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주주 환원’ 지표로 80% 획득…밸리디아 퀀트 분석에서 돋보인 현금 배분 전략

미국 통신 대기업 AT&T(티커: T)투자 리서치 기관 밸리디아(Validea)가 집계한 ‘메브 페이버 주주 수익률(Shareholder Yield) 모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다시 한 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해당 모델은 배당, 자사주 매입, 부채 상환을 통해 주주에게 현금을 환원하는 기업을 선별하는 퀀트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2025년 9월 20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AT&T는 메브 페이버 전략을 적용한 22개 ‘구루(legendary investor)’ 모델 가운데 80%의 종합 평가를 받아 ‘관심 대상(Interested)’ 구간에 편입됐다.

밸리디아 보고서는 AT&T를 통신 서비스(Communications Services) 섹터의 대형 가치주(Large-Cap Value)로 분류하며, 총 6개 핵심 테스트에서 5개 항목을 통과했다고 명시한다. 테스트 구성은 투자 가능 유니버스(UNIVERSE), 순현금 배당 수익률(NET PAYOUT YIELD), 재무 건전성 및 부채 비율(QUALITY AND DEBT), 밸류에이션(VALUATION), 상대 강도(RELATIVE STRENGTH), 총 주주 수익률(총 환원율, SHAREHOLDER YIELD)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총 주주 수익률’ 항목만 단독으로 ‘FAIL’ 판정을 받았으나, 나머지 항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총점 80%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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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브 페이버(Meb Faber)는 미국 자산운용사 캠브리아 인베스트먼트(Cambria Investments) 창립자로, ‘Shareholder Yield’ 개념을 대중화한 인물이다. 그는 동명의 저서를 통해 “배당만으로는 진정한 현금 환원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다”며, 배당과 자사주 매입, 순부채 감축을 합산한 총 환원율을 새로운 가치지표로 제시했다. 해당 전략은 이후 ETF로도 출시돼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기업이 주주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배당, 자사주 매입, 부채 상환이다. 세 지표를 하나로 합치면 ‘보이는 현금 흐름’이 명확해진다.” — 메브 페이버, 『Shareholder Yield』 중


AT&T의 구체적 평가 항목별 분석

1) 투자 가능 유니버스(UNIVERSE) — PASS
밸리디아는 시가총액, 거래 유동성, 업력 등을 기준으로 초기 스크리닝을 진행한다. AT&T는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대형주로, 모든 최소 요건을 충족했다.

2) 순현금 배당 수익률(NET PAYOUT YIELD) — PASS
최근 12개월 기준, AT&T의 순현금 환원율은 동종 업계 상위 40% 내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당 수익률과 자사주 매입 효과가 결합된 결과다.

3) 재무 건전성 및 부채(QUALITY AND DEBT) — PASS
보고서는 이자보상배율(EBIT/이자비용)순차입금/EBITDA 지표를 활용해 부채 부담을 점검한다. AT&T는 최근 2년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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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밸류에이션(VALUATION) — PASS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현금흐름비율(P/CF)이 업계 평균 대비 할인되어 있어 가치 매력이 돋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배당 유지 여부와 5G 투자 효율성”을 향후 주가 결정 요인으로 지목한다.

5) 상대 강도(RELATIVE STRENGTH) — PASS
최근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 주가 흐름이 S&P500 대비 양호한 모습을 보이며, 회복세 조짐이 확인됐다.

6) 총 주주 수익률(SHAREHOLDER YIELD) — FAIL
절대 기준으로는 양호하지만, 전략이 요구하는 상위 66% 컷오프를 간신히 넘지 못했다. 특히 자사주 매입 규모가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참고: ‘Shareholder Yield’가 중요한 이유

전통적으로 가치투자는 배당수익률이나 주가수익비율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회계기준 변경, 자본구조 다양화 등으로 단일 지표만으로는 배당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배당은 유지하면서 부채를 늘려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총 주주 수익률(Shareholder Yield)은 이러한 왜곡을 보완하기 위해, 배당·자사주 매입·부채 상환을 ‘현금 환원’이라는 하나의 틀로 묶어 총체적 가치를 측정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배당 외에도 기업이 자기주식을 소각(bus-back)하거나, 금리를 낮추기 위해 부채를 줄여 이자비용을 절감하는 행위 또한 실질적 보상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패시브 펀드와 헤지펀드 다수가 해당 지표를 퀀트 모델에 도입해 “배당 함정(dividend trap)” 위험을 낮추고 있다.


전문가 관점 및 향후 과제

뉴욕 월가 소재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AT&T는 5G와 광대역망 확장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면서도 여전히 7% 안팎의 고배당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가치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라면서도, “다만 강력한 주가 모멘텀을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을 확대해 총 환원율을 올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향후 AT&T 실적 발표 때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변화와 넷픽(Net Payout Yield) 추이, 부채 절감 속도가 다시 한 번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퀀트 모델 점수 개선 가능성도 이 지표들에 달려 있다.

※ 용어 설명
넷 페이아웃 일드(Net Payout Yield): 배당수익률과 자사주 매입률을 합산한 값.
상대 강도(Relative Strength): 특정 종목 주가가 벤치마크(예: S&P500) 대비 얼마나 아웃퍼폼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배당 함정(Dividend Trap): 높은 배당만 보고 투자했으나 기업 펀더멘털이 악화돼 배당이 지속되지 못하는 상황.


밸리디아는 워런 버핏, 벤저민 그레이엄, 피터 린치 등 ‘투자 구루’의 공개 전략 22가지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각 종목에 자동 적용한다. AT&T 외에도 동일 모델 상위권에는 NASDAQ 100 편입 기업들이 일부 포함돼 있어, 통신·기술 업종 전반에서 현금 환원 전략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밸리디아는 구루 모델별 모의 포트폴리오(백테스트)를 운영하며,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을 능가하는 성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한다. 다만 시장 환경 변화, 금리 변동, 경기 사이클 요인에 따라 전략 성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분산 투자리스크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이번 평가를 계기로 AT&T가 향후 배당 정책과 자사주 매입 계획을 어떻게 조정할지, 그리고 밸리디아 모델 점수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투자 커뮤니티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