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P·발레, 브라질 마리아나 댐 붕괴 영국 집단소송 14억 달러 합의 제안

세계 1·2위 광산기업인 BHP 그룹발레(Vale)가 2015년 브라질 마리아나(Mariana) 댐 붕괴 사고와 관련해 영국에서 진행 중인 집단소송(Class Action)을 약 14억 달러 규모로 전격 매듭짓기 위한 제안을 내놓았다.

2025년 8월 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피해자 보상금 8억 달러와 영국 고등법원(High Court) 소송비용 6억 달러를 포함한 총 14억 달러(한화 약 1조 8,600억 원)를 제시했다. 이 제안은 1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회의에서 공개되었으며, 해당 회의에는 원고 측 대리인인 영국 로펌 포거스트 굿헤드(Pogust Goodhead)미국 헤지펀드 그라마시(Gramercy)가 참석했다.

이번 합의 제안은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환경재앙 중 하나로 꼽히는 마리아나 댐 붕괴 사고로 인해 고통을 겪은 수십만 명의 피해자-원고가 영국 법원에 제기한 총 360억 파운드(미화 482억 9,0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일부 해소하기 위한 시도다. 해당 사고는 BHP와 발레가 50:50으로 설립한 합작사 사마르코(Samarco)가 운영하던 댐이 무너져 발생했다.

“우리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정하고 신속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제안은 그것을 위한 중요한 단계다”라고 양사 관계자는 전했다.

집단소송(Class Action) 설명
집단소송은 다수의 피해자가 동일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꺼번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절차를 말한다. 영국의 경우, 대표 원고가 전체 피해자를 대신해 소송을 진행하며, 법원이 판결하거나 합의가 이뤄지면 동일한 유형의 피해자 모두에게 동일한 기준으로 배상액이 분배된다.

헤지펀드(hedge fund) 역할
이번 소송의 자금 후원자인 미국 헤지펀드 그라마시는 위험을 감수하고 소송 비용을 대는 대신 승소 시 보상금의 일정 비율을 배분 받는 소송 자금 조달 모델(Litigation Funding)을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피해자들이 막대한 변호사 비용 부담 없이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업계·법조계 파장

현재 런던 고등법원에서 진행 중인 해당 소송은 법적 선례 측면에서 전 세계 광산업계와 다국적 기업들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유는 영국 법원이 해외에서 발생한 환경 피해에 대해 영국 내 기업 책임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합의가 실패하고 재판이 전면전으로 확대된다면, 글로벌 기업들은 본사가 위치한 관할권에서 추가적 소송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 변호사들은 이번 제안을 “역대 가장 규모가 큰 해외 환경참사 관련 영국 내 합의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 피해자 단체는 “사고로 가족과 생계를 잃은 규모와 장기적 환경 피해를 고려하면 14억 달러는 충분치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브라질 현지 후속 조치

브라질 정부와 미나스제라이스(Minas Gerais) 주정부는 이미 2016년부터 ‘레노바 재단(Renova Foundation)’을 통해 복구·보상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재건 속도가 더디고, 환경 복원이 미흡하다며 지속적으로 항의 시위를 벌여 왔다. 지난 2024년 11월 브라질 연방검찰은 “지연 발생 시 추가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향후 전망과 시나리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성사된다면 BHP와 발레는 단기적으로 법적∙재무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지만, ESG 공시와 안전 관리 투자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른 광산업체들은 “해외 사고라 하더라도 본사가 있는 국가에서 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아, 글로벌 규제 동향 및 보험 커버리지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브라질 증권거래위원회(CVM)는 이번 합의 제안 공개 이후 두 기업 주가 변동성과 거래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선 “합의를 통해 불확실성이 제거될 경우 주가에 우호적”이라는 의견과 “추가 소송 가능성을 반영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동시에 제기됐다.

결론

BHP와 발레의 14억 달러 합의 제안은 브라질 마리아나 댐 붕괴 사고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구제를 제공하면서도, 글로벌 광산업계의 환경·안전 기준 강화를 가속화하는 주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종 합의 여부는 영국 고등법원의 승인, 피해자 측 수용 여부, 브라질 당국과의 조율 등 여러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