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NYSE:NVO)가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고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을 발표한 데 대해, BMO 캐피털 마켓는 이를 “이중 서프라이즈”로 규정했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Evan David Seigerman BMO 애널리스트는 고객 메모에서 노보 노디스크에 대해 ‘시장수익률(Market Perform) 유지’ 의견을 재차 제시했다.
Seigerman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회사를 둘러싼 복합적인 역풍(multifaceted headwinds)이 실적과 성장 전망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비만 치료제 ‘웨고비(Wegovy)’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의 성장 기대치가 낮아졌으며, 국제 시장에서도 웨고비의 보급 속도가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웨고비 성장 둔화] Seigerman은 “웨고비 판매 전망 하향은 미국 내 조제(compounding) 증가와 예상보다 느린 글로벌 시장 확대, 그리고 경쟁 심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쟁 압박의 대표 사례로 Eli Lilly(NYSE:LLY)의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를 꼽았다.
[오젬픽 경쟁 격화] 미국 시장에서 오젬픽이 보여준 부진 역시 “경쟁이 두드러지면서 회사의 인크레틴(incretin) 포트폴리오가 경영진 예상보다 큰 압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 용어 해설
• 인크레틴(Incretin)1: 장(腸)에서 분비돼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 계열으로, GLP-1·GIP 유사체 계열 약물이 여기에 속한다.
• 티르제파타이드2: Eli Lilly가 개발한 당뇨·비만 치료 후보물질로, GLP-1과 GIP 이중 작용이 특징이다.
이처럼 핵심 파이프라인이 흔들리고 있지만, BMO는 리더십 교체가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 주목했다. Seigerman은 “덴마크 국적이 아닌 새 CEO의 글로벌 관점이 침체된 전략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조직을 재정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기자 관전평
비만·당뇨 신약 시장은 ‘메가 블록버스터’를 향한 경쟁이 치열하다. 노보 노디스크는 GLP-1 기반 시장에서 선두를 질주해 왔으나, Eli Lilly의 추격과 복제·조제 시장 확산이라는 양면 압박에 직면했다. 가이던스 하향은 단순한 실적 조정이 아니라, 공급망·보험 리임버스·정치권 약가 압박 등 다층적 리스크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비(非)덴마크 출신 CEO 선임은 노보 노디스크가 조직 문화의 ‘탈(脫)국가화’를 꾀하며, 글로벌 정세와 규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신임 CEO가 비만·당뇨를 넘어 심혈관·신경계 분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경우, 장기 성장성을 회복할 여지는 충분하다.
결국 “웨고비와 오젬픽의 시장 지배력 유지”가 단기 관전 포인트다. 공급 능력 확충, 보험 적용 확대,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데이터 확보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가이던스 조정이 반복될 수 있음을 투자자는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