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가상자산・CBDC 전망]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기관 BCA 리서치가 최근 투자 메모를 통해 가상자산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향후 역할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금융 시스템과 암호화폐 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현금이 지닌 세 가지 본원적 기능(가치 저장 수단·회계 단위·교환 매개 수단)을 단기간에 충족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2025년 8월 31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BCA 리서치는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존재감은 확대되겠지만, 글로벌 통화 공급량이 늘어날수록 CBDC가 일부 시장 점유율을 흡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한 “정부의 자산(특히 미 국채)으로 뒷받침되는 CBDC가 탄탄한 기반을 지니는 만큼, 궁극적으로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의 존재 이유(raison d’être)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의 현재와 한계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통화나 금·원유 같은 원자재, 혹은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기타 암호화폐를 담보로 발행되는 디지털 토큰이다. BCA는 “교환 매개 수단으로서는 비교적 우수한 성능을 보이지만, 변동성이 여전히 존재하며 담보 구조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 투자자가 미 달러에 접근하기 위한 창구로 활용되면서 달러 패권을 재확인해 주는 동시에, 달러 가치 전망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도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공간의 혁신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달러’를 표방하기에는 보관 비용·규제 리스크·시장 심리 등 변수에 취약하다.” — BCA 리서치
가상자산: 투기적 성격 지속
보고서는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을 “모멘텀 주도형 위험 자산”으로 분류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왔다. BCA는 “가격 변동성과 토큰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한, 암호화폐가 가치 저장 수단이나 회계 단위로 기능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각국 정부가 시뇨리지(화폐 발행 수익) 소멸, 불법 자금세탁, 디플레이션 리스크 등을 이유로 법정통화 대체를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CBDC: 디지털 화폐의 최종 진화?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관리하는 디지털 법정통화다. BCA는 “다수 중앙은행이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미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e-CNY)를 공개 테스트 중”이라고 전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100여 개국 이상이 CBDC 연구를 공식화했으며, 미 연준도 ‘디지털 달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보고서는 “CBDC가 상용화될 경우, 사용 편의성과 정부 보증 효과 덕분에 스테이블코인·가상자산 수요 일부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스테이블코인: 고정 가치(1달러 등)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
CBDC: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통화.
시뇨리지: 화폐 발행으로 정부가 얻는 이익(발행가치 – 제작비용).
달러 패권은 당분간 유효
BCA는 “향후 5년간 달러 비중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겠지만,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CBDC 모두 달러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대신 금·은 등 귀금속과 일부 선진국 통화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앞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날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도 동반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자 해설
BCA 리서치의 분석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송금·거래 편의성 이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규제 명확성과 담보 투명성이 관건임을 시사한다. CBDC가 본격 도입될 경우, 민간 주도 스테이블코인은 니치 마켓(특정 수요층)으로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는 가치 저장·교환 수단이 다양화될수록 더욱 복잡한 경쟁 구도를 맞이할 전망이다. 투자자라면 각 디지털 자산이 지닌 본원적 위험과 규제 변동성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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