. 기업의 부채·현금을 모두 고려한 총 가치를 현금창출력으로 나눠 기업의 상대적 저평가·고평가 정도를 가늠하는 데 쓰인다.
SMB(Small & Medium Business)는 직원 수·매출 규모가 제한된 중소기업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으로 번역되며, 경기·금리 변동에 따른 자금 흐름 민감도가 대기업보다 크다.
전문 분석 및 시사점
원가 절감과 금리 하락, 그리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점에서 Fiverr 주가는 단기적으로 리레이팅(re-rating)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4.6배 EV/EBITDA는 글로벌 플랫폼·IT 섹터 평균(10배 안팎)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저평가다.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특성상 스케일 이코노미가 강화되면 매출 총이익률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향후 거시경제 불확실성, 프리랜서 시장 내 경쟁 심화, 구조조정 이후 사내 인력·문화 이슈 등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구조조정 효과가 실질적으로 현금흐름에 반영되는지, 절감된 비용의 재투자가 성장률 가속으로 이어질지도 중장기 관전 포인트다.
BTIG의 목표주가 31달러 달성 여부는 ① 구조조정 후 비용 효율성, ② 금리 인하 속도 및 폭, ③ 경쟁사 대비 점유율 변화 등 복합 요인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향후 분기 실적 발표 때 코어 지표(active buyers·take rate·repeat buyer 비중)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Fiverr의 본원적 경쟁력은 글로벌 프리랜서·기업 매칭 네트워크에 있다. 구조조정으로 확보한 여력을 기술 개발과 마케팅에 적절히 배분한다면, 생태계 확장성과 네트워크 효과가 강화돼 기업가치 재평가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BTIG의 ‘매수’ 의견이 단순 목표주가 상향을 넘어 프리랜서 플랫폼 산업 전반에 대한 재평가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