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SF·CSX, 미 동서 해안 잇는 신규 대륙횡단 철도 서비스 개시…화물 네트워크 강화

뉴욕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화물 철도 양대 사업자 중 하나인 BNSF(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CSX미국 서부·동부 해안을 직결하는 신규 대륙횡단 철도 서비스를 23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화물 운송망의 병목 현상을 완화하고, 고객사들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남캘리포니아—노스캐롤라이나(샬럿)·플로리다(잭슨빌)를 잇는 신규 노선을 통해 물류 시간을 크게 단축할 계획이다. 특히 컨테이너·트레일러를 한 열차에 함께 싣는 인터모달 운송 방식을 적극 활용해 해상·도로·철도 간 연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서비스는 기존 협력계약의 연장선이며, 최근 발표된 유니온 퍼시픽(UP)–노퍽 서던(NS) 850억 달러 인수합병(M&A) 제안 이전부터 논의돼 왔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이 관계자에 따르면 두 회사의 동맹은 구조적 합병 없이도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려는 전형적인 ‘상업 협정’ 모델이다. 이는 대규모 규제 심사노조 반발이라는 부담을 피하면서도 즉각적인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 시장 반응과 주가 변동
발표 직후 CSX 주가는 3% 하락했지만, 연초 이후 누적 상승률은 약 7%로 여전히 플러스권을 유지한다. 월가에서는 “Evercore ISI조너선 채펠 애널리스트가 ‘BNSF·CSX가 UP–NS 합병 규제 절차 결과를 관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초 UP은 남캘리포니아 인랜드엠파이어와 시카고를 잇는 유사 서비스도 선보인 바 있다. 경쟁 노선 신설이 이어지면서 미국 화물 철도 업계는 ‘대륙횡단’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 왜 대륙횡단 연결이 중요한가?
전통적으로 미국 화물 열차는 로키산맥을 기점으로 동·서부가 분리된 구조였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운임 급등노동력 부족이 겹치며 물류 대란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해안 간 직통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만 혼잡을 피해 바로 철도로 이동할 수 있으면 재고관리·운송비를 동시에 절감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인터모달이란 컨테이너나 트레일러를 한 번 적재해 해상·도로·철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운송 시스템이다. 예컨대 롱비치 항에 도착한 컨테이너를 항만 크레인으로 곧바로 열차에 옮겨 싣고, 동부 도착 후 트레일러 트럭이 최종 배송을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적하보험·하역비를 절감할 수 있어 글로벌 제조·유통사는 물론 원자재 업계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 규제 변수
UP–NS 합병이 성사될 경우, 미국 최초의 ‘단일 기업 대륙횡단 철도 네트워크’가 탄생한다. 하지만 미국 표면교통위원회(STB)독과점·가격 결정력을 면밀히 검토하기 때문에 심사 통과는 예단하기 어렵다. BNSF·CSX가 굳이 합병 대신 협력 모델을 택한 것 역시 STB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

▶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
CSX는 최근 행동주의 투자자 앵코라(Ancora)·톰스캐피털(Toms Capital)로부터 경영진 교체 및 M&A 추진 요구를 받고 있다. 양사가 이번에 ‘예비적 통로’를 깔아 놓음으로써 주주 가치를 제고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숫자로 보는 시장
CSX는 7월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인터모달 물동량 증가 덕에 월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순익을 거뒀다. railinc 자료에 따르면 향후 3년간 북미 인터모달 시장은 연평균 5%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서비스 다변화 없이 수요 증가만으로는 레일망 병목이 불가피”라며 “다자간 운송 동맹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의견 및 전망
필자는 이번 협력의 핵심을 ‘규제 회피형 성장 모델’로 본다. 합병이 아닌 파트너십만으로도 운송 거점과 스케줄을 공유할 수 있어 성장 속도가 빠르다. 반면, 계약 해지 시 네트워크 단절 리스크가 존재해 장기 고정화물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BNSF·CSX가 공동 요금제·IT 통합 플랫폼 도입으로 고객 락인 효과를 강화할지 주목된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도 주목할 대목이 있다. 미국 기차 기관사 노조(BLET)는 이미 장시간 근무와 자동화 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서비스 확대는 곧 인력 재배치·초과근로 이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탄소 저감·안전 투자 확대가 필수적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BNSF·CSX 신규 노선은 단기적으로는 서비스 다양화, 중장기적으로는 M&A 구도 재편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UP–NS 합병 심사, 행동주의 펀드의 추가 압박, 노동 협상 세 가지 변수를 주시하며 신중한 태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